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감사 불보듯…'정치 국감' 변질 우려도
국회가 2013년 국정감사를 오는 14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20일간 진행한다. 박근혜 정부 들어 첫 번째인 이번 국감은 대상 기관과 증인이 사상 최대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그러나 국감 기간에 비해 피감 기관과 증인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제기돼 부실 감사가 우려된다.
국회는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감 대상 기관을 확정했다. 올해 국감 대상 기관은 630곳으로 지난해보다 73개 증가했다. 주말과 휴일을 제외하면 상임위 한 곳 당 하루 3~4개의 기관을 감사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내실 있는 감사보다는 '수박 겉핥기' 식의 부실 감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피감 기관 수에 비례해 증인과 참고인 수도 크게 늘어났다. 국회 정무위가 59명, 국토교통위원회가 54명을 증인으로 신청했고 환경노동위원회도 40명에 달하는 증인을 확정했다. 아직 증인 채택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교육문화과학위원회까지 합하면 약 270여명으로 역대 최대의 증인이 채택될 전망이다.
특히 일반 증인 중 기업인 증인이 200명 가량 채택돼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거 국감에서 보듯 '기업군기 잡기식'으로 증인 신문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증인 대다수가 한마디도 질문도 없이 돌아가는 경우도 많아 마구잡이식 기업인 증인 소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지적에 정무위원회가 이날 신종균 삼성전자 대표와 박봉균 SK에너지 대표 등 일부 증인에 대한 출석 요구를 철회하기도 했다. 그러나 '동양그룹 사태'의 책임소재를 추궁하기 위해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더불어 부인인 이혜경 부회장, 김철 동양네트웍스 대표 등을 추가소환키로 했다.
또 국토교통위원회에서 4대강 사업 의혹 관련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고 건설사 일감 몰아주기 등을 심문하기 위해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을 비롯한 건설사 대표이사들을 대거 증인으로 확정했다.
경총 관계자는 "기업인에 대한 증인신청은 보다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며 "정확한 사실관계의 파악이 필요할 때를 제외하고는 기업인 증인 채택은 예외적으로만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기업 대표들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될 경우 경영에 전념할 수 없어 경쟁력 하락이 우려되고 증인으로 출석해 죄인 취급 당하는 모습은 반기업정서 확산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 같은 상황이 국제적으로 알려질 경우 해외 수주나 계약시 불이익을 당하거나 대외 신인도 타격 등 유무형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독자들의 PICK!
한편 오는 14일부터 이뤄질 국감에서는 새 정부의 공과를 점검한다는 점에서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예고된다. 국토위에서는 4대강 사업과 원전 비리 문제, 법사위에서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퇴, 보건복지위에서는 기초연금 공약 후퇴 논란, 교문위에서는 역사 교과서 왜곡 문제, 정보위는 국정원 개혁 문제 등을 놓고 정치권이 첨예한 대립을 보일 전망이다.
여기에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실종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이른바 '사초 폐기' 논란 역시 국감 기간 내내 정쟁거리로 등장할 것으로 보여 일각에선 '정치 국감'으로의 변질될 우려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