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쌈짓돈' 특별교부금 해부] (종합)
장관이나 정치인의 '쌈짓돈'으로 여겨져 온 특별교부금과 특별교부세가 수술대에 오른다.
복지 수요 등으로 지방 재정이 악화되면서 '한 푼'이 아쉬운데 이들 예산은 여전히 불투명하고 비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높기 때문이다. 당초 규모를 줄이는데 어느정도 공감대가 있었지만 교육재정 논란 와중에 야당이 신중론으로 돌아서 결과를 낙관하기 힘든 실정이다.


◇2.5조 알짜배기 예산..지자체 국회의원 '군침'
24일 국회와 정부에 따르면 여야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특별교부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축소하는 법안을 논의한다. 행정자치부(구 안전행정부)가 주관하는 특별교부세는 앞서 지난해 법 개정으로 보통교부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었다.
특별교부세와 특별교부금은 중앙정부가 지방 재정을 위해 배분하는 교부금의 일종으로 미리 반영하기 힘든 특별한 재정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재원이다. 특별교부세는 분권교부세를 제외한 교부세 총액의 3%, 특별교부금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4%로 정해진다. 특별교부세는 당초 비율이 4%였지만 지난해 법 개정으로 3%로 낮아졌다. 올해 예산은 특별교부세가 9861억원, 특별교부금이 1조4564억원에 달했다.
지자체에 배정되는 특별교부세는 도로, 복지시설 등 지방공공시설의 설치 운영과 관련된 '지역 현안 수요' 지원에 40%, 국가시책 사업에 10%, 재난 안전 수요에 50%가 각각 배분되고, 시도교육청별로 배분되는 특별교부금은 국가시책에 60%, 지역교육현안에 30%, 재해에 10%가 각각 투입된다.
이들 예산은 규모 자체로는 국고보조금(40.1조원)이나 보통교부금(31.8조원) 등에 비해 작지만 '알짜배기'로 불린다.
국회 예산 심의를 거치지 않고 부처의 결정만으로 배정을 받을 수 있는데다, 정부 지원에 매칭해 지자체 예산을 별도로 투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지자체와 정치인들의 유치경쟁이 치열하다. 배정 과정에서 부처의 장인 장관의 영향력이 커 '장관의 쌈짓돈'으로 불리기도 하고,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관리용으로 활용된다.
◇누리과정 재원될라...야당 신중론 제기
중앙 지방 할 것 없이 재정이 악화되면서 특별교금세와 특별교부금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책 수요의 경우 사실상 국가 사업을 대신 실시하는 경우가 많아 지방자치단체나 교육청의 재정 자율성과 국회의 예산 심의권을 제한한다는 비판이 있어 왔고 현안 수요도 지자체나 국회의원들의 정치력에 휘둘린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참여정부 때 '신정아 사건' 등 권력형 비리와 관련해서도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당초엔 특별교부세에 이어 특별교부금도 규모를 줄이자는데 정치권의 공감대가 어느정도 있었다. 현재 국회에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4%에서 2~3%로 비중을 낮추고, 용도별 배분 비율을 조정하는 법안들이 7건이나 계류돼 있다. 정부 법안은 3%로 낮추는 안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특별교부금 비중을 3%로 낮추는 정부안에 대해 여야도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법안이 처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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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교육복지 이슈가 불거지면서 야당이 조심스러운 입장으로 돌아섰다. 특별교부금 축소로 보통교부금이 늘어날 경우 정부, 여당에서 무상보육 등에 추가로 중앙 재정 투입을 줄이는 논리로 활용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지난달 발표한 '2015년 예산안 분야별 분석' 보고서에서 지방교육재정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특별교부금 배분비율을 축소해 보통교부금으로 배분해 지방교육의 일반재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2015년 예산을 기준으로 특별교부금 배분 비율을 1%포인트 축소(4%->3%)할 경우 3479억원, 2%포인트 축소(4%->2%)시 6958억 원이 일반 재원인 보통교부금으로 확충된다고 밝혔다.
교문위 야당 관계자는 "특별교부금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야권이 지속적으로 주장을 해온 내용"이라면서도 "하지만 지금 국면에서는 (특별교부금을 포함한) 교육재정 자체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체 교육 재정 문제와 같이 풀어야지 이 문제만 따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애인에게, 모교에, 지역구에 펑펑…'특교'가 뭐길래
특별교부세와 특별교부금이 일반인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2007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른바 '신정아 사건' 때다.
변양균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은 신정아 씨를 교수로 채용한 동국대 이사장 영배 스님이 주지로 있던 사찰인 경북 울주군 흥덕사에 특별교부세가 지원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 변 실장은 이 사건으로 징역1년에 집행유예2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받았다.
다음 해인 2008년에는 교육부가 주관하는 특별교부금 문제가 터졌다.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비롯한 교과부 간부들이 모교를 방문해 특별교부금을 통해 예산 지원을 약속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 장관은 결국 낙마했다. 감사원이 그해 말 발표한 '교과부 특별교부금 운영실태’에 따르면 교과부 장·차관, 실·국장 등 간부들은 2004년부터 2008년 5월까지 모두 122차례에 걸쳐 특별교부금 13억원을 학교방문 격려금 용도로 부당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사건 외에도 특별교부세와 특별교부금에 대한 문제제기는 꾸준히 이뤄져왔다. 지난 2002년 10월에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교육위 소속 국회의원들의 지역구와 교육부 특별교부금의 관계를 밝혔고, 2007년 7월에는 공무원노조가 행정자치부 특별교부세 현황을 백서로 발간해 세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03년 행정자치부 업무보고에서 "특별교부세를 폐지하는 방안까지 포함해 근본적 개선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후 2004년에 한 차례 법 개정이 이뤄지지만 근본적인 해법이 나오진 못했다. 결국 '신정아 사건'이 터져 나오면서 참여정부 임기 후반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두 예산이 이처럼 자주 도마위에 오르내리는 기본적으로 정치 바람을 타기 쉬운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예산 심의를 거치지 않고 행정자치부(특별교부세)와 교육부(특별교부금) 차원에서 배정이 가능해 정권의 실세나 힘있는 정치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을 소지가 크다. 특히 특별교부세의 40%, 특별교부금의 30%를 차지하는 '지역현안수요' 항목은 사실상 용도에 제한이 없어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지방자치단체들의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 특별교부세 현안수요로 배정된 사업들을 보면 각종 도로 개설에서부터 방범용 CCTV 설치, 국공립어린이집 건립, 경로당, 어린이 놀이시설 개선, 노후 청사 정비 등 다양한 사업들에 배정이 이뤄졌다. 특별교부금 현안수요 사업도 운동장, 기숙사, 급식소 증축 등 교육과 관련된 사업들은 대부분 대상이 될 수 있다. 올해부터 특별교부세가 보통교부세의 4%에서 3%로 줄었지만 현안수요는 30%에서 40%로 내부 비중이 늘어 배분액이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지역구를 가진 의원들은 현안수요 사업을 따내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면서 "고위당직자나 행자부를 담당하는 안행위, 교육부를 담당하는 교문위 소속 의원들의 경우 예산을 좀 더 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제도적인 개선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특별교부세의 경우 보통교부세의 1/11(9.1%)에서 지난 2004년 4%로 축소됐고, 지난해 법 개정으로 다시 3%로 낮아졌다. 배분 내역도 소관 국회 상임위에 보고 하도록 해 투명성도 다소간 보완이 이뤄졌다. 특별교부금도 지난 2004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1/11(9.1%)에서 4%로 낮아졌고 추가로 2~3%까지 수준으로 낮추는 법안들이 발의돼 있다. 정부가 제출한 법안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3%로 낮추고 소관 상임위 보고를 법제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교 잡아라" 지자체→국회의원→부처 '삼각 거래'

#경기도 A시에는 최근 주민들을 위한 문화·체육·복지시설을 갖춘 복합청사가 들어섰다. 이 복합청사를 짓기위해 들어간 예산은 총 122억원. 이 중 중앙정부와 경기도 예산이 각각 46억원과 32억원이 투입됐다. 나머지 44억원은 행정자치부(구 안전행정부)가 예기치 못한 지역 현안 사업에 임의적으로 쓸 수 있는 특별교부세에서 끌어왔다. 이 지역 국회의원은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지낸 중진 의원이다. 이 의원은 복합청사 예산이 부족할 때마다 특교세 등으로 예산을 확보해 냈다고 지역 주민들에게 자신의 공을 홍보하고 다닌다.
#충청도 지역의 한 초선 국회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 교육문화센터 건립을 목적으로 특별교부세 7억원을 확보했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2012년 부지매입과 2013년 기본설계용역 완료 이후 예산 확보가 되지 않아 중단된 사업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예산안 심사에서 사업 중단이 결정된 이유가 분명히 있을 테지만 문화센터 건립을 안행부의 특교세로 소위 돌려막기를 한 셈이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한창인 연말 즈음 국회의원들 사이에서는 행자부와 교육부를 상대로 또다른 예산 전쟁이 벌어진다. 행자부와 교육부가 집행하는 특별교부세와 특별교부금을 자신의 지역구 사업에 배정받기 위해서다. 특교세·특교금이 정부와 국회, 지방자치단체 간 '삼각 동맹'의 주고받기 수단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의원들은 지역 민원 해결용으로 특교세·특교금을 활용하기 위해 무한경쟁을 펼친다. 해당 부처 장관과 수시로 면담해 직간접적으로 배정을 청탁한다. 각 의원실에서도 안행부와 교육부 직원들에게 자신의 지역구 사업을 챙겨줄 것을 요청한다.
특교세·특교금은 안행부와 교육부가 재난이나 국가 시책, 지역 현안사업 등 지방자치단체들의 예기치 못한 재정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재원이다. 특히 지역 현안 관련 특교세는 용처를 미리 정하지 않고 임의로 배정할 수 있다보니 각종 지역 민원 사업에 동원되기 일쑤다.
이러다보니 부처와 지자체 간 '밀당(밀고 당기기)'에 국회의원이 가세한다. 지역구 관리 차원에서 해당 지자체와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때문이다. 지자체는 국회의원을 통해 예산 확보를 보다 용이하게 할 수 있고 국회의원은 특교세·특교금을 배정받은 현안 사업을 자신의 성과로 포장할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서도 부처 예산을 심사하는 국회의원에게 특교세·특교금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어 '윈윈'이다.
쌈짓돈처럼 여겨지는 특교세·특교금 배정에는 당연히(?)국회의원 간 '힘의 논리'가 작용한다. 실제 지난해 현안 관련 특교세 배정 지역을 보면 새누리당 의원 지역구에 배정된 특교세 규모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지역구의 두 배에 달한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관계자는 "정말 힘있는 국회의원들은 일반 예산에서 챙길 것을 다 챙긴다"며 "그러다보니 특교세·특교금이라도 지역구 예산으로 배정받으려는 경쟁이 더 치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교세' 지역현안 예산, 어느 의원이 얼마나 가져갔나

지역에서 예상치 못하게 발생하는 특별한 재정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편성되는 특별교부세가 실제로는 도로와 건물, 편의시설 등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의 부족분을 메우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24일 머니투데이 the300이 행정자치부(구 안전행정부)의 '2013년 지방교부세 운영사항 보고' 문건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지난해 지역현안 사업에 대응하기 위한 특별교부세 몫으로 약 4000억원이 소요됐으며 이중 43%에 해당하는 1700억원 규모가 도로 개설과 확·포장 등에 사용됐다.
지역별로는 경남이 260억원 이상을 도로 사업에 특교세를 사용했고 경북이 193억원, 경기도가 177억원, 부산이 148억원, 충남과 전남이 각각 139억원씩 예산을 배정받았다. 경상남북도와 부산이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등 지역 편중이 심한 편이다.
특교세 교부 명목으로 위험도로 정비나 주민 편의 제고를 위해 시급을 다투는 도로 개설 등도 있지만 단순한 도로 확포장이나 도시계획도로 개설 등 일반적인 도로 사업도 다수 포함돼 있다.
도로 사업에 대한 특교세 배정은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 SOC 예산 부족분을 보충하는 데 집중 타깃이 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예산 심사에 포함되지 못하거나 금액이 깎인 사업을 특교세로 메우는 셈이다.
도로에 이어 공원이나 레저 시설 등 지역 편의시설에 사용된 금액도 1060억원(27%)에 이른다. 경기도가 180억원 가까운 금액을 공원이나 체육시설, 인조잔디 조성 등에 지출했다. 이어 경남과 강원이 106억원과 105억원 등 지역 편의시설에 사용했다.
복지센터나 관공서 건물을 짓는 데에도 특교세가 톡톡한 몫을 했다.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86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특교세에서 배정받아 건물 신축과 증축, 개보수에 보탰다. 이 부분은 경기와 서울이 178억원과 99억원으로 1, 2위를 기록, 수도권이 월등히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영남 등 지방이 주로 도로 사업에 특교세를 투입한 반면 서울과 수도권은 건물과 편의시설에 특교세를 활용하는 편이었다. 국회의원들이 행자부로부터 특교세를 확보하는 중점 부분도 여기에서 갈린다.
서울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한 의원실 관계자는 "도로 사업이 지역구 유권자에게 눈에 보이게 생색낼 수 있긴 하지만 서울은 땅값이 비싸 특교세로 도로 사업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로 지역 시설을 짓는 예산을 따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의원별로는 지역구에 복수의 기초단체가 속해있는 의원들의 현안 관련 특교세 배정액이 큰 편이었다. 여러 기초단체에 걸쳐 이뤄지는 도로 사업 관련 특교세를 주로 배정받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봉화·영덕·영양·울진군 네 개 기초단체 지역을 포함하는 강석호 새누리당 의원이 64억원으로 가장 많고 경대수 새누리당 의원이 62억원으로 그 뒤를 잇는다. 도로 관련 예산이 주를 이룬다. 이어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과 황주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이개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순이었다. 정병국 의원을 제외하고는 기초단체 지역이 하나거나 오히려 갑, 을, 병 등으로 나뉘는 경우가 많은 서울, 수도권 지역 의원은 특별교부세 배정액이 낮은 것이 특징이다.
예기치 못한 지역 재정수요를 충당한다는 당초 목적과 달리 사업 내역이 불분명하거나 지나치게 추상적인 데에도 특교세가 배정된 경우도 발생한다.
서울 마포구는 지난해 1월 '주민 불만제로 안전한 도시 마포조성'이란 사업에 7억원을 배정했다. 이 지역 국회의원은 노웅래·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다. 유재중 새누리당 의원이 지역구를 두고 있는 부산 수영구는 '국민체력증진 기반 조성'이란 명목으로 7억원의 특교세를 타냈다.
지역별로 현안 사업 명목의 특교세 규모는 경기가 559억원, 경북 424억원, 경남 406억원, 전남 339억원, 부산 256억원 등 순이다. 울산과 세종, 제주는 각각 65억원과 41억원, 28억원으로 최하위를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