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300]'강철수'된 安, 설 자리는 호남맹주?

[뷰300]'강철수'된 安, 설 자리는 호남맹주?

최경민 기자
2015.12.04 18:05

[the300] 문안박 vs 혁신전대 국면에서 호남 비주류 대표자 이미지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가 30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 컨벤션홀에서 '야당의 혁신,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광주혁신토론회에서 한 지지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15.11.30/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가 30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 컨벤션홀에서 '야당의 혁신,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광주혁신토론회에서 한 지지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15.11.30/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새정치민주연합의 안철수 의원이 지난달 30일 당의 텃밭 광주광역시로 향했을 때, 그곳의 호남인들은 안 의원에게 '강철수(강한 안철수)'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안 의원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간철수'라는, 다소 부정적인(유약하고 간만 본다) 별명의 첫 자만 바꾼 것이다.

안 의원은 새로 생긴 '강철수'라는 별명에 매우 만족해했다. 그날밤 안 의원은 기자들과 광주 시내의 한 포차에서 잠시 만났다. 건배사는 '간철수, 강철수'였다. 안 의원도 꾸밈없는 미소를 띤 채 '간철수, 강철수'를 외쳤다. 다음날 서울로 올라오기 전에 기자들과 만난 안 의원은 이때도 '강철수'를 언급하며 "앞으로 소신있게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철수'라는 별명은 호남인들이 안 의원에게 "좀 강하게 밀어 붙이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요구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안 의원은 광주에서 혁신 토론회, 택시운전사와의 만남 등을 통해 지역인들과 소통했다. 문재인 대표 등 친노 계파가 호남을 홀대한다는 불만과, 호남인들의 목소리를 안 의원이 강하게 대변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집중적으로 제기되는 과정에서 나온 압박성 별명이 '강철수'다.

'강철수'가 된 안 의원은 다음날 호남을 대변하는 작심발언을 하기도 했다. 1일 지역방송에 출연한 그는 당내에 일고 있는 '호남 물갈이'설과 관련해 "왜 호남만 물갈이 돼야 하느냐"라고 일갈했다. "특정 지역이 아니라 수도권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물갈이를) 확대하는 게 맞다"는 원론적인 말을 붙이기는 했지만 호남의 입장을 대변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안 의원은 호남 의원들과의 연대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문재인 대표의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 제안에 대해 안 의원이 '혁신전당대회'를 역제안 한 직후 박지원 의원은 "안 전 대표의 고언은 당에 마지막 희망과 애정을 가진 분들의 소리 없는 절규"라며 문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주승용 최고위원도 '원샷 임시전당대회'를 문 대표에게 공식 제안하며 안 의원을 지원사격했다.

안철수(오른쪽),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2015.2.25/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철수(오른쪽),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2015.2.25/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 의원은 최근 새정치연합의 '호남 탈당파'인 천정배 의원, 박주선 의원과도 회동하며 의견을 나눴다. 안 의원은 광주 혁신토론회에서 야권에 '창조적 파괴'가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창조적 파괴'는 천정배 의원이 자주 언급하고, 박주선 의원도 종종 거론하는 용어다.

3일 문재인 대표가 안 의원의 '혁신전당대회' 제안을 거절하고 '마이웨이'를 선언한 이후 안 의원의 당내 좌표는 더욱 극명히 드러났다. 안 의원과 함께 박지원·주승용 등 호남 의원 및 '민집모(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 소속의 비주류 의원들이 일제히 문 대표를 비판했다. 안 의원이 의도했건 안 했건, 이제 안 의원에게는 호남 비주류와 한 배를 탔다는 이미지가 씌워진 셈이다.

이제 공은 안 의원에게 넘어갔다. 안 의원의 구상에 '탈당'이 있다는 말도 들린다. 하지만 문 대표 역시 안 의원의 손을 완전히 놓진 않았다. 그는 3일 기자 간담회에서 안 의원의 제안은 거절하면서도 "'문안박 연대'는 열어놨다"고 말했다. 4일에는 '안철수 혁신안'의 전면수용을 발표하며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구애의 손을 보냈다.

안 의원은 당내에 남아 문 대표를 견제하고 자신의 '혁신'을 관철시키며 영향력을 확대해나갈지, 아니면 탈당을 해 호남선을 탈지를 결정해야 한다. 어쩌면 "탈당해서 천정배 신당과 합당하면 60석은 모인다"고 말했던 광주의 한 택시기사의 말, "탈당을 하면 호남 의원들이 따라 나올 것이다. 호남 거점 전국정당의 구심점이 돼라"고 했던 한 호남 지지자의 말이 귀에 맴돌 지도 모르겠다.

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최근 안철수 의원의 향후 행보를 예상해달라는 질문에 대해 "정치 9단의 뜻을 저같은 미생이 어찌…"라고 농담을 섞어 답했다. '정치 초보'로 예측 불가능한 선택을 하지만, 그 선택의 파장은 만만치 않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호남을 등에 업고 '강철수'가 된 '정치9단' 안철수 의원의 선택에 야권 지형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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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최경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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