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보수 새지평 열겠다" 부자·대기업 증세 시사

유승민 "보수 새지평 열겠다" 부자·대기업 증세 시사

김태은 기자
2015.04.08 10:38

[the300](상보)"재벌·대기업 아닌 서민·중산층 편에 설 것"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에서 자신의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15.4.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에서 자신의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15.4.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재벌·대기업이 아닌 서민·중산층의 편에 서겠다고 선언했다. 보수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포부에서다. 이를 위해 법인세 등 부자와 대기업에 대한 증세,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하청단가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진 전환 강화 등의 파격적인 경제 정책을 제안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서 "심각한 양극화 때문에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는 갈수록 내부로부터의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새누리당은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받는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겠다"면서 구체적으로 빈곤층, 실업자, 비정규직, 초단시간 근로자, 신용불량자,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장애인, 무의탁노인, 결식아동, 소년소녀 가장,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 등을 언급하며 이들을 위해 존재하는 당이 되겠다고도 했다.

이같은 기조 변화에 발맞춰 "우리나라의 부자와 대기업은 그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세금을 떳떳하게 더 내고 더 존경받는 선진사회로 나가야 한다"면서 부자와 대기업 등에 대한 증세 필요성을 시사했다.

유 원내대표는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낸다는 원칙, 법인세도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원칙, 그리고 소득과 자산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보편적인 원칙까지 같이 고려하면서 세금에 대한 합의에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부자와 대기업은 그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세금을 떳떳하게 더 내고 더 존경받는 선진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조세의 형평성이 확보되어야만 중산층에 대한 증세도 논의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증세 없는 복지'의 기조를 깨뜨리고 세금과 복지 문제에 대한 여야 합의기구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도 세금과 복지에 대한 새로운 구상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유 원내대표는 아울러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사회경제 전반에 걸쳐 고통스러운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공정한 고통분담과 공정한 시장경제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재벌 역시 이 개혁에 동참해야 한다며 대기업 임금인상이 아닌 하청단가 인상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유 원내대표는 "정부는 재벌대기업에게 임금인상을 호소할 것이 아니라 하청단가를 올려 중소기업의 임금인상과 고용유지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재벌대기업은 지난날 정부의 특혜와 국민의 희생으로 오늘의 성장을 이뤘다"며 "일가 친척에게 돈벌이가 되는 구내식당까지 내주고 동네 자영업자의 생존을 위협하는 부끄러운 행태는 스스로 거둬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천민자본주의의 단계를 벗어나 비정규직과 청년실업의 아픔을 알고 2차, 3차 하도급업체의 아픔을 알고 이러한 문제의 해결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존경받는 한국의 대기업상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 원내대표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재벌정책은 재벌도 보통 시민들과 똑같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라며 "재벌그룹 총수 일가와 임원들의 횡령, 배임, 뇌물, 탈세, 불법정치자금, 외화도피 등에 대해서는 보통 사람들, 보통 기업인들과 똑같이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 점에서 대통령, 검찰, 법원은 재벌들의 사면, 복권, 가석방을 일반 시민들과 다르게 취급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사회 양극화 해소 차원에서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유 원내대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정책 못지않게,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 등 이중구조를 해소하고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정부와 공기업은 지금 추진 중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더 확실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30대 그룹과 대형 금융기관들도 상시적 업무에 일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양극화 해소를 시대적 과제로 삼았던 점도 높이 평가했다.

유 원내대표는 "10년전 노무현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양극화를 말했다"며 "양극화 해소를 시대의 과제로 제시했던 그 분의 통찰을 저는 높이 평가한다. 이제양극화 해소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함에 있어서는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의 새누리당이 경제성장과 자유시장경제에 치우친 정당이었다면, 오늘의 이 변화를 통하여 내일의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의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정당이 되겠다"며 "자유시장경제와 한국자본주의의 결함을 고쳐 한국경제 체제의 역사적 진화를 위해 노력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또 단기부양책을 버리고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데 모든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는 "KDI가 발표한 장기거시경제 전망에 따르면 현재의 3.5%의 잠재성장률은 2050년대에 1.0%로 추락하고 더 비관적인 전망에 따르면 2040년대부터 1.0% 이하로 추락해 2060년대부터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한다"면서 "대한민국이 성장을 못하는 나라, 저성장이 고착화된 나라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100년간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하고 가장 어려운 문제는 경제성장"이라며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일은 한 두가지 정책수단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뼈를 깎는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경고하며 정부의 대책도 촉구했다. 아울러 야당을 향해 공무원연금 개혁의 4월 처리도 당부했다. 유 원내대표는 "지금 가계부채가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며 "이 문제가 우리 경제 전체의 리스크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정부가 정교한 대책을 수립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요청했다.

또 오는 16일 1주기를 맞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세월호 인양과 유가족 배보상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 갈등과 고통을 치유하는 계기로 삼자고 호소했다.

유 원내대표는 "온 국민이 함께 희생자를 추모하고, 생존자의 고통을 어루만져 드려야 한다"며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배상 및 보상 등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정부는 진지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치권은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비극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 통합과 치유의 길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