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기재부 해외 사례 등 확인…세법 개정 국회가 변수

정부가 면세점 담배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결과가 주목된다. 원론적으로는 세금을 매기지 않는 것이 맞지만 담뱃세 인상으로 시중 담배와의 가격차가 너무 크게 벌어졌고, 해외에도 면세점 담배에 세금을 부과하는 예가 있는 만큼 세금 부과가 가능하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하지만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어서 현실화되기까진 넘어야할 산이 많다.
기획재정부는 12일 면세점 담배 과세 머니투데이 보도와 관련, "담뱃세 인상으로 인한 면세담배와의 가격격차 문제를 검토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건강증진부담금 및 폐기물부담금 부과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해외도 과세 사례…일본, 소비세 일부 부과=11일 국회,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정부가 면세점 담배에 건강증진부담금 등 일부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게 된 것 다른 나라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는 등 과세에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획재정부가 최근 미국, 중국, 프랑스, 일본 등 주요 국가의 담배가격 현황을 분석한 결과 면세점 가격과 시중 담배가격 차이가 큰 정부가 담배가격에 일부 개입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현재 주요 국가의 면세 담배가격은 시중 가격의 약 60%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저세율이 부과되는 미국과 중국은 54% 수준, 고세율인 프랑스와 일본은 각각 80%와 68% 수준이었다. 면세 담배 가격을 70%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담배사업자 KT&G의 계산도 이들 해외 국가들의 사례를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쟁점은 어떻게 면세 담배 가격이 결정됐는지다. 시중 담배 가격과의 격차를 줄이는 방식으로 담배사업자가 공급 가격을 올릴 수도 있고 , 정부가 세금을 올리는 형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면세점에서도 일부 세금을 징수한다. 일본은 면세 담배 1갑 당 개별소비세가 31.85엔 (약 300원)이 부과된다. 한 보루로 치면 우리 돈 약 3000원 수준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본은 면세 가격과 시중 가격의 격차가 우리나라와 비슷하다"며 "면세 담배 인상 방안을 검토하다 일본에서 면세 담배에 개별소비세의 일부를 부과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국면세협회 관계자도 "면세점이라고 해서 모든 세금이 다 면제되는 것은 아니고 각 나라별로 자신들의 사회적·산업 별 특성에 맞게 일부 세금을 부과하기도 한다"며 "일본의 경우도 개별소비세는 특정 품목에 한해 부과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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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화로 환산된 일본의 시중 담배가격은 1보루 당 약 40 달러고 이 중 세금이 약 27.2 달러로 약 68%를 차지한다. 면세점에서는 시중 담배가격에서 세금을 뺀 가격(12.8달러) 보다 17 달러 가량 높은 30.4 달러에 판매된다.
유럽도 면세점 담배가 모든 세금을 면제 받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의 경우 시중 담배 가격(86.30 달러)에서 세금을 뺀 가격은 17.26 달러에 불과하지만 면세 담배가격은 그보다 3배 높은 55달러 수준이다. 여기에도 공급가격 차이 외에 세금이 일정부분 부과되고 있을 것이란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해외 담배업체 관계자는 "유럽의 경우 국가들이 인접해 있고 면세 담배 접근성이 높기 때문에 흡연자들의 밀수 담배 구입을 막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면세 가격을 올려받는다"면서 "정확하게 세금의 형태는 확인할 수 없지만 공급사가 면세점 담배 가격을 전부 다 결정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법 개정 필수… 현실화 만만치 않을 듯=일각에서는 담배 공급사와 면세점 사업자가 담배가격을 올리는 것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면세점 담배가격 통제가 담배사업자에게도 중요하고 현행 법에서 담배가격은 담배사업자와 면세사업자가 결정하게끔 돼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도 정부가 소액의 소비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그 나머지 차액은 담배공급사와 면세사업자가 결정한 가격이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국회의 벽을 넘어야 한다. 국민건강증진법 등 관련 세법을 개정해야 정부가 면세점 담배에 세금을 물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담뱃세 인상을 놓고 정기국회 내내 홍역을 앓았던 정치권으로선 시장 규모가 다르긴 하지만 면세점에 세금을 물리는 방안을 다시 추진하는 것이 부담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