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文 "꼭 성공해 다시온다" 박수·함성…건호씨 사부곡에 권 여사 오열

8주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식엔 역대 어느때보다 많은 1만5000명의 추모객이 몰렸다. 23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행사는 정권교체를 이룬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대한 기쁨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을 그리는 숙연함이 교차하는 가운데 진행됐다. 추모식 중간 노 전 대통령의 영상이 상영되자 추모객들이 곳곳에서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노 전 대통령의 영상은 퇴임 직전 진행한 언론과의 인터뷰, 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 선출 당시 수락연설 등으로 구성됐다. 영상에서 노 전 대통령은 "이제 대통령직을 떠나는 것인데… 한편 보면 시민의 지위로, 또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지난 5년이 아주 긴 세월이기도 하고 아주 짧은 세월이기도 한데 이걸 벗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영상 말미에는 노 전 대통령의 가장 유명한 연설 중 하나인 대선후보 수락연설이 육성으로 흘러나왔다. 노 전 대통령은 영상에서 "그리하여 우리 아이들에게는 정의가 승리한다는 역사를 물려줍시다! 착한 사람이 이긴다는 믿음을 물려줍시다!"라고 외쳤다. 추모객들은 다시 한 번 눈시울을 붉혔다.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추모시 낭독에 이어 전남 함평에서 공수한 나비를 날려보내는 추모 행사가 이어졌다. 행사 순서를 소개하는 박혜진 아나운서도 감정에 복받쳐 목소리가 잠겼다.

뜨거운 환호와 함께 문 대통령이 무대에 올랐다. 그는 "현직 대통령으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마지막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돼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노 전 대통령을) 찾아뵙겠다"고 덧붙였다.
추모객들은 이날 문 대통령의 인삿말에 총 14차례 따뜻한 박수로 화답했다. 문 대통령이 "노무현이라는 이름은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의 상징이 됐고, 우리가 함께 아파했던 노무현의 죽음은 수많은 깨어있는 시민들로 되살아나 끝내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 뿐 아니라 김대중, 노무현 정부까지 지난 20년 전체를 성찰해 성공의 길로 나아가겠다"며 "우리가 안보도, 경제도, 국정 전반에서 훨씬 유능함을 다시 한 번 보여주자"고 강조했고 참석자들 사이에서 박수가 재차 쏟아져나왔다.
문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가 못다한 일은 다음 민주정부가 이어나갈 수 있도록 단단히 개혁하겠다"고 말하자 다시 박수가 나왔다. 이어 문 대통령이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돼 다시 찾아뵙겠다. 그때 환한 웃음으로 반겨달라"고 말하자 가장 큰 함성과 박수가 나왔다.

문 대통령의 인삿말에 이어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건호씨가 무대에 올랐다. 민머리로 나타난 그는 "정치적 의사표시, 사회의 불만 표출, 종교적 의도가 모두 아니며 좀 심하게 탈모가 일어난 것"이라며 "건강 문제가 없으니 걱정 마시고, 전국의 탈모인들께 심심한 위로와 동병상련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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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 특유의 유머감각을 쏙 빼닮은 아들의 말에 추모객들 사이에 웃음이 터져나왔다. 아버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의 표시도 잊지 않았다. 그는 "아버님께서 살아계셨다면 이런 날에 막걸리 한 잔 하자고 하실 것 같다"며 "아버님이 사무치게 그리운 날이다. 모든 국민들께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어머니 권양숙 여사는 이 말을 듣고 눈물을 펑펑 흘렸다. 문 대통령은 한 숨을 쉬며 하늘을 쳐다봤다. 좌석으로 돌아온 '친구 노무현의 아들' 건호씨의 손을 문 대통령은 꼭 잡았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이어졌다. 권 여사가 흐느끼며 팔을 박자에 맞춰 흔들지 못하자 손을 맞잡은 문 대통령도 팔을 멈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