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국회서 자취 감춘 '정치개혁'

[기자수첩]국회서 자취 감춘 '정치개혁'

이미호 기자
2013.03.10 16:26

"국민 눈 높이에 맞는 정치개혁을 주도하겠다." 대선을 앞두고 여야가 경쟁하듯 외쳤던 '정치개혁' 목소리가 온데간데없다. 대통령 권한 축소, 국회의원 기득권 포기, 정당 공천 개혁으로 요약되는 정치개혁은 경제 및 복지 담론에 묻혀 실종된지 오래다.

박근혜 대통령은 여야 정당 및 의회 지도부와 격의 없이 대화하는 등 국회를 존중하는 정부가 되겠다고 약속했지만, 정부조직개편안을 놓고 국회와 대치중이다. 새 정부 출범 전까지 여야 지도자와 만나 '국가지도자 연석회의'를 갖겠다고 했지만 이도 지키지 못했다.

세비 삭감, 의원연금 폐지, 겸직금지 등 국회의원들의 '기득권 내려놓기'도 구호에 그치고 있다. '제 식구 감싸기' 행태도 반복되고 있다.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영주 새누리당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가 무산되기도 했다. 지난 4일 국회 윤리특위에서 이종걸·배재정 의원 징계안 처리가 무산된 것도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새누리당은 또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 정당공천제를 없애는 등 중앙당의 막강한 권한을 축소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각론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5.4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치개혁 보다는 '밥그릇' 싸움에만 몰두하는 모습이다.

자성(自省)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월 최고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제일 큰 산은 정치개혁"이라고 말했고, 정병국 의원도 "당이 정치개혁에 매진하는 모습 또 주도적으로 개혁을 해나가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당권 경쟁에 뛰어든 이용섭 의원도 개혁과 혁신을 기치로 내걸었다. 그는 "대선패배 후 얼마나 됐다고 벌써 당내혁신과 개혁, 반성의 목소리가 사라지고 있다. 이러다간 다음 지방선거도 필패"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대선 직후 출국했던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11일 저녁 귀국한다. 안 전 교수는 4월 재보선에서 서울 노원병에 출마할 예정이다. 세간의 예상보다 빠른 정치 재계다. 기존 정당들의 실망스러운 행보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치 평론가들은 안 전 교수의 귀국을 계기로 정치개혁 이슈가 다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전 교수가 대선 과정에서처럼 `정치 개혁`을 기치로 기존 정치권과의 차별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개혁의 주체가 될 것인가, 개혁의 대상이 될 것인가, 정치권의 현명한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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