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조기전대론 설득 난항에 비박계 독자지도부 출범…흥분한 이정현

"남경필, 오세훈, 김문수, 원희룡. 대권지지율 10% 넘기 전엔 어디 가서 대권 주자란 말도 꺼내지 마십쇼. 당장 물러나고 대권 주자 사퇴하고! 새누리당 이름 앞세워서 그런 식으로 새누리당 얼굴에 먹칠하지 마십시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1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신의 사퇴를 주장하는 당내 시·도지사 출신 대권 주자들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이같은 독설을 날렸다. 이 대표는 고조된 목소리로 "무슨 자격으로 당원들을 깡그리 무시하고 당원들이 뽑은 당 대표를 '물러나라, 사퇴하라' 공동으로 발표하냐"면서 "자기들 일이나 똑바로 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 당(야당)에는 셋째 넷째 후보 지지율이 10%가 넘는데 우리 당 대선주자는 다 합쳐도 10%가 안 된다"며 "적어도 지지율 10%는 돼야 명색이 명함 내고 다니는 것이지, 어디 모여앉아 할 짓이 없어서 '이정현하고 맞짱뜨자'하고 그러면 되겠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장 자리를 아무 상의 없이 쉽게 던지고 나서 새누리당과 보수가 어떤 처지가 됐었냐. 그렇게 무책임하고 쉽게 던져선 안 된다는 표본이다"며 오세훈 전 시장의 과거를 공격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기자간담회 내내 흥분한 모습이었다. 기자들이 '대권 주자가 지지율 10%는 돼야 한다고 했는데, 대통령은 5%도 나오지 않는다'고 말하자 "질문해놓고 한 방 먹였다(?)고 생각하냐"고 역정을 내기도 했고 '박근혜 대통령의 혐의를 인정하냐'고 묻는 거듭된 질문에는 "왜 이러시냐!"고 발끈하기도 했다.
이 대표의 흥분은 자신의 '조기 전당대회론' 카드가 먹혀들지 않는 데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13일 내년 1월 21일 전대를 개최해 새 당 대표를 선출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내각 구성 시 즉시 사퇴, 내각이 구성되지 않아도 12월 20일에는 물러나겠단 방침도 추가 발표했다. 자신이 조만간 사퇴할 거란 의사를 강하게 어필했다.
하지만 당 여론은 이 대표가 당대표직을 유지한다는 데 비판적이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위기 모면 꼼수"라고 비판했고 비박계 비상시국회의 간사인 황영철 의원도 "이 대표의 조기 전대 계획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직접 의원들과 면담하려는 시도도 난항을 겪었다. 이 대표는 초선·재선·3선 의원 모임을 잇달아 개최해 조기전대론을 설득시키려 했지만 비박계 재선 의원은 유의동·오신환 의원만 참석했고, 15일 3선 의원과의 모임은 안상수 의원 혼자만 참석해 모임 자체가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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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비상시국회의는 김무성·유승민·남경필·원희룡 등 12명을 독자 지도부로 출범시켜 이 대표를 더욱 압박했고,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사퇴하라'는 피켓을 들고 이 대표를 쫓아다녔다. 투톱 중 하나인 정진석 원내대표마저도 최고위에 계속 불참하면서 이 대표의 편이 돼주지 않았다.
이정현 대표의 감정 토로에도 당 내홍 수습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당 지도부는 16일 정기 최고위원회를 개최한다. 비박계의 당 비상시국회의는 16일 독자 지도부로 첫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리얼미터는 11월 2주차 주간집계(7~11일) 결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을 19.2%로 발표했다. 6주 연속 최저치다. 더불어민주당(32%)보다 뒤처진 것은 오래고 제3당인 국민의당(15.3%)과도 4%p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