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자위대 '한반도 전개'…'창조외교' 시험대

[우보세]자위대 '한반도 전개'…'창조외교' 시험대

서동욱 기자
2015.09.22 16:04

[the300]우리가 보는 세상

아베 신조 정권이 일본을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되돌리는 집단자위권 법제화를 사실상 완성하면서 한국 외교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집단자위권은 동맹국 등이 공격당했을 때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반격할 수 있는 권리로, 일본은 지난 19일 새벽 관련 법안을 참의원 본회의에서 표결로 가결했다. 2차 대전 패전 후 70년 만에 일본 군대의 해외파병이 가능해진 순간이다.

우리 외교부는 법안 통과 직후 2개 문단으로 된 짤막한 논평을 냈다. 요지는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투명하게 추진해야 하고, 한반도 안보와 관련해선 우리 측 요청 또는 동의가 없는 한 용인될 수 없다는 것이다.

'전쟁 가능 국가' 일본에 대한 우려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됐다. 지난 21일 법사위의 국방부 군사법원에 대한 국감에서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북한이 전쟁을 일으켜 전시작전통제권을 가진 미군이 일본 자위대에 (한반도로) 들어오라고 하면 거절할 수 있느냐"고 물었고 한민구 국방장관은 "거절할 수 있다"고 답했다. 전작권은 한미 양국 대통령의 통수지침에 따라 수행하는 것이어서 우리 대통령이 허락하지 않으면 진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본의 군사적 팽창을 바라보는 우리 정부의 시각은 복잡하다. 일본의 안보법 개정이 대북 억지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현실과 그로 인한 일본의 군사영향력 확대는 한반도 안보에 '양날의 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안보법안은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아베정권과, 자위대를 활용해 중국의 군사적 부상을 완화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한중일 3국의 군비경쟁은 물론 한미일 3국의 군사동맹을 요구하는 미일의 압박이 강화될 것이라고 안보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일각에선 자위대의 한반도 전개 자체를 무조건 비판할 것이 아니라 사안에 따라 따져봐야 한다고 말한다.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현실적 방어전략을 우선해야 한다는 논리다. 일본 군사대국화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근본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있다. 미국과의 군사적 밀착에 편승한 일본의 군사적 팽창을 '양날의 검' 정도로 인식하는 것은 냉엄한 외교현실을 보지 못하는 안일한 상황인식이라는 것이다.

일본의 '전쟁 가능국가'가 완성된 올해는 '가쓰라-태프트 밀약'이 있은 지 110년이 되는 해다. 1905년 일본제국 총리대신 가쓰라 다로와 미국 육군장관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의 밀약은 미국의 필리핀 지배권, 일제의 대한제국 지배권을 용인했고 이 협약 이후 일제는 같은 해 11월 대한제국에 을사늑약을 강요했다.

시대와 대상이 변했고 목적과 결과도 다르겠지만 '국익 극대화'를 지향하는 패권국들의 이해관계가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또다시 맞붙고 있다. 경제와 안보를 분리하는 우리 정부의 대중·대미외교와, 역사와 안보를 분리하는 대일외교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그야말로 '창조외교'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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