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의원을 말한다]민주당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 "정치는 거리투쟁과 다르다"

서울대 법대 81학번으로 역도부 주장을 지낸 한 남자가 있다. 역도부 주장이라! 언뜻 보기엔 우락부락한 '마초'일 것 같은 뉘앙스가 풀풀 풍긴다. 하지만 직접만나보면 로맨티스트도 이런 로맨티스트가 없다.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 부드러운 남자! 바로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는 정성호 의원(51·경기 양주·동두천)이다.
정 의원은 변호사 출신으로 명석한 두뇌와 합리적이고 원만한 성품의 소유자다. 대여 협상력이 뛰어나 여야 간 협상실무 중책을 맡는 원내수석으로 제격이라는 평이다. 여야의 모든 중요한 의사결정에 관여한다는 점에서 그는 최근 여의도에서 단연 주목받는 인물 중 하나다.
◇역도부 주장이지만 부드러운 로맨티스트
정 의원은 서울대 재학시절인 1983년 관악산 역도부, 공대역도부, 의치대역도부, 농대역도부 등을 총괄하는 전체 역도부 주장을 지냈다. 그가 17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국회 체력단련실에 홀연히 나타나 120kg 짜리 역도를 번쩍 들자 동료의원들이 신기한 듯 모여 구경을 했다는 일화는 전설(!)로 통한다. 그는 "지금은 관절에 좋지 않다고 해서 조금씩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도 역삼각형의 다부진 몸매를 유지하며 100kg는 너끈하다.
그는 중학교 1학년때 만난 3년 연상의 부인(당시 고등학교 1학년)과 집안의 반대를 뚫고 결혼을 감행한 시대의 로맨티스트이기도 하다. 서울대 법대 출신이자 사법고시에 합격한 엘리트가 3년 연상의 시골 종합학교 상과를 나온 고졸 직장인 여성과 결혼한다고 하니 반대가 극심했을만 하다. 당시는 사법고시에 합격만 해도 결혼할 때 열쇠 3개는 기본으로 따라온다는 시절이었다. 어린시절부터 순수한 사랑을 꿈꿨고 결국 이를 이뤘다는 얘기다. 지금도 주변에선 정 의원이 부인에게 지극정성이라 귀뜸한다.
정 의원은 "결혼을 반대하셨던 어머니가 나중엔 아내와 사이가 굉장히 좋았다"고 말했다. 지금도 부인을 사랑하느냐는 물음에 "얘들이 '우리 엄마는 아빠한테 사랑을 과잉으로 받아 문제가 있다'고 한다"며 웃음을 지었다.
◇대화 정치의 복원 이끈 변화의 주역
정 의원이 당 지도부에 들어선 지난 6월 임시국회 이후 민주당의 국회내 역할에 의미있는 변화가 나타났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합리적 성향의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정쟁 대신 여야간 협상과 대화를 통해 민생입법에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각종 쟁점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 경제적 약자를 위한 경제민주화 법안과 민생법안들이 다수 통과된 것도 민주당의 이 같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엔 지금처럼 첨예한 대립과 반목이 발생할 경우 민주당은 길거리로 나서 투쟁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정쟁만 일삼고 민생은 돌보지 않는 무책임한 야당을 탈피한 의미있는 변화의 중심에 바로 정 의원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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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원은 정치의 복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정치가 거리투쟁의 연장선상이 되선 안된다. 우리 입장을 여당과의 협상을 통해 관철시키고 서로 수용해 나가야 한다. 물론 거리 투쟁도 중요하고 그 분들의 얘기도 들어야 하지만 중요한 문제는 국회 안에서 입법 과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그렇게 성과를 꾸준히 쌓아나가야만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국민들이 민주당을 돌아볼 것"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대화와 협상의 기술은 마음을 비우는 것
그는 자신의 점수를 'C학점(70점)'이라고 겸손하게 평가했다. 그는 "C학점이라고 하면 후배의원들이 열등생이라고 놀릴지 모르겠다"면서도 "앞으로 3선에도 성공하고 노력해 80점 이상의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 의원은 서울대 법대재학 시절 처음 정치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서슬퍼런 신군부에 맞서 언더서클(비밀 학생조직)과 교내시위에 참가하면서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다짐한 것. 1987년 6월 항쟁때 사법연수원생 신분으로 같은 당 문병호·최원식 의원과 함께 거리를 내달렸고, 민변 회원으로 경기북부지역의 시국사건을 도맡았다. 1999년 정식으로 정치에 입문해 지금껏 경기도 양주·동두천 지역구에서만 4전2승2패를 기록했다. 16대 총선부터 4번 출마해 17대·19대에 두번 당선된 재선 국회의원이다.
그의 지역구는 북한과 가까운 가장 보수적인 지역이다. 사실상 민주당 의원이 당선되기 어려운 곳이다. 지난 총선에서도 정 의원이 새누리당 후보에 1만표 이상 승리했지만 당 지지율에선 민주당이 새누리당에 1만표 뒤졌다. 그만큼 정 의원 개인에 대한 선호도와 신뢰가 높다는 방증이다.
정 의원은 앞으로 "상생의 정치, 국민행복을 생각하는 정치, 고품질의 입법서비스를 제공하는 정치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장자의 '인간세'의 나오는 '심재허이대물(心齋虛而待物)'을 항상 가슴속에 세긴다. '내마음을 깨끗이 비우고 상대방을 대하면 무리없이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고 또한 다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가 왜 협상의 대가로 통하는지 비밀이 이제야 풀렸다.
△강원 양구(50) △서울대 법대 △대한변호사협회 윤리위원 △서울변호사협회 인권위원 △경기북부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열린우리당 원내부대표 △열린우리당 당의장 특보 △열린우리당 환경산업특위 위원장 △민주통합당 사법개혁특위 위원장 △17, 19대 의원 △수석대변인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