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우리 정치개혁의 알파와 오메가는 '개헌'

[기고]우리 정치개혁의 알파와 오메가는 '개헌'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2014.10.27 06:23

[the300]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1987년 헌법은 '대통령 직선제' 등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제도적으로 공고화시킨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27년이 흐른 지금, 1987년 헌법은 구조적 측면에서 여전히 대통령 한 사람이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고 있어, 권력과 인적·물적 자원의 분배가 승자 쪽으로 심하게 치우치고, 우리 정치를 끝없는 정쟁으로 이끌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러한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크게 세 가지로 진단해볼 수 있겠다.

첫째, 경험적 측면이다. 지난 10여년 동안의 경험을 돌아보면, 현실정치에서 국회는 대통령 권력을 향한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고 단언할 수 있다.

즉, 제왕적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베이스 캠프(base camp)'가 돼, 여당은 정권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는데 주저하지 않고, 야당은 여당에 맞서 극한 생존투쟁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선거의 승자는 전쟁의 전리품을 챙기듯 모든 권력을 독점하고 패자는 죄인 마냥 모든 것을 잃는다. 이러한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의 승자독식 구조 하에서 대통령은 ‘선출된 군주’로 군림하며, 제도적으로 보장된 권한 이상의 초월적인 권력을 행사하는 속성을 갖는다. 바로 경험적 측면에서의 대통령제 폐단이라 하겠다.

둘째, 비교법적 측면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4개국 중 4개국(한국, 미국, 멕시코, 칠레)을 제외한 대다수의 국가들이 '분권형 의원내각제' 또는 실질적 의원내각제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통령제를 취하는 선진국들의 경우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나라와 달리 대통령 1인이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를 수 없도록 돼 있다. 예컨대, 미국은 국가 출범 당시부터 연방주의, 의회 중심주의, 사법권 독립 등 다차원으로 분권화돼 있어, 대통령 1인의 권력독점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와 같은 이유로 미국을 제외하고는 성공한 대통령제 국가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서 프랑스 헌법학자 뒤베르제는 "미국 대통령제가 다른 국가에는 진정한 내적 의미의 전이가 이루어지지 않는, 미국만의 폐쇄적인 정치체제"라고 말했고, 독일의 헌법학자 뢰벤슈타인도 "미국 대통령제는 미국 이외의 국가로 한 발짝 수출되는 순간 죽음의 키스로 변한다"고 설파했던 것이다.

셋째, 정치 이론적 측면이다. 대한민국은 갈등이 많은 나라로 분류된다. 국내 한 연구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OECD 34개 국가 중 터키 다음으로 갈등이 높은 나라라고 한다. 사회갈등으로 발생한 경제적 비용도 연간 수백 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처럼 갈등이 많은 나라의 권력구조는 어떠해야 할까? 미국 UC샌디에이고 정치학과 연구교수인 아렌트 레이파트는 저서 '분열된 사회를 위한 헌법 구조, 2008'에서 "갈등이 많고 분열된 사회에서는 다수결주의에 의한 소수파의 배제가 오히려 더 큰 갈등과 불안정을 야기하기 때문에 실질적 민주주의 구현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하면서, 갈등이 많은 나라일수록 '승자독식(all or nothing)'의 '다수결 민주주의'가 아닌 '협의 민주주의'를 선택하는 것이 실질적 민주주의 실현에 적합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제 우리나라도 '다수결 민주주의'라는 갈등 유발형 정치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꿔 '협의 민주주의체제'로 전환해야 하며, 이러한 '분권형 개헌'이야말로 우리 정치개혁의 알파요 오메가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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