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국민행복·문화융성' 제치고 우선 순위...경제민주화도 재등장
박근혜 정부가 국정비전으로 제시했던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달성하기 위해 '경제 살리기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국정목표로 삼고 있다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사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경제부흥'은 박 대통령이 25일 취임사에서 '희망의 새 시대'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제시한 세 가지 중 '국민행복' '문화융성'을 제치고 맨 앞자리를 차지했다.
'경제부흥'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앞서 5대 국정목표 중 첫 번째로 제시했던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와 맞닿아 있다. 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창조경제를 우선 꼽았다. 자본투입 중심의 추격형 전략에서 벗어나 과학기술과 사람 중심의 선도형으로 경제 패러다임의 일대 전환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와 관련 "기존의 시장을 단순히 확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겠다"고 말했고, 상상력과 창의력, 과학기술에 기반한 산업 융합적 경제운용을 통해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창조경제를 선도할 부서로 신설될 미래창조과학부를 재차 언급했다. 앞으로 각 부처가 일자리 늘리기에 총력을 쏟고, 이 과정에 미래부가 주도적 역할을 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한동안 박 대통령의 입에서 사라졌던 '경제민주화'도 "창조경제가 꽃을 피우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재등장했다. 경제민주화는 박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 국정의 주요 목표로 제시했지만, 인수위는 새 정부 국정로드맵 발표 시 '경제민주화'라는 단어를 단 한 차례도 사용하지 않았다. 다만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 전락으로 제시됐을 뿐이다. 제목도 '원칙이 바로선 시장경제 질서 확립'이었다.
이는 곧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의지 후퇴로 비쳐졌고, 이를 의식한 듯 취임사에서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불공정행위 근절" 이란 말을 빌려 '약속은 꼭 지킨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새 정부에선 관련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들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 줄곧 '국민행복'을 국정의 중요한 목표로 삼겠다는 점도 약속했다. 기존 국가중심이 아닌 국민중심으로 국정운영기조의 대대적 변화를 꾀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단순한 국가발전에 그치는 게 아니라 국민행복과 국가발전이 선순환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거다. 박 대통령이 '국민행복'을 중요히 여긴다는 것은 200자 원고지 11페이지 취임사를 읽는 동안 '행복'을 21번, '국민행복'을 12번이나 사용한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
'국민행복'은 '맞춤형 고용·복지'와 연결된다. 박 대통령은 "국민맞춤형의 새로운 복지패러다임으로 국민들이 근심 없이 각자의 일에 즐겁게 종사하면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한 시혜적 차원의 복지를 넘어서 자립까지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것으로 이를 통해 '복지-고용-성장' 간 선순환 구조를 이루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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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개인의 능력이 사장되고, 창의성이 상실되는 천편일률적인 경쟁"을 양산하고 있는 현 교육시스템의 개선 의지도 밝혔고, 국민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게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정부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한류에 대해 "대한민국의 5000년 유·무형의 찬란한 문화유산과 정신문화의 바탕 위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높게 평가한 뒤 "국민 모두가 문화가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화 융성'을 통해 국민행복과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장르의 창작활동 지원, 문화와 첨단기술이 융합된 콘텐츠산업 육성책을 내놓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밖에 "국민의 생명과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 핵 문제는 물론 도발에도 단호하게 대처할 것임을 재차 확인했다. '국민행복'은 국민이 편안하고 안전할 때 가능하다는 것으로, 확실한 억지력을 바탕으로 남북 간에 신뢰를 쌓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그간 내세웠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진전 의지를 드러내며 "한민족 모두가 보다 풍요롭고 자유롭게 생활하며,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행복한 통일시대의 기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