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국회출입 7일차 기자의 '유감'

[기자수첩]국회출입 7일차 기자의 '유감'

이하늘 기자
2014.05.21 14:53

언론사 입사 전부터 정치부 기자가 꿈이었다.

햇수로 9년만에 지난 13일 정치부로 발령이 났다. 하지만 발령 당시의 기대와 설레감이 당혹감으로 바뀌는데는 7일이면 충분했다.

생소한 국회 조직과, 길을 잃을 정도로 복잡한 국회 건물구조가 주는 '멘붕'이야 그렇다 치자. 그보다 당혹스러운 점은 정쟁에 매몰된 국회의 민낯이었다.

국회 본회의에서 의원들 간의 몸싸움, 날치기 등이야 익히 봐온 터다.

하지만 법안을 상정하고 논의하는 상임위원회 운영은 좀 다르리라 생각했다. '중앙 무대'에서는 갈등이 있어도 같은 전문분야을 맡는 상임위의 여야 의원들은 더 나은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머리를 맞댈 것이라는 기대였다.

하지만 기자가 담당하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덕'에 기대를 빨리 접을 수 있었다. 미방위는 19대 국회 출범 이후 방송관련 여야 대립으로 인해 다른 부문에 대한 입법이 미진해 '식물상임위'라는 오명을 써왔다.

최근 미방위 전체회의는 여야가 번갈아가며 회의를 보이코트하면서 파행이 계속됐다. 그나마 반쪽짜리 전체회의도 고성만이 오가다 흐지부지 끝나기 일쑤였다. 그 어떤 정책적 고민도, 타협점을 찾기 위한 노력도 찾아볼 수 없었다. 오직 날카롭게 각이 선 정쟁만이 회의실 공기를 가득 채웠다.

미방위 소속 국회의원 보좌관에게 이런 실망감을 토로하자 딱하다는 눈빛으로 들려준 충고. "개별 의원이 아무리 열심히 입법을 하고, 정책을 개발해도 동료 의원들은 물론, 지역구 유권자들도 그리 잘 알아주지 않아요."

국회의원들은 신문에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기사가 나오면 제일 좋아하지만, 부정적인 기사가 나와도 좋아한다는 것. "가장 나쁜 것은 자신의 이름이 전혀 언급되지 않는 거에요. 입법활동에 대한 언론과 국민의 관심이 적은데 어떤 의원이 정책에 매달리겠습니까?"

국회의원들은 표를 먹고 산다. 언론과 국민이 의원들의 입법활동에 관심을 갖고 이를 감시하고, 이를 토대로 다음 선거에서 의원들을 투표로 평가하는 것만이 국회가 본연으로 모습을 찾도록 돕는 가장 빠르고 명확한 방법이라는게 정치 기자 초년병의 깨달음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