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술 얻어 먹어도 '김영란법' 위반?..여차하면 과태료

친구에게 술 얻어 먹어도 '김영란법' 위반?..여차하면 과태료

오세중 기자
2016.05.10 16:54

'김영란법' 사례별로 들여다보기...알쏭달쏭 애매하네

대기업 홍보팀 소속인 친구가 기자에게 술을 산다고 하는데 얻어 먹어도 될까? 공무원이 부서 상사의 부인을 위해 뮤지컬 티켓을 선물해도 될까?

우리 사회의 부정청탁 관행과 금품 수수를 금지하기 위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법) 시행령 내용이 공개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김영란법 시행령에 따른 위법 여부를 사례별로 살펴봤다.

- 한 언론사 기자 A가 오랜 친구인 대기업 홍보팀 직원 B를 만났다. B가 술 한잔을 사겠다고 해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1인당 2만8000원인 참치회 코스를 먹고, 소매가 한 병에 4000원인 소주 2병을 함께 마셨다. 계산은 B가 다 지불했다. A기자는 위법행위를 한 것일까?

▶ 결론부터 말하면 '법 위반'이다. 권익위의 시행령에 따르면 공무원과 사립학교 교직원, 언론인 등이 직무 관련성이 있는 사람으로부터 3만원이 넘는 식사를 대접 받으면 처벌받게 된다.친구라고 해도 기자를 상대하는 대기업 홍보팀 소속의 B와 기자인 A는 직무 연관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식사 시 주류, 음료 비용도 합산되기 때문에 1인당 총액이 3만2000원으로 김영란법을 위반하는 것이다.

- 공무원 C씨와 같은 부서원 공무원 2명이 연구용역을 의뢰한 기업 직원 1명과 저녁자리를 가졌다. 2명은 1인당 2만5000원인 한정식 코스를 먹고, 2명은 1만5000원인 단품을 먹었다. 이들은 또 3만원하는 와인 2병을 함께 마셨다.위법일까

▶ 식사비 상한액은 1인당 3만원이고, 단체 식사 시에는 총 금액에서 N분의 1로 계산한다. 저녁식사의 총비용이 14만원이기 때문에 4명 식사비 상한액 12만원을 넘기 때문에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만일 한 공무원이 단품을 먹고 와인을 마시지 않았기 때문에 자기는 사실상 1만5000원의 접대를 받은 것 뿐이라고 주장할 경우 이에 대한 증명 여부가 필요하다. 그러나 사실상 증명하기가 어려워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 공무원인 D씨는 부서 상사의 부인이 뮤지컬을 좋아한다는 얘기를 듣고 뮤지컬 공연 티켓을 생일 선물로 드렸다. D씨가 구입한 티켓은 R석 자리로 가격은 7만원. 이후 해당 상사는 아내가 받은 티켓 가격을 알고 곤혹스러워 표를 돌려주려고 했다. 그러자 D씨는 본인 신용카드 이벤트를 통해 뮤지컬 좌석을 반값에 구매했다고 상사를 안심시켰다. 표를 받은 부인과 해당 상사는 위법을 했나?

▶이럴 경우 할인가로 구매했다는 자료가 있을 경우 위반이 아니지만 이를 증명하지 못하면 위반이 될 수 있다. 선물로 받을 수 있는 상한액은 5만원. 선물 정가에 대한 확실한 기준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권익위에서 할인가로 구매한 자료의 증명 여부를 강조한 만큼 할인가 기준을 적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배우자도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따라서 공무원이 몰랐더라도 그 배우자가 기준을 넘어 선물을 받은 경우 위법행위가 된다.

- 정부 부서의 한 국장인 E씨가 상사인 F씨의 어머니 장례식에 조의금으로 10만원을 냈다. 그리고 조그마한 화분도 함께 보냈다. 화분의 가격은 3만원이다. F씨는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부랴부랴 화분을 돌려보냈다. F씨는 법을 위반했나?

▶ 권익위 시행령안에 따르면 경조사비 상한액은 10만원이다. 이 10만원에는 화환 비용 등도 포함된다. 따라서 F씨가 조의금 10만원을 받고, 3만원짜리 화분까지 받았을 경우 총 13만원으로 김영란법을 어기게 된다. 하지만 화분을 돌려줬기 때문에 위법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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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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