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노인일자리 확대·기초연금 인상</br>"청년실업도 해결 안되는데" 현실성 없는 립서비스 평가도

4·13 총선을 앞두고 노인층 표심을 노린 '실버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전체 유권자 4명 중 1명꼴인 60대 이상을 겨냥한 맞춤형 공약이지만 현실성이 떨어지거나 재탕 삼탕인 경우가 많아 이번에도 '선거용 립서비스'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3당은 총선 핵심공약으로 모두 노인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새누리당은 매년 노인 일자리 10만개를 만들어 2020년까지 78만7000만개를 채우겠다는 계획을, 더불어민주당은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려 노인 일자리를 100만개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국민의당도 2020년까지 노인 일자리를 60만개로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노인 일자리를 4년 안에 현재보다 2~3배 늘리겠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떠오른 노인층의 경제력 문제가 총선 이슈로 떠오른 셈이다.
차별화된 공약도 눈에 띈다. 새누리당은 노인복지청 신설을 내세웠다. 현재 15개 정부부처에 흩어진 노인 복지 업무를 일원화하는 게 골자다. 노인복지센터인 시니어행복센터도 16개 시·도에 각각 2개, 세종시에 1개 등 총 33개 건립하기로 했다.
더민주는 기초연금 인상을 대표공약으로 내걸었다. 현재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월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재정·복지·조세 등 3대 개혁을 통해 연간 6조4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추가 재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국민의당은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해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수록 기초연금 지급액이 깎이도록 설계된 현행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제안했다. 노인에게 사회활동 기회와 임금을 제공하는 '노인 일자리 사업'의 수당도 월 20만원에서 40만원으로 늘리는 공약을 제시했다.

의료비 개선안에서도 차이가 드러난다. 새누리당은 현행 1만5000원인 65세 이상 노인층의 의료비 정액제 기준을 2만원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의료비 1만5000원까지는 본인이 1500원을 부담하고 그 이상의 진료비에 대해서는 30%를 부담하도록 돼 있는데 이 기준 금액을 2만원으로 높여 노인층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더민주는 저소득 노인의 만성질환 약값에서 본인부담금을 절반수준으로 낮추는 공약을 내놨다. 국민의당은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자를 2020년까지 2배로 늘리는 방안으로 맞불을 놨다.
독자들의 PICK!
정치권이 노인공약에 공을 들이는 것은 60대 이상 유권자의 영향력 때문이다. 이번 총선 유권자 4210만명 가운데 60대 이상은 984만명(23.4%)으로 처음으로 다른 연령층을 모두 넘어섰다. 장년층으로 분류되는 50대 유권자도 837만명(19.9%)에 달한다.
다만 노인층 표심 공략에 급급하다 보니 현실성이 떨어지거나 재탕 삼탕인 경우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여야가 한목소리를 낸 노인 일자리 확대 공약은 '계획'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 대표적인 공약으로 꼽힌다. 당장 20·30대 청년층 고용 문제에서도 뚜렷한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얼마만큼 현실화되겠냐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새누리당은 숫자 부풀리기, 더민주는 복지 포퓰리즘 공약이 적잖다"며 "세상은 바뀌었는데 정치권 공약은 20~30년 전에 멈춰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