박근혜 "채소 500원…", MB 5년전 했던 말?

박근혜 "채소 500원…", MB 5년전 했던 말?

박재범 기자
2013.01.2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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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5년전 MB발언 '판박이'...지난 정책 되새김해봐야 실수 되풀이 안해

2008년 1월과 2012년 1월. 5년의 세월이 흘렀다. 세월만큼 많이 변했다는 말을 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활동 평가만 봐도 적잖은 변화가 느껴진다. 5년전과 비교하면 "정말 달라졌다"는 평이 많다. '아륀지(orange) 인수위'와 '밀봉(密封) 인수위'로 대표되는 이미지부터 그렇다. 5년전 '실용'과 '자유로움'이 있었다면 지금은 '약속'과 '신중함'이 있다.

하지만 차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수위의 업무보고나 대통령 당선인의 발언을 보면 비슷한 게 적잖다. 상의한 것도, 참조한 것도 아닐 텐데 말이다. 이는 곧 5년간 현실의 문제점이 "변한 게 없다"는 의미여서 씁쓸함을 더한다.

이런 단골메뉴가 여러 개 있다. 세원 확충을 위한 비과세·감면 제도 정비는 얘깃거리도 안 된다. 물가, 농수산물 가격 문제만 나오면 대책으로 제시되는 '유통 구조 개선'이 대표적 '모범답안'이다. 생산자는 싼 값에 내다파는 데 여러 단계의 중간상을 거치다보니 소비자만 비싸게 산다는 진단이 가져온 처방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5일 경제1분과 국정토론회에서 한 말도 여기서 출발한다. "물가는 구조적으로 잘 해야지 시장을 자꾸 건드려서도 안 된다. 방법이 유통 구조를 단순화한다든지…. 채소 하나도 산지에서 500원 하는데 소비자 가격은 6000원 하고 어떤 데는 1만원하고 이게 말이 안 된다. 유통구조에 대해 확실하게 바로 잡아야 한다". 물가 안정의 방책으로 유통 구조 개선을 꼽은 것이다.

박 당선인이 강한 의지를 표명한 발언이지만 '신곡'은 아니다. 5년전 1월22일 농업 관계자를 만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도 과감함 유통구조 개선을 약속했다. "배추 한 포기의 산지가격이 500원이라면 유통구조 때문에 소비자는 5~6배 비싸게 사먹고 있다"고도 했다. 예로 든 채소 가격이나 어법도 비슷하다.

달라진 게 있다면 소비자 가격이 5년전 3000원에서 지금은 6000원 이상으로 급등했다는 암울한 현실 정도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10년 10월 라디오 연설에서도 "일부 중간상인의 독과점이나 담합으로 산지 농민은 고생해 농산물을 기르고도 싼값에 팔고 소비자들은 비싼 값에 사먹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 농수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통해 불공정사례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알뜰 주유소, 통신 대리점 규제 등도 유통 구조 개선을 위한 직접적 노력이었다.

하지만 박 당선인은 지금 유통구조 개선을 다시 외치고 있다. 현실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구조적으로 얽혀 있어 개선이 쉽지 않은 탓이다. 유통 구조의 복잡성은 상상 이상이다. 농산물 등 식품만 봐도 위생도·신선도 등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중간상이 더 달라붙는다. 어디까지 공급자이고 어디까지 수급자인지 구분하기도 애매하다. 논에서 나온 쌀을 받아 탈곡하는 농민, 포장해주는 농민들도 중간상보단 공급자에 가깝다.

정부 관계자는 "농민만 공급자가 아니라 농업인을 모두 하나의 공급자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농산물 중간상도 비슷하다. 이들의 밥벌이도 외면하기 어렵다. 정부 관계자는 "유통 구조 개선과 농업소득 안정이 때론 상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왜곡된 시장 구조는 개선이 답이다. 다만 어려운 문제이기에 더 정교하게 풀어야 한다는 거다. 무작정 답을 써내는 게 능사는 아니다. 시작은 지난 정책에 대한 되새김이다. 오답풀이부터 해야 실력이 는다. 그렇지 않으면 5년뒤 또다른 당선인이 "산지에서 500원 하는 것을 소비자들은…"이란 말을 또 하고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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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 편집국장

박재범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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