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1차 사과와 달리 생방송 진행, 질의응답 안받아

박근혜 대통령의 2차 대국민사과는 시종일관 무겁게 진행됐다. 진한 회색 상하의 정장을 입고 예고한 10시30분에 정확히 청와대 춘추관에 모습을 드러낸 박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담담하게 읽어내려갔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상기된 모습이었다. 다소 피곤한 모습도 엿보였다.
지난달 25일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첫번째 사과와 마찬가지로 평소에 즐기던 프롬프트는 사용하지 않고 원고를 직접 읽었다. 악세서리도 걸치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사과가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비판에 직면한 때문인지 목소의 톤은 낮았고 원고를 읽는 속도는 이전보다 늦었다. 1분30초에 그쳤던 이전 담화와 달리 이날엔 9분을 넘겼다.
"최순실씨 관련 사건으로 실망 끼쳐드린 점 다시한번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대국민담화를 시작한 박 대통령은 떨리는 목소리로 담화문을 읽어내려갔다. 드문드문 울먹이면서 목이 메이기도 했다.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하다"고 말한 뒤에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담화문을 발표하는 동안 아랫입술을 질끈 무는 모습을 여러차례 보이기도 했다.
최재경 신임 민정수석비서관과 배성례 홍보수석비서관을 비롯한 수석들이 한쪽 벽에 줄지어 서서 굳은 표정으로 대통령 사과문 발표를 지켜봤다. 전날 임명된 한광옥 비서실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최순실씨와의 인연과 잘못을 인정하는 초반에는 울먹였지만 이후 국정중단 공백과 검찰 수사를 얘기할 땐 평정심을 찾고 강경한 어투로 바뀌었다.
박 대통령은 담화 시작과 끝 두번에 걸쳐 머리를 숙였다. 1차 사과 때보다 더 신중한 모습이었다. 담화가 끝난 뒤 연단에서 내려와 기자들에게 "여러분께도 걱정을 많이 끼쳐드려 정말 미안한 마음이다. 이만 물러가겠다"며 또 한번 머리를 숙였다.
이날 대국민사과는 1차 사과와 달리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1차 때와 마찬가지로 기자의 질의응답은 받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