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1800만명 대상…'맑은 사회' 만들 '무서운 법'

김영란법, 1800만명 대상…'맑은 사회' 만들 '무서운 법'

진상현 기자
2015.01.08 20:38

[the300]공직사회 투명화 취지 불구 국민청원권 위축 등 부작용 우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김용태 법안심사소위원장을 비롯한 소위원들이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등 법안들을 심사하고 있다. 2015.1.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김용태 법안심사소위원장을 비롯한 소위원들이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등 법안들을 심사하고 있다. 2015.1.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공직자의 금품수수나 부정청탁을 방지하기 위한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방지법)이 8일 국회 논의 9개월만에 정무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공직사회가 투명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국민들의 청원권 위축, 과잉 규제 등 우려도 적지 않다.

◇공직사회와 민간, 소통 단절 우려 =김영란법은 몇년 전 세상을 떠들석하게 만들었던 '스폰서 검사' 사건이 계기가 됐다. 직무의 대가가 없었다는 이유로 금품을 받고도 처벌을 받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자 이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부정청탁에 대한 엄격한 처벌을 통해 공직사회가 투명해지도록 한다는 취지도 담고 있다.

실제로 김영란법이 시행될 경우 공직자에 대한 일상적인 접대가 사라지고 보다 공정해지는 효과가 기대된다.

시행과정에서 진통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제기되는 부분은 국민의 청원권 위축이다. 이날 소위를 통과한 법안은 '부정청탁'의 예외 유형을 명시하고 그 외에는 모두 금지하는 네거티브 방식에서 금지 유형을 적시하고 원칙 허용하는 포지티브 방식으로 바뀌었다. 법안의 모호성에 대한 비판을 수용했지만 여전히 금지되는 부정청탁의 유형이 광범위하다는 지적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했던 민원들이 부정청탁의 대상이 되면서 처벌을 받을 수 있고, 청탁을 받은 공직자는 그 사실을 신고해야 한다는 얘기다. 부정청탁으로 추후 드러날 경우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안이 애매할 때도 일단 신고를 하고 봐야 한다. 이런 과정들은 모두 기록되고 관리된다. 공직자나 민원인 모두 리스크가 짊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로 결국 공직사회와 민간사회의 소통을 급속히 냉각시킬 수 있다.

직무연관성에 관계없이 100만원 이상을 받으면 형사처벌토록 함에 따라 101만원은 처벌되고 99만원은 괜찮게 되는 상황도 예상된다.

법안의 내용이 복잡하고 모호한 부분이 많아 검찰 등 사법권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공직사회가 좌지우지될 가능성도 크다. 정무위 소속의 한 국회의원은 "김영란법이 통과되면 우리사회가 완전히 '검찰공화국'이 될 것이라는 얘기도 듣고 있다"고 말했다.

법의 적용 대상이 되는 공직자는 기존 정부안에서 사립학교, 사립유치원 그리고 법에 따라 등록된 언론기관(인터넷 언론 포함)까지 포함돼 더욱 늘어났다. 직접 대상자만 180여만명이고 금품수수 금지가 함께 적용되는 가족을 포함할 경우 대상자는 1800만명에 이른다.

◇여론에 밀려 강행… 후폭풍 우려=이런 우려에도 국회가 김영란법 처리를 강행한데는 공직사회를 투명하게 만든다는 법안의 취지가 워낙 강력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이 개혁을 거부하면서 김영란법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서둘러 법을 통과시켰다는 말이다.

당초 법안이 금품수수 금지, 부정청탁 금지, 이해충돌 방지 등 세부분으로 돼 있었지만 합의되지 않은 이해충돌 부분을 빼고 합의된 부분만 이례적으로 통과시킨 것도 이런 연장선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국회 정무위 관계자는 "공직자들이 시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들을 수 있어야 실효성 있는 정책이 나오고 시장의 수요를 정확히 알수 있다"면서 "법 시행으로 공직사회와 민간의 소통이 단절 될 경우 사회 전체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이는 우리 모두의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법안 소위 통과소식을 들은 직후 기자들에게 "대통령 공약사항인데 정말 무서운 법"이라며 "이렇게 되면 우리사회가 완전히 정화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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