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의 미래' 재선의원을 말한다
이른바 '대선주자급' '거물급' 정치인보다는 상대적으로 대중에게 덜 알려져 있지만 국회를 움직이는 실질적인 힘은 재선의원들에게 있다. 초선의원을 넘어, 다선 중진으로 가는 길목, 정치적인 역량을 갖추고, 지역기반도 안정, 원내/외부 양면에서 자기 정치를 본격화하는 여야 재선 의원들을 조명함으로써 한국 정치의 미래를 가늠해본다.
이른바 '대선주자급' '거물급' 정치인보다는 상대적으로 대중에게 덜 알려져 있지만 국회를 움직이는 실질적인 힘은 재선의원들에게 있다. 초선의원을 넘어, 다선 중진으로 가는 길목, 정치적인 역량을 갖추고, 지역기반도 안정, 원내/외부 양면에서 자기 정치를 본격화하는 여야 재선 의원들을 조명함으로써 한국 정치의 미래를 가늠해본다.
총 30 건
1983년 여름 어느 날 '시골티'를 벗지 못한 앳된 청년이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도착했다. 군대에서 갓 제대 후 전국 일주에 나섰던 이 청년은 TV에서만 접하던 국회를 눈으로 직접 보자 "과연 이 곳은 어떤 사람들이 일하는 곳일까. 어떤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될 수 있을까"란 생각을 품었다. 그는 잠시 후 국회 광장 한가운데 무릎을 꿇고 앉아 "저도 국회의원이 돼 이 곳에서 꼭 일할 수 있게 기회를 주세요"란 간절한 기도를 올렸다. 25년의 세월이 흐른 2008년 5월30일. 이 청년은 다시 같은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제 기도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국민을 위해 널리 이롭게 쓰이는 국회의원이 되겠습니다." 바로 이 청년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이윤석 의원(전남 무안·신안)이다. 이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들어가면 25년 전 기도하는 모습과 18대 국회 개막일 같은 장소에서 기도하는 사진이 함께 걸려 있다. 그는 항상 이 사진을 보면서 '초심'을 돌아본다.
"민주당이 당 내부의 민주성을 완벽하게 회복하는 게 개혁의 첫 걸음입니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18, 19대 연거푸 무소속 의원으로 당선돼 '복당'한 유성엽 의원(전북 정읍)의 일성이다. 그는 18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통합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하자 탈당한 이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두 차례나 당선됐다. 복당을 모색했지만 신청을 할 때마다 번번이 무산되면서 결국 삼수 끝에야 지난해 7월 복당에 성공하는 험난한 과정을 거쳤다. ◇'상향식 의사결정' '시스템 공천' 확립해야 = 그래서일까. 유 의원은 무엇보다 공천 과정에서 지도부 입김을 철저히 배제하고 당원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를 표방하는 민주당이 진정한 개혁을 이루려면 당내 민주화부터 제대로 달성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공직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지도부가 관여하거나 입김을 불어넣으려는 여지를 없애야 합니다. 당원들의 의견이 지도부 결정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시스템 공천'의 확립. 이게 바로 당이 개혁할
"4대강 사업에 문제가 있으면 밝혀야 한다는 대통령의 말은 맞는 말이에요. 문제는 원칙적인 말인데 정부 부처까지 거기에 따라 줄을 서서 (문제를) 벌이고 크게 만들기 때문이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이자 새누리당 4대강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강석호 의원. 4대강 문제에 대한 그의 입장은 분명했다. 비판할 건 하더라도 정치적인 배경이 작용하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이다. 이 말에는 4대강과 관련한 최근의 논란이 상당히 정치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사실 4대강 사업은 강 의원 입장에서도 부담이다. 같은 새누리당 정권이긴 하지만 지난 정부 때의 일이기 때문이다. 청와대도 "제대로 짚고 넘어가겠다"며 각을 세울 정도다. 그럼에도 강 의원이 '4대강 수비'에 깃발을 든 데는 좀 더 깊은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주요 사업들이 문제 사업으로 전락해 버리는 한국의 정치 현실에 대한 우려다. 그가 한국 정치가 극복해야 할 핵심적인 과제로 '대통령
'정직은 최상의 정책(Honesty is the best policy)'이라는 말이 있다. 불신이 팽배한 정치권에서 정직함은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거짓과 위선 없이, 낮은 자세로 진심을 전하면 유권자들의 마음도 어느 순간 열린다는 게 김영록 민주당 의원(전남 해남·진도·완도)의 철학이다. 그는 정직함을 섬사람들로부터 배웠다. 고향인 완도를 포함해 해남과 진도 주변의 100개가 넘는 유인섬을 직접 다니며 주민들과 눈을 마주쳤고 목소리를 들었다. 섬 사람들은 거짓이 없었다. 아주 작은 일 하나에도 주민들의 일이라면 그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이유다. ◇'편한 길' 거부한 공무원 출신 정치인 김 의원은 1978년 행정고시 합격 이후, 줄곧 지방자치단체와 행정자치부에서 근무해 온 정통 행정관료 출신이다. 중앙부처와 도청, 일선 시군까지 두루 경험하는 등 소위 '잘나가는' 공무원이었던 그가 돌연 정치를 하겠다고 나섰다. "공무원 시절에도 이 정책이 국민들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을 만난 적 있는 지. 김 의원은 "동북아역사특위에서 한 번 인사를, 악수만 한 번 했습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개인적으로 교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언론을 통해 활동하시는 것을 계속 보고 있다"고만 답했다. 이왕 묻는 김에 또다시 '뜬금포'를 날렸다. 신당 영입 접촉은 없었는지. 김 의원은 이번에는 껄껄 웃으며 "전혀 없습니다"고 했다. 두 사람은 고향이 부산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공통점을 거의 찾을 수 없다. 두 사람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도 딱히 없다. 그러나 곧 상황이 달라질 것 같다. 내년 부산시장 선거에서 이들이 각각 여권과 야권에서 돌풍의 핵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여권 내 부산시장 후보군 중 여론조사 1위를 질주하며 가장 강력한 시장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부산시장 선거에 독자 후보를 내겠다며 인재 영입에 들어간 안 의원으로선 김 의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안철수를 긴장시
어릴 때부터 불의를 보면 못 참는 '반골'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는 학교에서 부당한 대우를 하자 수업에 들어가지 않고 운동장 한가운데 앉아 몇 시간 동안 나 홀로 농성(?)을 벌였다. 중학교 2학년 때는 사립학교 재단이 학교에 투자를 안 해 교실이 무너지는 일이 있었다. 교실을 새로 짓는 과정에서 오전에만 수업을 하고 오후에는 학생들에게 벽돌 나르는 일을 시켰다. 그러던 와중 재단 이사장이 학교 운동장에서 유명 가수들을 초청해 떠들 석 하게 회갑연을 열자 "공부해야 할 학생들에게 부당한 일을 시키고 무슨 낯으로 잔치를 벌이느냐"며 '돌직구'를 날리기도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당 간사로 있는 '열혈남아' 이목희 의원(서울 금천)의 학창 시절 에피소드다. 이후에도 그랬다. 대학(서울대 무역학과) 졸업 이후 순탄한 앞날이 보장된 길을 버리고 노동 운동에 헌신해 감옥에 가고, 쫓겨나고, 고문당하고, 수배 당하는 불의에 대한 저항으로 점철됐다. '제3자 개입금지'로 악명이 높았던
한국이 '2만 달러의 덫'에 빠졌다는 우려가 적잖다.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2만2700달러 수준. 2008년 이후 6년간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반면 복지요구는 줄곧 잰걸음이다. 복지확대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과제기도 하다. 복지확대에는 막대한 재정이 든다. 여기서 탈출한 나라는 선진국으로 도약하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는 주저앉기 십상이다. 그래서 2만 달러는 기회인 동시에 덫이다. 여상규 새누리당 의원은 '명판사' 답게 이 같은 상황에 명쾌한 '판결'을 내렸다. 그가 내놓은 해답은 성장이다. 복지와 증세 논쟁의 근본원인이 저성장이라는 것이다. "1인당 국민소득을 최소한 3만 달러대에 올려놓아야 해요. 그러면 같은 세율을 적용해도 지금보다 세수가 늘어나고 복지를 확대할 수 있는 겁니다. 박근혜 대통령 임기 안에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되려면 연간 5~6%는 성장해야 합니다." 보편적 복지에 대해서도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출산과 육아 등 성장잠재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다. 좋은 인재를 잘 뽑아서 '적재적소'에 배치하면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뜻이다. 특히나 이 인사가 중요한 곳이 정치권이다. 정치인, 인재가 곧 조직의 명운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정당이 인재 영입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도 같은 이유다. 좋은 인재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잘 짜여진 설계도를 만드는 일은 인재 영입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다. 재목만 좋다고 훌륭한 집이 되지는 않는 탓이다. 이처럼 정치권에서 인사와 조직 관리 분야에 강점을 가졌다면 '상당한 메리트'가 아닐 수 없다. 국방위원회 민주당 간사로 활약하고 있는 안규백(서울 동대문갑) 의원은 바로 이 분야에 강점을 가진 정치인이다. 민주당이 당의 명운을 좌우할 오는 10월 재보선 기획단장 자리를 그에게 맡긴 데서 그에게 거는 기대를 알 수 있다. ◇안철수 세력화?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아" 평화민주당 공채 1기로 입사한 1988년부터 지금까지 안 의원은 대부분의 시간을 조직
"우는 아이 떡 하나 더주자는 심정인 건지 도대체 이해가 잘 가질 않더군요. 설날, 추석에 어린이날까지 '대체휴일제'에 포함 시키자는 게 정부와 새누리당 방침인 듯 합니다. 민주당은 최소한 3·1절, 개천절, 한글날은 추가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요즘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가 바로 정치권에서 추진하는 '대체휴일제'다. 대체휴일제는 휴일이 주말(토요일, 일요일)과 겹칠 경우 그 다음 월요일 등 이어지는 평일을 휴일로 지정해 국민들의 휴식권을 보장하자는 제도다. 대체휴일제가 공론화 되면서 재계는 노동 일수가 줄어 생산성이 저하되는 한편 휴일 수당 등 비용이 늘어나 경영 환경이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를 제기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해 설날과 추석과 어린이날에 한해 대체휴일제를 우선 적용하자는 중재안을 내놓았다. 이찬열 민주당 안전행정위원회 간사(경기 수원시갑)는 이 같은 당정협의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의원은 "안행위에서 여야가 합의한 안 보다
1982년 대우자동차 차체부 용접공으로 입사해 우리나라 최초로 대기업 파업을 주도했다. 김우중 대우 회장과 단독협상을 했고, 3번의 수감 생활도 거쳤다. 그리고 해외 법인으로 파견 나가 영국 현지 직원 1200명을 관리하는 경영인으로 변신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참여정부 당시 총리실에서 시민사회비서관, 재정경제부 1급 고위직(FTA국내대책본부장)에까지 오른 이 남자. 한편의 영화처럼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온 그가 바로 홍영표(인천 부평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민주당 간사다. '말단 기능공'에서 '해외 주재원', 그리고 '지명수배자'에서 고위공무원이 되기까지 '극과 극'을 달린 인생인 것 같지만 홍 의원의 인생 궤적에는 공통점이 있다. 이해 관계자들 간 갈등을 봉합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의 연속이었다는 것이다. 그가 정치권 안팎에서 '갈등 관리 전문가'로 불리는 이유다. ◇"갈등관리의 목적은 결국 '민주주의의 회복'" 홍 의원은 대우그룹 노동조합협의회 사무처장과 한국노
정부 세제개편안에 대한 여야 공방이 한창이던 지난 13일 뜻밖의 인물이 야당 논평을 장식했다. 바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기호 새누리당 최고위원. 지난 12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최고위원이 국가정보원의 대공 파트 해체를 주장하는 민주당의 주장을 북한의 지령에 비유하자 민주당이 발끈해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며 핏대를 올렸다. 민주당은 한 최고위원의 새누리당 최고위원직 사퇴를 거듭 요구했지만 정작 본인은 담담한 모습이다. 그는 "헌법에 명시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로 통일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내 목표이자 역할"이라며 "최고위 회의를 할 때마다 안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얘기를 하는 것도 군인 출신인 내 몫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시대착오적이란 일부의 비난에 대해서도 눈 하나 꿈쩍 안 한다. "나보고 보수 꼴통이라고 해요. 그것이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평생 군 생활하면서 이념과 철학이 그건데 그건 변함이 없는 거죠" ◇"육사 전성시대? 사람을 봐야"=
"텅 빈 것을 알면서도 혹시 무슨 낙서가 남아 있지는 않을까. 색 바란 원고지, 글씨 번진 편지봉투와 면도기, 감춰둔 유인물" (자작시(詩) 중년(中年) 중에서) 한때 시인을 꿈꿨다. 초등학교 때부터 글을 잘 써 주목을 받았던 소년은 시인이 될 청운의 꿈을 품고 1981년 연세대학교 국문과에 진학한다. 그는 '연세문학회'라는 문학 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예비 시인으로 문단의 주목도 받았다. 이 문학청년은 그 때까지만 해도 자신이 정치인의 길을 걷게 될지 꿈에도 몰랐다고 한다. 군에 가서 선거 부정 등 우리 사회의 부조리들을 실제로 목도 하게 됐고, '이건 아니다' 싶어 제대 후 남보다 늦은 시기에 스스로 후배들을 찾아가 학생 운동의 길로 나서게 된다. 1987년 연세대 총학생회장,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부의장 등을 지낸 '486세대'의 대표주자 우상호 민주당 의원(서울 서대문갑)이다. '중년'은 우 의원이 2005년 초선 당시 썼던 시로 젊은 날 치열했던 삶을 중년이 돼 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