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승부사 황철주, '기대 반, 우려 반'

[기자수첩]승부사 황철주, '기대 반, 우려 반'

강경래 기자
2013.03.17 15:21

기업인 최초 중기청장 내정…회사 턴어라운드·부처 협력 등 우려는 '과제'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가 중기청장 자리에 적임자이기는 하지만 우려도 앞선다."

지난 16일 황 대표가 신임 중소기업청장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을 접한 한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의 말이다.

황 중기청장 내정자와 친분이 두터운 그는 "황 내정자는 장비 국산화를 선도하고 국내 벤처산업 발전에 공헌을 한 큰 사람"이라면서도 주성엔지니어링이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본 것을 지적하며 걱정을 드러냈다.

황 내정자는 1995년 주성엔지니어링을 설립해 장비와 부품, 소재 등 전자업종 후방산업의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의 장비 국산화를 일군 주역이다. 그 결과, 주성엔지니어링은 중소기업을 넘어 중견기업 반열에 들어섰고 그는 후배 기업인들에게 모범사례이기도 했다.

또 벤처기업협회장으로 활동했던 지난 3년 동안 성공한 기업인과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을 연결하는 '벤처 7일 장터'를 열고 기업가정신재단을 설립하는 등 '벤처가 곧 창조'라는 인식을 정부와 사회에 심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때문에 기업인 최초의 중기청장이라는 '깜짝' 발탁에 대해 업계에서는 모두 '적절한 인선'이라고 평가한다. 늘 '창조적 명품'을 강조해 온 그와 '창조경제'를 내세운 박근혜 정부와는 일맥상통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주성엔지니어링이 처한 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해 1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했고 2011년 말 기준 130% 수준이었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00%에 육박했다.

이런 까닭에 업계 일각에서는 황 내정자가 정부의 부름에 응하기보다 한 기업의 오너이자 경영자로서 '턴어라운드'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기업인 출신으로 타 정부 부처와의 협력을 순조롭게 이끌어내며 일을 잘 할 수 있을 지보다 이런 부분에 대한 냉정한 시선이 있는 것.

그동안 행보를 볼 때 황 내정자는 중요한 국면에서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 왔다.

주성엔지니어링이 2000년대 초 삼성과 반도체장비 거래가 단절되면서 대부분 '망할 것'이라고 했지만 예상을 뒤엎고 액정표시장치(LCD)장비를 LG에 납품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반도체와 LCD 시황이 모두 안 좋았던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발 빠르게 주력사업부문을 태양광 장비로 전환하기도 했다.

이렇듯 위기 상황을 창의적으로 돌파해 온 황 내정자가 기관장 역할을 잘 수행하면서도 동시에 기업의 실적도 반전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관련업계는 주시하고 있다. 이중의 과제에 대해 그가 어떤 창조적인 해법으로 풀어갈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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