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00]팽목항 찾아 희생자 추모…대국민 발표문 "유가족 고통 누구보다 잘 알아…다 함께 배려하고 도와드려야"(종합)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1주기인 16일 "필요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서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선체 인양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콜롬비아 등 중남미 4개국 순방 출국에 앞서 사고 현장 인근의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한 뒤 대국민 발표문을 통해 "얼마 전 세월호 선체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발표가 있었다. 저는 이제 선체 인양을 진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대통령이 팽목항을 방문한 건 사고 발생 19일째였던 작년 5월4일 이후 11개월 만이고, 지난 6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는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결론이 나면 실종자 가족과 전문가들의 의견과 여론을 수렴해서 선체 인양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있다.
박 대통령은 "1년 전 오늘, 우리는 온 국민에게 충격과 고통을 안겨준 세월호 사고로 너무나 소중한 많은 분들 잃었다"며 "사랑하는 사람들을 갑자기 보낼 수밖에 없었던 그 비통한 심정과 남아 있는 가족들이 짊어지고 가야 할 고통의 무게를 생각하면, 저는 그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건지 마음이 무겁고 아프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직도 저 차가운 바다 속에는 돌아오지 못하는 9명의 실종자들과 가족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며온다"며 "오늘 세월호 1주기를 맞이하여 지난 아픈 1년의 시간들을 추모하고 그분들의 넋을 국민과 여러분과 함께 기리고자 한다"고 애도했다.
박 대통령은 "갑자기 가족을 잃은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그 아픔이 지워지지도
않고 늘 가슴에 남아서 삶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도 제 삶을 통해서 느껴왔다"며 "그러나 이제는 가신 분들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그분들이 원하는 가족들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고통에서 벗어나셔서 용기를 가지고 살아가시기를 바란다"고 위로했다.
그러면서 "좌절은 희망을 잃게 하고 삶을 더욱 힘들게 만들어 가고, 우리 스스로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워 살아나가야만 한다"며 "정부는 유가족 및 실종자 여러분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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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1년이 지난 지금, 사고 당시의 충격 때문에 여전히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분들이 하루속히 그날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다 함께 배려하고 도와 드려야 하겠다"며 "아직도 사고 해역에는 9명의 실종자가 있다. 정부는 실종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다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진상 규명과 관련해선 "국회에서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되었고, 이에 따라 민관 합동 진상 규명 특별조사위원회가 출범하여 곧 추가적인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며 "그동안 정부는 사고 이후 유가족에 대한 긴급 지원을 포함해서 다각적인 지원 노력을 기울여왔고, 앞으로도 유가족과 피해자들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 피해 배보상도 제때에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국민 한 분 한 분의 안전을 지키는 안전 국가 건설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지만, 안전 국가 건설은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할 수가 없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안전 의식이 체화되고 안전 문화가 생활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함께 노력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더불어 "우리 국민들은 오랜 역경과 시련 속에도 그것을 극복하며 기적의 역사를 써왔고, 이제 세월호의 고통을 딛고 그 역경과 시련을 이겨내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길에 나서주시기를 간곡히 부탁 드린다"며 "우리는 지난 1년 간 겪었던 슬픔에 좌절하며 그냥 주저 앉아 있을 수 없고, 이제 우리 모두 함께 일어나서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일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결연한 각오로 추진해 왔던 변화의 물결을 더 크게 일으켜서 올해를 안전 대한민국의 원년으로 만들어 나가자"며 "오늘 세월호 1주기를 맞이하여 다시 한 번 희생자와 실종자를 추모하며 그 고귀한 영혼이 국민 여러분의 마음에 영원히 잊혀지지 않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힘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을 맺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팽목항에서 세월호 희생자·실종자 유가족들은 따로 만나지 못했다. 유가족들은 박 대통령 도착에 앞서 현지에 차려진 임시 분향소를 폐쇄하고 현장을 떠났다.
검정색 정장 차림으로 오후 12시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유기준 해양수산부장관, 이주영 전 해수부장관, 이낙연 전남지사의 안내로 분향소로 이동, 헌화와 분향을 하려했다.
하지만 분향소 앞에 테이블과 실종자 사진 판넬이 놓여 있어 들어가지 못하고 실종자 9명의 사진을 하나하나 바라봤다. 이 전 장관과 유 장관이 박 대통령에게 실종자들의 사연을 설명했고, 박 대통령은 말없이 듣기만 했다. 이어 분향소 옆에 있는 실종자 가족들의 임시 숙소를 둘러 본 뒤 방파제로 이동, 현수막과 여러 사연들을 읽으며 걸어갔다. 방파제 중간쯤에 서서는 바다를 뒤로하고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