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이해진 CSO(최고전략책임자), 카카오 김범수 의장, 넥슨 김정주 회장,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중 병역특례 아닌 사람이 있는지?"
최근 한 벤처기업인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산업기능요원제도(병역특례)와 관련해 올린 글이다.
그는 이 글에서 "지난 5년간 소프트뱅크벤처스에 몸담았던 심사역 중 절반 이상이 병역특례 출신이라는 점도 병역특례가 벤처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여준다. 한국 벤처 업계의 최대 인맥은 서울대나 KAIST가 아닌 산업기능요원이다."고 썼다.
산업기능요원제도의 존속여부가 올해 안에 결정될 예정인 가운데 "폐지돼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업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산업기능요원 인원은 2011년 5500명에서 2012년 7000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8000명 규모다.
적지 않은 인력이 매년 중소기업에 투입돼 군 복무를 대체하는 상황인데, 구인난에 시달리는 중소업체 입장에선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다.
업계에서는 고마운 인력이지만 병역 형평성 등의 문제로 제도 폐지 논란은 지속돼 왔다.
가수 싸이의 경우 2003년 IT업체에서 병역특례요원으로 3년 동안 근무했지만 부실 복무 논란에 휘말렸고 결국 2007년 현역으로 재입대를 했다.
싸이의 예에서 보듯 '병역비리' 수사를 통해 특례업체들의 비리가 적발되곤 한다. 특례 대상자들이 제대로 근무하지 않았는데도 의무 근무기한을 채우도록 해주거나 전직 고위공무원과 대기업 간부 등의 아들을 병역특례자로 채용, 기술교류 명목으로 해외출장을 보내 오랜 기간 머물게 해 준 행위 등이 검경 수사를 통해 적발됐다.
이같은 비리로 산업기능요원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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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하면 피해 너무 크다" = 하지만 업계에서는 폐지에 따른 피해가 너무 크다는 입장이다.
중견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 제도가 없어지면 젊고 유능한 인력을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며 "폐지될 경우 외국인 근로자로 대체해야 하지만 언어와 관습 차이로 생산성이 훨씬 못 미친다"고 말했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성장전략연구위원은 "산업기능요원제도는 병역특례자에게는 취업 초기 적응과 노하우 축적의 시간을, 중소기업에는 인력 수급난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며 제도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업기능요원제도 유지에는 한 목소리를 내지만 올해부터 대학생 이상 고급인력을 배제하고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졸업생을 우선 배정한 데 대해 IT 업계는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컴퓨터공학 전공자 등 우수 인력을 수급 받을 기회가 아예 없어졌다는 것이다. 기업에 맞춤형 기능인력을 지원하고 고졸 취업 문화를 확산하겠다는 취지로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졸업생을 우선 배정한 것이지만 업계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대표 A씨는 "그동안 카이스트, 포항공대 등에서 공부한 우수 인력들을 인턴으로 채용할 수 있었는데 기회가 사라졌다"며 "프로그램 개발자 채용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대표 B씨 역시 "업무 특성상 특성화고 졸업자를 뽑아서 교육시키고 프로젝트를 맡기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고급인력이 아쉬운 영세업체도 배려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산업기능요원 제도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려던 방안을 인적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경제 활성화 지원 등을 고려해 2015년까지 유지하고, 2016년 이후 존속 여부는 향후 안보환경 등을 고려해 올해 안에 판단키로 했다.
군 고위 관계자는 "산업기능요원제도의 시행 경과를 면밀히 검토하고 안보상황과 병역자원 수급 상황, 제도의 기본 취지와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존속여부를 올해 말에 결정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