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표창원, 자고나면 또 바뀌어…

이상일-표창원, 자고나면 또 바뀌어…

김태은 기자
2016.04.04 10:24

[the300] [4.13 미리보기②경기](4)용인정

'자고 나면 바뀌어있는 판세'.

4·13 총선을 열흘 남짓 남겨놓은 이때 경기 용인정 지역은 이상일 새누리당 후보와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여론조사마다 엎치락뒤치락하며 격전을 펼치고 있다. 두 후보도 서로 열세를 자처하며 분발을 다짐하고 있다.

용인정 지역은 수지구(죽전 1·2동)와 기흥구(보정동, 마북동, 동백동, 구성동) 일부 지역을 합쳐 신설된 선거구다. 젊은 세대의 유입인구가 많아 야당세가 강한 측면이 있지만 대기업 직장인과 장년층 은퇴자들의 보수적 색채 또한 옅지 않다. 특히 분당과 동탄 등 주변 도시들에 비해 정체된 도시 발전에 목말라하며 변화와 안정에 대한 희구가 뒤섞여있다.

집권여당의 이상일 후보와 제1야당의 표창원 후보에 대한 지역 유권자들의 반응도 극과 극으로 나뉘어 뚜렷한 표심을 보여주기보다는 정당 성향과 선거 당일 투표율에 따라 승부가 갈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저, 사진 좀 같이 찍어주시면 안될까요?"

공식 선거운동 사흘째인 지난 2일 표창원 후보가 아침 인사 장소로 택한 동백호수공원에서 표 후보가 건넨 명함을 받고 아무 말없이 지나쳐갔던 한 남학생이 다시 되돌아왔다. 야구 모자에 반바지 차림, 얼굴에 여드름 자국이 남은 듯한 앳띤 얼굴의 이 학생은 수줍게 사진 요청을 했고 표 후보는 기꺼이 이에 응했다.

표 후보가 동백쥬네브주유소 사거리에서 동백119안전센터 사거리까지 거리 인사를 하는 동안 사진을 함께 찍고싶다고 다가온 시민은 십여명을 넘었다.

표 후보를 반갑게 알아보고 사진까지 찍은 동백동 거주 30대 여성은 "동백동은 원래 야당이 강하긴 한데 일찍부터 (표 후보를) 좋아했던 분들은 이 지역으로 오길 기다렸고 아이엄마들도 굉장히 반가워한다"며 "아무래도 변화를 기대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 중이던 40대 남성은 "여기서 또 뵙네"라며 "살이 많이 빠진 것 같다"고 표 후보를 반겼다. 그는 바로 지나치지 않고 지역 민심 동향과 선거 운동에 대한 반응 등을 표 후보에게 전달해주기도 했다. 표 후보는 "1990년 기동대소대장할 때 만났던 대원"이라며 "이 지역에 출마한다고 하니 그 당시 기동대원들이 자발적으로 도와줘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60대 주민은 표 후보에게 "멋있어!"하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며 표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50대 이상 장년층에서는 표 후보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크다고 한다. 표 후보도 "어르신들이 '우리 애들이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런데 난 아직이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표 후보가 아직 유권자들과의 '스킨십'에 약하다는 지적도 많다. 이날도 표 후보는 인사를 받지 않고 그냥 지나치는 주민들을 그냥 흘려보내거나 인사만 꾸벅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꽤 있었다.

죽전1동에 살고 있는 30대 남성은 "표 후보가 젊은 층에 인지도가 높다고는 하나 이 지역에 출마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적지 않다"며 "정치인으로서 가능성에 대해선 딱히 판단할 수 있는 게 없어 표를 줄지는 고민된다"고 말했다.

"이상'일'의 일, 기호 '일'번의 일, 일 잘하는 국회의원."

같은 날 이상일 후보가 택한 선거 운동 장소는 동백동의 테니스클럽과 실내배드민턴장이었다. 주말 오전 각종 운동 동호회 회원들이 모이는 것을 고려한 장소 선택이었다. 2년 간 용인을 당협위원장을 맡아 지역을 누빈 노하우가 발휘된 셈이다.

이 후보는 운동으로 구슬땀을 흘린 동호회 회원들의 손을 잡으며 "한 분이 백표씩 모아서 밀어달라"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기존 지역구가 나뉘면서 인지도가 높은 표 후보와 맞붙게 돼 쉽지 않은 싸움을 벌이고 있는 그에게 절박감이 묻어나왔다.

그런 이 후보에게 동호회 회원 대부분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화이팅"을 외쳤다. 50대 이상이 주를 이루고 있는 이들은 "무조건 1번이지"라며 새누리당에 호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동백동 주민인 60대 남성은 "(국회의원이) 해줘야 할 일 들이 많다"며 배드민턴장 주변 시설 개보수에 필요한 사항들을 나열하며 여당 국회의원을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50대 여성은 이 후보와 동향이라면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이야기 많이 들었다"고 친근감을 나타냈다. 이 후보는 "용인을 당협위원장을 하면서 평판이 좋았던 게 지역 주민들에게 퍼지고 있다"며 "표 후보에 비해 인지도에서는 밀리지만 2년 간 보여준 성과를 인정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집권여당 후보에 대한 기대감도 엿보였다.

보정동에 거주하는 50대 여성은 "교통과 교육이 가장 중요한데 여당 의원이 아니면 돈들어가는 사업들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며 "힘있는 국회의원이 와서 지역 좀 발전시켰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새누리당을 지지하면서 투표를 망설이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공천 파동을 지켜보며 "이번엔 못찍어주겠다"는 반응도 쉽게 만날 수 있다.

구성동의 한 60대 여성은 "선거 때마다 평생 새누리당을 찍어와서 후보야 누가 나왔는지 관심도 없다"면서 "공천하는 걸 보니 해도해도 너무해서 괘씸하더라. 1번은 안찍을 것"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대기업 직원인 30대 여성은 "이번에 청약한 수지 아파트 값이 올랐으면 해서 박근혜정부가 성공했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면서도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찍어준다고 남은 기간 집값이 올라갈 것 같지도 않고……."라며 말을 흐렸다.

이 후보 측에선 투표일까지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층의 실망을 누그러뜨리고 이들을 투표장으로 불러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 후보는 "우리당 지지율이 10%포인트 떨어지면서 나 역시 직격탄을 맞고 있다"면서 "그래도 당이나 후보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서 지지자들의 화가 가라앉으면 지지율도 복원된다고 본다. 어느 정도 복원될 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표 후보 측에서는 김종희 국민의당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가 승세를 굳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종희 후보는 표 후보의 전략공천에 반발해 국민의당 소속으로 출마, 7~8%의 지지율을 기록 중이다. 현재 표 후보 측이 직접 논의에 나서고 있지는 않지만 지역 시민단체에서 물밑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

표 후보는 "후보단일화가 절박한 상황은 아니지만 지지자분들의 요구가 많고 또 안하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낫다"면서 "독자적으로 선거운동을 우선 하고 때가 무르익으면 봐서 단일화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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