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최근 북한은 남북 불가침 합의, 정전협정 등 남북간 전쟁방지를 위한 합의에 대해 일방적으로 폐기를 선언했다. 판문점 적십자 통신선과 서해 군사통신선을 차단한데 이어 1호 전투근무태세 진입도 선언했다.
급기야 지난달 30일에는 남북 관계가 전시상황에 돌입했다고 선언한데 이어 개성공단 폐쇄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북한은 금융·화물을 포함한 미국의 대북제재가 가시화될 경우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핵능력 강화의 맞대응이 예상된다.
이에 맞서 최근 한미는 전략폭격기 B52기와 스텔스 폭격기 B2기, 핵잠수함인 샤이앤을 동원해 연합훈련을 펼쳤다. 키리졸버훈련이 끝났음에도 B52기와 B2기 훈련은 지속됐다. 미국은 이를 이례적으로 발표했다.
한미는 북한의 국지도발 시 원점과 지원세력, 지휘세력까지 타격할 수 있는 ‘한미국지도발공동대응계획’에 합의했다. 확장억제와 대북무력시위의 성격을 지닌 듯하다.
박근혜 정부 출범 한 달이 지났다. 한반도의 안보상황은 불안을 넘어 위기로 치닫고 있다. 북한 군부의 호전성과 우리 군부의 대결성은 일촉즉발을 예고한다. 말로 하든 행동으로 하든 강 대 강의 맞대응은 승자가 없고 패자만 있을 뿐이다.
패자가 져야할 부담이 남과 북의 정권이 아니라 주민, 우리 민족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더하다. 그렇다면 박근혜 정부가 위기국면을 어떻게 해소하고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어떻게 진행시켜 나가야 할 것인가?
첫째, 남북간 대화 모드로 조속히 전환해야 한다. 전략적 출구마련은 남북대화로부터 진행돼야 한다. 북한도 4.15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을 전후로 해서 긴장국면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 시기 중국의 대북특사가 파견된다면 대화국면으로의 전환은 속도를 낼 것이다. 경험적으로 북한은 핵실험 이후 혹은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대한 반발로 긴장수위를 높혔다가 일정 시점에 전술적 변화를 꾀하는 강온전략을 구사해 왔다.
2009년에도 핵실험으로 위협수위를 높였다가 하반기 미국 정치인사를 초청하여 대화국면으로의 전환을 꾀한 사례가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올해 하반기 남북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여건은 조성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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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창의적이고 포괄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북핵문제는 남북한의 문제이면서 국제적인 성격을 지닌다. 북한은 북미간의 논의·합의를 통해 6자회담에서 추인하는 형식을 선호한다.
북한에 북미 대화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는 이니셔티브(주도권)는 우리가 제공할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남북관계, 한반도 평화체제를 포괄적으로 연계하는 종합구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오는 5월 초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를 통한 한미정상회담에서는 한미간 안보공약을 재확인하는 것과 동시에 북한과의 대화재개에 대한 진전된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 남북대화, 북미대화의 의지를 표명함으로써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야 한다.
셋째, 통일을 위한 내외 합의기반 조성이 필요하다. 안보위기 상황에서 안보이슈가 논의돼야 하는 것은 마땅하다. 다만 안보위기가 어느 정도 해소되는 과정에서 대화와 협력으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국민적 지지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박근혜 정부는 차분하고 신중하게 위기관리를 하면서 남북관계 개선 의지도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적 단합을 이끌고 지지기반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
대외적으로 통일외교도 활발히 추진해야 한다. 한반도 통일은 세계 평화와 번영의 근본 틀을 바꾸는 거대 사변이 될 수 있다. 특히 한미중 대화체가 필요하다. 대화체를 전문가 중심으로 시작해 반관반민, 정부 간 협의체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