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북 경공업 차관, 결국 떼이나

[기자수첩]대북 경공업 차관, 결국 떼이나

박광범 기자
2014.03.27 16:57

"촉구하는 것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다"

대북 경공업 차관 첫 상환기일이 지난데 대해 '북한에 상환을 촉구하는 것 말고, 정부가 실제로 환수를 할 의지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통일부 당국자의 답이다.

정부는 2007년부터 2008년까지 북한에 경공업 차관으로 총 8000만 달러(857억 3600만원)규모의 경공업 원자재를 제공했다. 신발과 섬유, 비누 등의 생산에 필요한 94개 품목이었다.

북한은 차관금액의 3%에 해당하는 240만 달러를 2007년 12월과 2008년 1월 두 차례에 걸쳐 아연괴로 상환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상환해야할 금액은 원금 잔액(7760만 달러)과 이자(843만 달러)를 합쳐 총 8603만 달러(921억 7254억원)가 남았다. 북한은 올해부터 매년 860만 달러를 상환해야 한다.

정부는 북한에 상환을 촉구하는 것 외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 남북관계 상황에서 회담을 제의해도 북한의 반응이 예상가능하다"는 게 통일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북한이 차관 상환을 위한 회담에 응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회담 제의도 없단 의미다.

당시 정부는 북한이 반드시 갚을 것이란 주장과 함께 차관을 통해 북한이 자본주의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국민들을 설득했다.

그렇다면 북한은 정말 상환 능력이 없는 것일까. 당시 남북은 상환방식을 남북 지하자원 개발협력사업의 △북한몫 광물 △개발권 △생산물 처분권 또는 △기타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 등으로 정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북한자원연구소에 따르면 북한에는 △금 331억원 △철광석 3375억원 △구리 314억원 △아연 525억원 △마그네사이트 1조4555억원 △갈탄 3조331억원 △무연탄 6889억원 등의 지하자원이 매장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하자원 개발협력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 대한 남측 책임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계약대로 지하자원 개발에 남측이 참여하라는 요구다. 이는 5·24조치 해제와도 연결되는 문제다.

결국 5·24조치로 정부가 발목을 잡힌 꼴이다.

국민의 혈세를 떼이지 않으려면 5·24조치 예외 적용 같은 방법도 생각해볼 시점이다. 정부의 보다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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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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