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장도 이렇게 안 뽑는데"...'先투표·後연설' 두고도 與 계파갈등

"반장도 이렇게 안 뽑는데"...'先투표·後연설' 두고도 與 계파갈등

김지은 기자
2026.08.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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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그래픽=김지영 디자인 기자
그래픽=김지영 디자인 기자

"돌아온 탕아를 안아주시는 부산과 민주당에 말씀드립니다" (김민석)

"오늘 부울경에서 이기겠습니다. 조직은 바람을 이기지 못합니다." (정청래)

"가덕도 신공항 조기 착공과 완성을 위해 뛰겠습니다!" (송영길)

지난 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당대표·최고위원 합동연설회. 민주당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김민석·정청래·송영길 후보는 부산 권리당원들에게 한 표를 호소했지만 결과적으론 뒤늦은 외침이었다. 부·울·경 권리당원들은 온라인, 전화ARS(자동응답시스템) 투표를 이미 전날 마감한 상태였다.

민주당은 오는 1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매주 주말 합동연설회를 연다. △충남·충북·대전·세종 △울산·부산·경남 △제주·인천 △강원·대구·경북 △전남광주·전북 △경기·서울 순이다. 당대표 후보 3명에게는 7분, 최고위원 후보 8명에게는 5분의 시간이 주어진다. 후보자들은 직접 연설문을 쓰거나 캠프 실무진들과 협의해 주제를 정한다.

문제는 순회경선 합동연설회는 후보자들이 각 지역 권리당원들을 대상으로 비전과 공약을 제시하는 자리인데 사실상 '선투표, 후연설'로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점이다. 연설회 전에 온라인 및 전화 ARS 투표가 이미 끝나 연설 내용이 투표 결과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송영길(왼쪽부터), 정청래, 김민석 의원이 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당대표·최고위원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송영길(왼쪽부터), 정청래, 김민석 의원이 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당대표·최고위원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당장 오는 8일 제주·인천에서 각각 합동연설회가 열리지만 온라인 투표는 4~5일, 전화 ARS 투표는 6~7일 먼저 진행된다. 김준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SNS(소셜미디어)에 "지역 발전을 이야기하는 열띤 연설이 정작 투표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권리당원 A씨도 "초등학교 반장 선거도 후보 연설을 듣고 투표한다"고 비판했다.

권리당원이 먼저 투표하고, 후보자가 이후 연설하는 방식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오랫동안 유지돼 왔다. 과거에는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가 최대 20배까지 차이가 났고, 일부 대의원은 순회경선 현장에서 후보 연설을 들은 뒤 투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권리당원 투표가 먼저 끝난 뒤에도 합동연설회가 대의원의 막판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1인1표제 도입으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가 같아지면서 이러한 효과도 예전보다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당장 경선 방식을 바꾸는 것에 대해서는 후보자들 간 의견이 갈린다. 임미애 최고위원 후보는 "유권자인 당원들이 후보의 정견 발표도 듣지 못한 채 투표해야 하는 것"이라며 "각 후보의 정견 발표를 보고 투표할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반면 친청계 의원들은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최민희 최고위원 후보는 "또 룰을 바꾸자는건가? 반대다"라고 했다. 정청래 당대표 후보 역시 "투표 쿠데타"라며 "이렇게 되면 폭동이 일어난다"고 반대 입장을 냈다.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인 임호선 의원도 전날 SNS에 "당원은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있는 주권자"라며 "선거 규칙은 모든 후보에게 같이 적용되는데 규칙을 다시 정해 달라는 요구는 '유불리의 문제'로 읽힐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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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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