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통일부, '낙제' 기관에 하나센터 또 위탁…탈북민 정착제도 '구멍'

[단독]통일부, '낙제' 기관에 하나센터 또 위탁…탈북민 정착제도 '구멍'

박소연 기자
2016.10.12 09:27

[the300]최하위 탈락 3곳 재지정…김경협 "하나센터 제도 개선 필요"

통일부가 탈북민의 초기정착을 지원하는 지역적응센터(이하 하나센터) 위탁 기관을 선정하면서 운영 실적이 저조해 재지정에서 탈락한 기관 3곳에 또 다시 위탁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연일 탈북민 수용과 정착제도 점검을 강조하는 가운데 정작 탈북민들이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는 적응센터가 '부실' 운영되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12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단독 입수한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통일부는 지난해 말 하나센터 위탁 사업기간 만료에 따라 제주 등 5개 지역 하나센터에 대해 공모를 실시하고 위탁기관을 선정했다.

문제는 새로 선정된 5개 기관 중 3곳(경기동부, 전북, 제주)은 이미 해당 지역에서 하나센터를 운영해오던 기관으로 지난 3년 간의 운영 평가에서 최하위를 기록해 재지정에서 탈락했던 기관이라는 점이다. 경기동부와 전북 하나센터의 종합점수는 63.6점으로, 전체 29개 하나센터 중 공동 25위, 제주하나센터는 56.9점으로 29위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평가 최하위를 기록한 경기동부 하나센터는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이직률이 높고 장기 근속자가 없어 사업 전문성이 낮음", "센터가 모법인의 부설기관으로 독립된 운영체계를 갖추지 못함", "결재란에 날인이 누락되고 관리가 미흡하며 전입신고 기록철조차 없음" 등의 지적을 받아, 센터 운영의 기본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나센터는 하나원을 나와 지역에 정착하려는 탈북자들에게 초기정착지원교육과 진로탐색, 개인역량강화교육, 직업훈련 등 사후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이다. 하나센터가 북한이탈주민의 초기 정착에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통일부의 탈락 기관 재지정은 졸속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지난 3년간 전체 하나센터 29곳의 종합점수 평균은 75점으로 높지 않으며, 29곳 중 10곳이 60점대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하나센터 운영 제도 설계에 있다는 지적이다.

하나센터는 통일부가 지자체를 통해 위탁기관을 선정해 예산(연 45억 수준, 센터당 약 2억원)을 지원하고 산하기관인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의 예산(약 16억원)뿐만 아니라 재단 소속의 전문상담사까지 파견된다. 반면에 관리는 지자체에서 하고 있다.

요컨대 하나센터 예산은 통일부와 재단이 주고, 관리는 지자체가 하면서 한 센터 안에 두 개 기관의 통제를 받는 인력들이 섞여 있는 상황으로, 지난 7월 국회 예산정책처 역시 '북한이탈주민 보호 및 정착지원사업 평가'에서 하나센터 운영에 대해 △보조금 및 인력지원의 비효율성 △보조금 및 사업계획 심사 미비 △전문상담사 역할 불분명 △유사·중복 및 전시성 행사사업 조정 등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김경협 의원은 "북한이탈주민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하나센터 운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 하나센터를 직접 운영하는 방식 등 지원 및 관리 운영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박소연 기자

기사로 말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