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몽테스키외가 살아있다면···

[우보세]몽테스키외가 살아있다면···

서동욱 기자
2015.06.22 06:14

[the300]우리가 보는 세상

프랑스의 계몽 사상가이자 법학자인 몽테스키외는 그의 역저 '법의 정신'에서 삼권분립에 대해 얘기한다. 국가 권력을 입법권과 집행권으로 구분한 영국 철학자 존 로크의 권력분립론을 발전시켜 국가권력을 입법·사법·행정의 3개 권력으로 분립할 것을 주장했다.

로크의 권력분립론은 영국 헌정에 영향을 미쳐 의원내각제 이론으로 발전했고 몽테스키외의 삼권분립론은 미국 헌법제정에 영향을 줘 대통령제 이론으로 발전하게 된다. 로크가 입법권의 우월을 주장한 데 반해 몽테스키외는 자유주의적 입장에서 권력의 '억제와 균형'에 중점을 두고 삼권분립을 논했다.

'법의 정신'을 보면 "인간은 누구나 권력을 쥐면 그것을 남용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몽테스키외의 생각이었다. 그의 삼권분립론이 적극적으로 국가권력의 능률향상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소극적으로 국가권력의 집중과 전횡을 막으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입법권과 집행권이 결합되면 자유란 존재할 수 없고 재판권이 입법권과 집행권으로부터 분리되지 않을 때에도 자유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몽테스키외가 살았던 18세기 프랑스는 루이 14세에서 루이 15세 통치로 이어지던 절대군주제 시대였다. 어머니가 영국인이었던 그는 영국의 당시 정치제도와 사상에 매료됐는데 그 이유는 "영국의 군주 권력은 법률에 의해 견제·제한되고 있어 그 누구에게도 해로움을 주지 않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정부 시행령에 대한 국회의 수정 요구권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입법과 행정의 충돌이 한 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청와대는 삼권분립의 훼손을 주된 근거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고 있고 국회는 우여곡절 끝에 법안의 '자구'를 바꾼 사실상의 수정안을 정부로 이송했다.

개정안 이송 과정에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의 이의 제기로 절차가 3시간 가까이 지연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청와대는 "딱 한 글자 고쳤을 뿐"이라며 바뀔 게 없다는 입장이고 야당 소속 국회 부의장은 "한 글자 차이가 어마어마한 것"이라며 각을 세웠다.

청와대의 강경기류는 집권여당 1인자와 2인자의 불협화음을, 친박계와 비박계 의원들의 분열을 강요하고 있다. '삼권'의 또 다른 한 축인 사법부는 두 권력기관의 쟁투를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메르스와 메르스의 공포가 덮친 2015년 대한민국의 '삼권'은 억제와 균형의 기능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권력 누수에 대한 집착, 당파적 안위, 정치적 개인을 위한 '눈치보기'만 있을 뿐이다.

몽테스키외는 1755년 66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유행성 감기에 걸렸고 감기가 악화돼 폐렴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이 위대한 사상가가 대한민국에서 자신의 삼권분립론이 회자되고 있는 상황을 지켜봤다면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내가 말한 삼권분립의 핵심은 그 누구에게도 해로움을 주지 않는 권력의 실현이었다"라고 강변했을까. 아니면 "누구나 권력을 쥐면 남용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며 쓴웃음을 짓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서동욱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서동욱 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