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갚는 도지사' 홍준표, 대권도전 질문받자…

'빚 갚는 도지사' 홍준표, 대권도전 질문받자…

대담=창원(경남) 박영암 정치부장/정리=김성휘 기자
2013.12.02 06:00

[머투초대석]10년만에 부채 감소세·미래 성장동력 발굴 '경남 변신' 주도

홍준표 경상남도지사는 앞으로 국민복지시대가 다가온다며 복지재정 확충을 위해선 재정건전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창원(경남)=이기범 머니투데이 기자
홍준표 경상남도지사는 앞으로 국민복지시대가 다가온다며 복지재정 확충을 위해선 재정건전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창원(경남)=이기범 머니투데이 기자

#인구 350만명에 부채 1조4000억원. 홍준표 경상남도지사가 지난해 취임 뒤 받아든 재정상황은 최악이었다. 부채는 2003년 이후 줄곧 증가세였다.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도 살림살이가 거덜나기 일보 직전이었다.

더 늘지만 않아도 다행으로 여긴 경남 부채가 10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홍준표 지사의 긴축도정 덕분이다. 올 11월까지 부채 1700억원을 갚았고 연말까지 총 2171억원을 갚을 계획이다. 내년 예산안도 빚 상환에 우선순위를 뒀다. 불요불급한 사업을 줄였다. 도청 간부들의 업무추진비도 10% 이상 삭감했다.

#경상남도 살림에 주름살이 펴지는 또다른 사건이 있었다. 지난달 11일 홍 지사와 허남식 부산시장은 경남 거제와 부산 가덕도를 잇는 거가대로 건설업체와 비용보전계약을 조정, 경남과 부산은 앞으로 37년간 2조7000억원씩 부담을 덜게 됐다. 논란이 끊이지 않는 최소운영수익보장 대신 비용보전 방식으로 바꾸자 양 지자체 합계 재정보전금이 5조4586억원에서 1007억원으로 확 줄었다.

이런 장면들은 꽤 이례적이다. 단순히 부채절감에 성공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한 도지사로서 조직통폐합과 SOC(사회간접자본) 축소 등 표를 잃을 공약을 과감히 밀어붙이고 있어서다. 집권여당 당대표까지 지낸 '뼛속까지 정치인'인 홍 지사가 허리띠 졸라매기를 독려하는 속내가 궁금했다.

이 의문은 홍 지사를 만나자 의외로 쉽게 풀렸다. 그는 "앞으로 국민복지시대가 온다"며 "이에 대비하려면 재정건전화를 이뤄야 하고, 결국 복지재정을 확충하기 위해 부채를 줄이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도가 파산지경에 이르면 그 빚을 갚을 주체는 전부 우리 자식들이고 손주들"이라며 "기회 있을 때마다 부채절감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고 도민 대부분이 이해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세부담률이 선진국의 절반 수준이라 복지수준을 올리고 유지하려면 재정을 튼튼하게 만드는 길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홍준표 경상남도지사는 취임 후 1년여 경남 부채절감과 미래 먹거리 창출에 주력해 왔다./창원(경남)=이기범 머니투데이 기자
홍준표 경상남도지사는 취임 후 1년여 경남 부채절감과 미래 먹거리 창출에 주력해 왔다./창원(경남)=이기범 머니투데이 기자

―그래도 정치인 도지사로서 부채절감에 나서긴 쉽지 않으셨을 것같은데요.

▶부채를 줄이는 목적은 결국 복지비용을 확대하기 위해서입니다. 구체적으로 불요불급한 SOC 예산을 편성 않고, 행정비용을 줄이고, 조직통폐합으로 산하기관을 축소하고 있습니다. 1년 예산이 3억원 정도인데 기관장이 그 절반인 1억5000만원을 쓰는 산하기관도 있더라고요. 그런 것을 통폐합하다보니 재정이 조금은 견실해졌습니다.

―진주의료원 폐업으로 시끄러웠습니다. 폐업이 불가피하고 옳은 결정이었다고 보시나요.

▶돈만 이유로 폐업한 건 아닙니다. 적자가 심하더라도 회생 가능성이 있을 때는 지원을 하지만 회생 가능성이 없었습니다. 강성 귀족노조가 뿌리를 박은 지 14년, 도립의료원이 아니고 강성 귀족노조의 놀이터가 됐습니다. 직원 253명, 그중 의사 15명에 간호사 120명이 하루에 보는 내원환자가 200명 남짓입니다. 그런데 창원의 유명 내과의사가 혼자 보는 환자가 하루에 250명이었습니다.

(지난달 26일 홍 지사를 만나기 위해 찾은 경남도청 정문 앞엔 작은 트럭 1대가 눈길을 끌었다.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위해 달립니다'라고 써붙여 홍 지사의 결단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여전함을 보여줬다. 홍 지사는 그러나 "진주의료원은 적자보다 근원적인 문제가 회생 가능성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외래환자수가 적고, 의료지원이 필요한 극빈환자 비율도 낮은데다 강성노조의 놀이터가 된 곳에 세금을 낭비할 수 없었다"며 폐업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STX 등 경남지역의 상당수 주력 기업이 고전하고 있습니다. 경남도민이 먹고 살 미래 먹거리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으신가요.

▶당연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경남미래 50년 사업'이란 청사진을 만들어 지역별로 특화된 첨단산업을 개발, 기업을 유치하고 산업경쟁력을 높일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가령 거제·하동을 중심으로 해양플랜트, 창원·김해는 산업고도화, 밀양은 나노기술, 사천·진주는 항공클러스터 같은 식입니다. 청사진을 만들기 위해 각 시·도를 찾아 도민들의 의견을 청취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전임 오세훈 시장의 정책과 차별화했습니다. 홍 지사도 무상급식 예산 축소 등 전임 김두관 지사의 정책과 선을 긋는 모습입니다.

▶이어받을 건 이어받고, 잘못한 것은 안 받아들입니다. 지우기보다 일종의 '바로잡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상급식을 반대하지 않습니다. 이왕 이렇게 됐고, 국민적 기대감이 있으니까 합니다. 대신 무상급식 주체는 도 교육청이고 도청 등은 지원기관이므로 도 교육청 부담률을 높여야 합니다. 도와 시·군이 70%, 교육청이 30%를 내는 비율을 교육청이 절반을 내도록 바꾸자는 것입니다. 주무관청에서 최소 50%는 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새누리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보시나요.

▶낙관하기 힘듭니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내년 지방선거가 위기일 것입니다. '선거의 여왕'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이 유세에 못나옵니다. 선거 전체를 이끌고 갈 만한 슈퍼스타가 없습니다. (대안으로) 광역단체장 후보 중심으로 치러야 합니다. 따라서 후보를 선정할 때 친박에 국한하지 말고 범여권 인사 전체를 총동원해야 합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에서 패하면 바로 레임덕으로 가기 때문에 총력전을 펼쳐야 합니다.

홍준표 경상남도지사는 내년 지방선거가 여당이 패할 경우 정권 레임덕이 올 수 있는 만큼 매우 중요한 선거라고 강조했다./창원(경남)=이기범 머니투데이 기자
홍준표 경상남도지사는 내년 지방선거가 여당이 패할 경우 정권 레임덕이 올 수 있는 만큼 매우 중요한 선거라고 강조했다./창원(경남)=이기범 머니투데이 기자

―새누리당이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경제살리기 법안 등을 처리하지 못한다고 불만이 대단합니다. 18대 국회 당시 법안 개정을 주도한 당사자로서 입장은.

▶옛날 법으로 돌아가면 동물국회가 되고 현재 같으면 식물국회가 됩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선진화법에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당대표를 역임했기 때문에 당론에 따라 찬성표를 던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재 선진화법이 악용되는 것은 민주당 등 야권에서 대선 패배의 분풀이를 하기 때문입니다. 야당이 예산안이나 법안 통과에 협조하도록 하는 것은 결국 여론의 힘밖에 없습니다.

―민주당이 투쟁 일변도로 나오면서 여야의 타협이 어렵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야당이 투쟁 일변도를 고집하는 이유를 뭐라고 보시나요.

▶지금 야당은 역사상 최약체입니다. 야권 전체를 아우를 구심점이 없기 때문입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도 합리적인 분이지만 당에 친노(친 노무현) 반노(반 노무현)에 DJ(김대중 전대통령) 계열까지 있다보니 (청와대나 여당과 대화할) 협상 주체가 없습니다. 누구하고 협상하더라도 한 쪽에서 반대하면 추인이 안됩니다. 또 안철수 의원이 야권의 한 축을 형성했습니다.

―대선관련 의혹과 민주당의 특검 주장은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민주당이 이미 손뼉을 치면서 검찰 수사 잘 한다고 했는데 그걸 또 특검하자는 것인가요. 군 기관은 헌법상 군에서 수사하게 돼 있는데 민간 특검에서 한다는 게 말이 되나요. 그걸 협상하자는데 헌법적 가치에 어긋나니 협상 대상이 아닙니다.

인터뷰 말미 홍 지사는 최근 종교계의 박근혜 대통령 하야 성명과 일부 사제단의 발언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국민이 좌우로 갈라져 있어도 종교계는 갈라지면 안된다"며 "특정 세력에 경도돼서 투쟁을 하는 것이 종교의 참모습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대선출마 의사를 묻자 홍 지사는 "대통령 임기가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차기 운운하는 것은 난센스다. 적어도 임기가 절반은 경과한 뒤 차기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일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그는 "저도 내년부터 (나름의) 정치일정이 있다"며 "내년 지방선거에 다시 한 번 출마해서 도정의 기틀을 확고히 잡겠다"고 말해 도지사 성과를 바탕으로 또다른 도전에 나설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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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휘 국제부장

머니투데이 미래산업부(유니콘팩토리) 김성휘입니다. 국회/정당/청와대를 담당했고(정치부) 소비재기업(산업부), 미국 등 주요증시/지정학/국제질서 이슈를(국제부) 다뤘습니다. EU와 EC(유럽연합 집행위),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 등을 경험했습니다. 벤처스타트업씬 전반, 엔젤투자, 기후테크 등 신기술 분야를 취재합니다. 모든 창업가, 기업가 여러분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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