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진성훈 김현 박상휘 기자 =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을 비롯한 새누리당 정보위원들이 20일 국가정보원이 보유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발췌본을 열람,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서해 북방한계선)을 포기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즉각 "지난 대선에 불법 개입한 국정원 국기문란 사건을 물타기하려는 국정원과 새누리당의 야합"이라고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지난해 대선 과정을 뜨겁게 달궜던 'NLL 포기 발언' 논란이 재점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간 국정원의 정치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 여부를 둘러싸고 벌어지던 여야의 공방이 NLL 포기 발언 논란으로까지 전선이 확대되면서 정국이 급속히 냉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 위원장과 조원진 정문헌 조명철 의원 등 새누리당 정보위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중 노 전 대통령의 NLL 관련 발언이 담겨 있는 8페이지 분량의 발췌본을 열람했다고 밝히면서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서 위원장이 최근 국정원에 발췌본 자료를 요청했고 국정원 제1차장이 이날 오후 4시쯤 국회를 방문, 서 위원장을 비롯한 여당 정보위원들에게 열람을 허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발췌본은 열람만 가능할 뿐 복사나 촬영은 물론 메모도 허용되지 않았다.
서 위원장은 야당 정보위원들에게도 함께 열람할 것을 제의했지만 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열람한 대화록 발췌본 내용에 대해 "검찰이 두 번에 걸쳐 내린 결론과 동일한 것"이라면서 "이제 진실이 밝혀진 이상, 그동안 야당이 NLL 포기 발언이 없다고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월 '노 전 대통령이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NLL을 주장하지 않겠다는 말을 했다'는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의 주장은 "허위사실로 보기 어렵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이들은 아울러 "야당이 계속해서 책임회피로 일관할 경우, NLL 대화록 전문을 국민 앞에 공개토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발췌본 열람 내용에 대해 더 이상 구체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대화록이 아니라 보고하는 수준이었다", "여러분이 생각하고 상상하는 걸 훨씬 뛰어넘는다", "핵무기 관련된 부분도 있다"는 등의 주장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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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위원장은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전직 대통령 NLL 포기 발언을 보고 느낀 소감은 한마디로 분노를 감출 길이 없다는 것"이라며 "발언록을 보면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일을 만나서 도저히 할 수 없는 내용의 말과 저자세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너무나 자존심이 상해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비굴과 굴종의 단어가 난무했다. 굴욕감으로 탄식이 저절로 나왔다"며 "NLL 포기가 문제가 아니라 이것은 대통령이 국민을 완전히 배신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직 대통령의 NLL포기 발언 전문 공개를 위한 범국민 촉구가 있어야 한다. 이것을 방해하는 사람은 영토포기 동조세력이다"라며 "제 말이 조금이라도 과장 되었다면 제가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까지 했다.
새누리당 정보위원들의 회견 직후 민주당 정보위원들도 즉각 회견을 열고 반격에 나섰다.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과 김현 의원은 회견에서 이를 '제2의 국정원 국기문란 사건'으로 규정하고 "지난 대선 불법 개입, 헌정파괴라는 제1의 국기문란 사건을 물타기하려는 국정원과 새누리당의 야합"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새누리당 정보위원들만 대화록 발췌본을 열람한 데 대해 "여야 합의가 아니면 공개할 수 없다"며 "대통령기록물법, 국정원법 위반이다.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문제의 대화록 발췌본에 대해서도 "국정원이 보여줬다는 그 문건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대화록)의 진본 원본이 아니라 왜곡한 내용"이라며 "새누리당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도 엄정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특히 원세훈 전 원장 시절 새누리당의 대화록 열람 요구를 거부했던 국정원이 이날 대화록 발췌본 열람을 전격 제공한 배경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다.
민주당은 "오늘 여야 원내대표들이 합의해 국정원 개혁을 위한 노력을 즉각 개시하기로 발표하자 이에 놀란 국정원이 치졸하게 반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남재준 국정원장도 제2의 국기문란사건을 일으키면서 권력의 시녀가 됐다"며 "이제 국정원이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고 남 원장도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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