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무기로 맞설 수 있나" 고개드는 '核무장론'

"재래무기로 맞설 수 있나" 고개드는 '核무장론'

진상현 김성휘 기자
2013.02.13 17:18

北핵보유 현실화로 정몽준 의원 등 제기… 전문가들 "실익 명분 떨어져"

북한의 핵실험에 맞서 우리도 핵무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핵무장론'은 북핵 위기가 불거질 때 마다 나오는 '단골메뉴'기는 하지만 북한이 실제 핵보유에 점점 다가서고 있다는 점에서 새삼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우리의 핵무장화를 용인하기 힘들고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된다는 보장도 없어 여전히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13일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는 핵무장 필요성을 거론하는 주장이 잇따라 개진됐다. 오래전부터 핵무장 지론을 펴 온 정몽준 새누라당 전 대표가 선봉에 섰다. 북한의 핵무장을 막기 위해서는 중국을 움직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미국이 우리의 핵무장을 허용해 중국에 '북한발(發) 핵도미노'에 대한 경각심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정 전 대표는 "북한은 자신들이 무슨 일을 벌여도 중국이 버리지 못할 것이라는 굳은 신념을 갖고 있고, 중국도 인접국 인도와 파키스탄이 수백개 핵탄두를 보유한 마당에 북이 초보적 핵무기를 개발한다고 중국을 위협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중국이 볼 때 미국이 한국, 일본의 핵무장을 사전에 잘 막아줄 것이기 때문에 동북아 핵도미노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핵도미노의 방패막이 역할을 해주는 이상, 중국이 애써 북한의 비핵화를 막기 위해 적극 나설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정 전 대표는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장을 하더라도 기존 재래식 무기로도 궤멸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는 듯 하지만 이것은 전쟁을 전제로 우리 국토를 초토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웃집 깡패가 최신 기관총을 구입했는데 돌멩이 들고서 집을 지키겠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도 '핵도미노'라는 우회적 표현으로 유사시 독자적 핵무장 필요성을 거론했다. 황 대표는 "장차 몰고 올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과 이로 인한 핵도미노와 같은 상황까지도 우리는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유철 의원도 "최소한의 자위책 마련 차원에서 북한핵 해결시 즉각 폐기를 전제로 대한민국의 핵무장 선언 필요성과 더불어 미국의 전술핵의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가세했다.

정치권이 이같이 '핵무장론'을 다시 들고 나온 것은 북한이 세 번째 핵실험을 하면 실전 배치에 가능한 수준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12일 핵실험 후 소형화와 경량화에 성공했다고 언급한 것도 실전 배치가 가까웠음을 보여주려는 목적이라는 관측이다. 우리 정부는 아직 실전 탑재 수준까지 가지는 못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북한의 핵능력이 상당히 위협적인 수준까지 갔다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윤덕민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번 실험으로 남북한 군사력의 비대칭이 입증됐고, 중국은 비핵화를 강조하기보다 '냉정' '자제' 이런 말만 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핵무장과 관련한 건설적인 토론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주장이라는 견해가 많다. 전 세계적인 핵무기 비확산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이 한국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핵무기 보유를 허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국의 핵무기 보유가 대만과 일본 등 동북아의 또 다른 '핵도미노'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된다고 단언하기도 힘들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과 과제 토론회'에 참석 "우리의 대외의존도를 보면 미국이 반대하는 핵무기를 개발하게 되면 국가 전략 자체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면서 핵개발은 옵션이 될 수 없다. 싫든 좋든 미국 핵우산에 만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비핵화를 북에 요구했던 우리의 명분과 정당성에 맞지 않고 이미 미국의 핵우산에 포함돼 있어 독자 핵무장의 실효성도 의문시 된다"면서 "미국이 이를 인정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에 실익도 명분도 없는 감정적인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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