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한길 의원이 신임 대표가 됐던데 민주당이 좀 달라질까?"
경상북도 출신으로 각종 선거 때마다 무조건 새누리당 후보만 찍어 오신 아버지께서 지난 4일 민주당 전당대회 취재 일정을 마치고 늦은 밤 집에 들어선 나에게 이 같은 질문을 불쑥 던지셨다. 아버지에게 민주당은 그간 사사건건 국정발목을 잡는 눈에 가시거리 같은 존재였다
그러던 아버지께서 민주당의 변화에 대해 언급하신 것이다. 물론 아버지께서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일은 결단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전대 이후 민주당의 미래에 급 관심을 보이셨다는 것 자체만으로 현 민주당 출입기자로서 느끼는 변화의 체감은 컸다.
아버지의 이 같은 관심 표명이 대중들이 민주당에 느끼는 관심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동안 대중들이 민주당에 냉소적 태도를 보였던 것은 민주당이 싫어서라기보다 그만큼 관심과 실망이 컸기 때문이다. 일단 5·4 전대는 국민들의 민주당에 대한 관심을 다시 되돌렸다는 측면에서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새로 들어선 지도부는 민주당에 실망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과 대선 패배, 이후 들어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그리고 이번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이르기까지 계파 간 분열로 얼룩진 과거를 지우고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와 함께 집권 1년차의 강력한 청와대와 새누리당과 치열한 정책경쟁을 벌여 민주당이 충분한 '수권 능력'이 있음을 증명해야한다. '리더십의 무덤'이라 불려온 민주당의 징크스도 깨야 한다. 민주당 대표를 지낸 정치인 중 끝까지 좋은 평가를 받은 이가 없다는 민주당만의 징크스 말이다.
김한길 대표는 이러한 측면에서 막중한 책임을 지닌다. 위기가 위기 인만큼 권한 역시 DJ(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가장 강력할 것이란 관측이다. 김 대표는 6일 처음 주재한 최고위원 회의에서 "혁신은 우리에게 많은 고통을 요구할 것이지만, 기꺼이 혁신의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고 가시밭길을 예고했다.
"내과적 방법으로는 더 이상 치유가 불가능하다"(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는 진단을 받았던 민주당. 김한길 체제가 사상초유의 신뢰위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개인적으로도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