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보는세상]정치혐오의 부메랑

[우리가보는세상]정치혐오의 부메랑

진상현 기자
2016.04.13 05:40

[the300]

4월13일, 선택의 날이 밝았다. 20대 국회에서 활동할 300명의 국회의원들이 가려지는 날이다. 각 정당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당 안팎의 모든 자원을 활용해왔다. 그 가운데 외부에서 영입된 인사들도 적지 않다. 외부 인사들이 본 정치권의 모습은 어떨까.

최근 만난 한 정당의 영입인사는 정치 전반의 '열반화'에 대해 언급했다. 권력의 상징, 힘의 먹이사슬의 최정점에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정치권에 우수한 인재들 보다는 열등한 인재들이 넘쳐난다는 얘기였다. 정치권 밖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던 그의 시각이 아니더라도 국회의원이나 후보자들의 소위 '스펙'을 보면 그리 화려하지 않은 이들도 많다. 고시의 벽을 넘어야 하는 법조계, 공무원, 이공계 인재들이 박터지게 몰리는 의료계, 수조 원대의 시장을 놓고 피말리는 전투를 벌이는 기업인 등과 비교하면 능력면에서 정치권 인사들이 더 낫다고 보기 힘들다.

물론 정치인들에겐 다른 능력이 있다. 가장 어렵다는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자리이기에 민심을 읽어내고 보듬는 것은 누구보다 뛰어나다. 또 드러난 이력만으로 그 사람의 능력을 판단할 수 없는 것도 당연하다.

그럼에도 국민들 입장에선 정치권에 좀 더 능력있는 사람들이 들어와야 한다. 국민들의 뜻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그룹이 바로 유권자들의 투표에 의해 결정되는 선출직 정치인, 국회의원이기 때문이다. 기업인, 법조계, 의료계 종사자들도 모두 공익을 생각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민심 보다는 자신의 생각, 자기 조직의 생리가 우선이다. 공무원들 역시 인사권자인 대통령, 장관 등에 의해 정책 기조가 정해지면 그것의 실현을 위해 매진할 뿐 민심의 요구를 직접적으로 반영하기 힘들다.

미우나 고우나 국민들에게 가장 가까운 우군은 정치인들인 셈이다. 이런 우군에 능력있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 정책을 견제하고 민심을 반영하려면 논리에서 공무원들을 앞서야 한다. 국민들을 설득하고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고 큰 방향의 개혁을 끌어내는데는 더 큰 역량이 필요하다.

정치권의 '열반화'를 막고 우수한 인재들을 끌어오기 위해서 가장 경계해야할 것은 '정치 혐오'다. 정치인들을 싸잡아 비판하고, 권한을 빼앗고 손발을 묶으려고만 해서는 좋은 재목들이 진입하지 않는다. 이번 총선 공천 과정에서도 원하는 사람은 오지 않고,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 중엔 마음에 드는 이가 없다는 여야 지도부의 하소연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다.

정치인들이 아무리 잘못하는 것이 많아도 그 중에서 옥석을 가려내야 한다. 잘한 정치인들은 칭찬해주고 못한 정치인들은 비판해야 한다. 정치 혐오 대신 '신상필벌'이 필요하다.

정치인에게 가장 확실한 신상필벌은 투표다. 잘한 사람과 잘할 사람에겐 일할 기회를 주고, 못한 사람, 못할 사람에게선 기회를 회수해야 한다. 판단할 정보가 부족하다면 찾아서라도 봐야 한다. 현역 의원들은 19대 때 어떤 일을 했는지도 알 필요가 있다. 이런 노력도 없이 정치 혐오만 한다면 우리 국민에게 부여된 권한과 책임을 스스로 내팽개치는 것이다. 정치혐오의 부메랑이 우리 삶을 갉아먹는 것을 그대로 지켜봐선 안된다. 4월13일, 우리가 투표를 해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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