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동북아 '격랑'…'한반도 비핵화'도 변화 기로에

트럼프 당선 동북아 '격랑'…'한반도 비핵화'도 변화 기로에

박소연 기자
2016.11.09 16:38

[the300][2016 美대선]'비핵화'→'핵동결' 정책변화 가능성…한·일 핵무장 허용여부 관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 /사진=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 /사진=뉴스1

8일(현지시간) 실시된 2016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대북정책을 포함한 동북아 지형에 격변이 예고됐다. 큰 틀에서 북한의 핵위협에 대한 강경정책이 유지되는 가운데 실제 미국이 한국과 일본 등의 '핵무장'을 용인하게 될 경우 '한반도 비핵화'를 포기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우리 외교당국은 미국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결정되든 한미동맹엔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며 결과에 대비해왔다. 지난해 클린턴 후보 및 민주당 진영 주요 인사와 86차례, 트럼프 캠프 및 공화당 진영 인사와 106차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수의 전문가들이 개표 직전까지 클린턴 후보의 우세를 점쳤던 만큼 정부도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클린턴은 오바마 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역임한 만큼 그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큰 틀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됐다. 클린턴은 북한의 핵·미사일을 용납할 수 없다는 강경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신해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 정책보다 한발 나아간 강력한 대북압박·제재를 펼 것이란 예상이 다수였다.

반면 트럼프의 대북정책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트럼프는 북한 김정은과 대화 가능성을 말했다가 이를 곧 철회하고, 중국에게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발언하는 등 일관성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트럼프가 그간 '북미 직접 대화'를 피력하며 민주당 대북정책을 비판했온 점을 감안할 때 '북한의 비핵화'를 최우선 목표로 일관되게 추진해온 한미 대북정책 방향이 북한의 핵무기를 인정하고 핵동결 보유 협상에 나서는 방향으로 급변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트럼프는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하며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허용한다고 밝힌 바 있어 실제 한·일의 핵무장이 실행될 경우 동북아는 핵 대결장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의 동의 하에 핵무장의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며 "그러므로 미국의 핵우산에 전적으로 의존해온 기존의 안보정책을 이제는 독자적 핵보유를 통해 한국이 스스로 책임지는 균형적 동맹 전환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 실장은 "트럼프 당선시 한국이 핵무장을 선택하지 않더라도 일본이 먼저 핵무장의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다"며 "이제는 한국사회가 트럼프 당선 이후 동북아 안보지형의 급격한 변화 가능성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본격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이 같은 '핵무장' 언급이 실제 대통령 당선 후 실행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많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연구소 교수는 "트럼프가 북한 핵동결로 가고, 핵이 영구화되는 것은 우려되는 시나리오다. 북한도 그쪽으로 미국을 몰고가려 할 것"이라며 "그렇다고 미국이 실제 우리나라의 핵무장을 모른 척 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트럼프는 외교 경험이 없어 힐러리와 달리 내놓는 말들이 레토릭이나 감정적 표현일 가능성이 많다"며 "당선되면 내치는 해도 외치는 공화당 큰 틀 내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트럼프가 '신고립주의'를 내세우며 대외 외교에 방관자적 입장을 밝혀옴에 따라 동아시아 지역의 혼란이 가중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동엽 교수는 "미국이 현재 하고 있는 아시아재균형정책이 약화될 가능성은 있지만 전략적 방향은 유지될 것"이라며 "다만 외부로 쏟는 역량이 과거보다 줄어들 것이다. 이 경우 아시아 지역에 힘의 공백이 생길 수 있는데, 패권의 공백이 생기면 중국이 다 가져갈 수 있지만 복잡한 게임이 벌어지며 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트럼프가 '중국 때리기'를 하고 있는데 러시아와 협력할 가능성도 높다"며 "우리나라는 앞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포기하지 않으면 미국과의 관계를 잃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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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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