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전략공천 유혹 못이긴 10·30 재보선

[기자수첩]전략공천 유혹 못이긴 10·30 재보선

김성휘 기자
2013.10.08 06:18

10·30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 과정을 보며 '정치는 생물'이란 말이 연상된다. 새누리당에선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가 경기 화성갑에서 공천을 따냈다. 친박연대 공천헌금 사건으로 복역한 탓에 복귀가 어렵다는 예상을 보란 듯이 깼다.

민주당에선 서 후보에 대항해 손학규 상임고문 차출론이 급부상했다. 비록 손 고문이 7일 불출마를 굳히면서 차출론은 찻잔 속 태풍에 그쳤지만 화성갑 보궐선거는 `서청원 대 손학규'라는 보기 드문 '빅 매치'가 될 뻔했다.

정치 이벤트 차원에선 이 대결의 무산을 아쉬워할 수 있다. 하지만 공천제도 발전측면에선 오히려 무산이 다행스럽다. 서청원·손학규 두 사람 모두 화성시와 거리가 멀다. 서 후보는 재보선 무대가 크게 줄면서 화성갑으로 급선회, 청와대 내정설 등 당내 파장을 일으킨 끝에 공천장을 받았다. 손 고문도 화성에 연고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게다가 독일에 머물다 불과 일주일 전 귀국했다.

여당은 서 후보를 공천하면서 당선 가능성을 꼽았다. 소장파 의원들은 정치자금 등 비리전력자를 공천에서 배제했던 19대 총선의 기준은 어디 갔느냐고 반발했다. 공천위원회는 "본인이 충분히 소명했다"는 석연치 않은 해명을 내놨다. '공천헌금을 개인이 유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동정론을 살 수 있지만 스스로 세운 당 공천 원칙에선 분명 어긋났다.

민주당도 손 고문이 서청원 후보를 최대한 힘들게 하거나, 혹 당선되면 박근혜정부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기대를 가졌다. 이 때문에 오일용 화성갑 지역위원장에게 양보를 압박했다. 손 고문 출마 고사로 오 위원장을 공천하긴 했지만 여의도의 정치논리가 여전히 강고함을 확인했다.

정치권은 대선 때는 대선후보, 총선에는 공천권자에게 줄서기를 하는 악습을 벗자고 외쳐왔다. 작은 선거에서도 이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정치개혁은 헛구호가 된다. 여야의 각성을 촉구한다. 기왕에 공천된 후보들은 개인사정보다 지역 유권자들의 요구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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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휘 국제부장

머니투데이 미래산업부(유니콘팩토리) 김성휘입니다. 국회/정당/청와대를 담당했고(정치부) 소비재기업(산업부), 미국 등 주요증시/지정학/국제질서 이슈를(국제부) 다뤘습니다. EU와 EC(유럽연합 집행위),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 등을 경험했습니다. 벤처스타트업씬 전반, 엔젤투자, 기후테크 등 신기술 분야를 취재합니다. 모든 창업가, 기업가 여러분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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