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상임위만 찾는 당선인...20대 국회도 정책수요 '뒷전'

인기 상임위만 찾는 당선인...20대 국회도 정책수요 '뒷전'

신현식 기자
2016.04.19 05:48

[the300][런치리포트-20대 국회 미리보는 상임위③]국토,교문,산업 등 빅3 상임위 편중 여전 …정책수요 감안해 배분해야

/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1"지역구에 지하철 개통을 공약했기 때문에 국토교통위원회가 1순위다. 교육수요도 많은 지역구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도 관심이 있다"

#2"국토위원장은 내가 최고 적임자다. 지자체장 경험도 있다. 반드시 국토위 해야 한다"

#3"국토위에서 통일시대를 대비한 교통인프라를 구축하겠다. 미군 반환 공여지를 체계적으로 개발하겠다"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산업통상자원위원회(산업위). 이른바 '돈'되고 '표'되는 이들 빅3 상임위원회 입구가 20대 국회 당선자들의 발길로 이미 북새통이다.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당선자들은 1순위 상임위로 국토위를 대거 지망했다. 시대가 바뀌어도 상임위 인기 순위는 비슷하다. 이 때문에 정책 수요나 전문성과 관계없이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필요에 의해 상임위 제도 운영이 민생과 괴리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머니투데이 the300(더300)이 20대 국회의원 당선자 전원을 대상으로 희망 상임위(1·2순위)를 조사했다. 설문에 응한 234명 중 1순위로 국토위를 꼽은 당선자가 18.3%(43명)에 달했다. '미정'(56명)을 제외하고 희망 상임위를 한 곳이라도 지목한 응답자 177명 중에선 24.2%에 이른다. 교문위가 11.1%(26명)로 2위를 차지했다. 103명이 응답한 2순위 설문에서는 산업위가 19명으로 1위였다.

조사 과정에서 국토위를 희망한 한 당선자는 "국토위 지망이 많나"라고 되물으며 "많으면 안되는데"라고 높은 경쟁률을 우려하기도 했다. 국토위는 국토교통부와 주택·철도·도로공사 등을 소관으로 한다. 지역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에 영향력을 끼쳐 주택·철도·도로 등 지역구 숙원사업을 해결할 수 있다는 이점 덕에 늘 희망1순위로 꼽힌다. 지역 지지기반이 약한 초·재선 의원들은 다선의 교두보가 될 국토위를 핵심 상임위로 꼽으며 중요하게 여긴다.

교문위는 19대 국회 하반기 경쟁률 5대 1을 기록한 '핫 플레이스'다. 학부모 유권자들과 잦은 스킨십을 가질 수 있고 지역의 각종 문화시설 유치와 관련 예산 확보에 유리한 알짜 상임위다. 교문위 출신 의원실의 한 비서관은 "교문위에서는 특별교부금과 문화체육 관련 예산을 쓸 수 있다"며 "체육시설 등을 세우는 투자는 거의 반대가 없을 정도로 모든 주민들이 좋아하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대기업·산업 관련 법안을 다루는 산업위의 인기도 여전하다. 산업부 산하의 수많은 기관들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소관 기관이 많을수록 움직일 수 있는 예산도 커진다. 훗날 국회의원이 장관에 발탁되거나, 임기를 마친 뒤 산하기관장으로 가는 길도 열려있다.

19대 국회에선 이들 '빅3' 상임위 위원 정수만 91명이었다. 국회의원 총원 300명의 3분의 1에 육박한다. 환경노동위원회(16명)나 법제사법위원회(16명) 등 비인기 상임위 위원 정수는 국토위 위원 정수의 절반 수준이다.

상임위 위원정수는 여야 합의를 통해 국회 규칙으로 정한다. 예외적으로 정보위원회(12명)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50명), 윤리특별위원회(15명) 세 곳만 국회법에 정수가 정해져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들의 이해가 맞아 떨어지다보니 합의를 통해 인기 상임위의 정수는 늘리고, 비인기 상임위 정수는 줄이는 불균형이 초래됐다. 노회찬 당선자는 "상임위 정수가 누가 보더라도 납득할 수 없는 담합에 의한 결과"라고 꼬집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상임위 편중은 국회의원들의 사익추구의 결과로 정치 자원의 비효율을 야기하고 정책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폐해를 낳는다고 지적한다. 정치권에서는 상임위별로 위원을 균할 배분하거나 정책 수요에 따라 위원 정수를 법률로 고정시키는 등의 대안이 제시된다. 전체 13개 상임위(겸임 상임위 제외)에 300명의 의원을 골고루 배정한다고 가정하면 23명씩 돌아간다. 소관기관 숫자나 업무량, 중요도에 따라 배분할 수도 있다.

김용철 부산대 정치학과 교수는 "상임위별로 위원들이 고루 배분돼야 심도있는 법안검토와 의결이 가능하고 국가기능의 균형적·종합적 발전도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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