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세분화되는 文 '5대 인사원칙'…'컷오프'·'가중치' 기준 만든다

[단독]세분화되는 文 '5대 인사원칙'…'컷오프'·'가중치' 기준 만든다

이재원 정혜윤 기자
2017.06.12 04:12

[the300]국정기획위, 인사검증TF 작업 박차...빠르면 이번주 결정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열린 6.10민주항쟁 3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열린 6.10민주항쟁 3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5대 인사원칙'(위장전입·병역 면탈·부동산 투기·세금 탈루·논문 표절 배제)이 유형별로 세분화된다. 철저하고 예측 가능한 인사검증을 위해서다. 똑같은 5대 비리라도 특정 유형에 해당되면 검증 단계부터 후보자를 낙마시키는 등 '컷오프'(탈락) 기준도 마련한다. 직무별로 '가중치'를 두는 방안도 만든다.

11일 더불어민주당과 국정기획위원회에 따르면 새 인사검증 기준을 만들고 있는 국정기획위 '인사검증 기준개선 및 청문제도 개선 태스크포스'(인사검증TF)가 이 같은 내용의 '인사검증 초안'을 작성했다. 국정기획위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제안한 5대 원칙이 '법안'이라면 국정기획위가 만드는 건 세부 시행령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인사검증TF는 우선 '5대 원칙'을 크게 흔들지 않기로 했다. 5대 원칙은 유지하되 구체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을 달리할 방침이다. 각 문제에 따라 유형별 등급을 매기기는 게 골자다.

이를테면 위장전입의 경우 △투기 △공무원 시험 응시 △자녀 진학 △임대주택 입주 등으로 세분화하고 각 유형별 등급을 나눈다. 같은 위장전입이라도 투기 목적임이 드러날 경우 '허용할 수 없는' 비리로 간주, 인사 검증 단계에서 컷오프시킨다.

인사검증TF는 또 같은 유형의 비리라도 고위공직자 후보의 직무에 따라 가중치를 두는 방안도 마련한다. 예컨대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병역면탈이 있을 경우 불이익을 주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부동산 투기 전력이 있으면 패널티를 주는 것이다. 각 유형별로 등급을 주고 점수화하는 것까지 검토 중이다. 점수를 공개해 국민의 심판을 받도록 하자는 취지다.

당초 국정기획위는 모든 고위공직 후보자에 포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인사검증안을 만들거나 각 직무별로 적용될 수 있는 인사검증안을 만드는 방법 중 하나를 놓고 고민했다. 몇 차례 토론 끝에 포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검증안을 마련하되 각 직무별로 가중치를 두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인사검증TF는 빠르면 이번주에 최종안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국정기획위 핵심관계자는 "같은 병역 면탈이라고 해도 국방부장관 후보자와 국토부장관 후보자에 대해 국민들이 갖는 감정이 크게 다르다"며 "이같은 국민 감정을 반영해 각 비리행위에 대해 직무별 가중치를 주는 것을 명문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인사검증TF가 이처럼 5대 원칙 공약을 지키는 방향으로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사실상 공약 후퇴란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이 야당 시절 고위공직자 대상으로 엄격한 기준을 요구했던 만큼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5대 비리 배제 원칙을 기준으로, 하나만 해당되는 사람은 고위 공직자로 임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야권에선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이라고 문 대통령을 향해 사과를 요구히가도 했다.

여권은 이런 기류에 대해 "실제 적용을 위한 구체적 기준 마련"이란 논리로 대응할 계획이다. 김진표 국정기획위원장은 "정책 검증은 공개하되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하는 게 합리적"이라면서도 "고위공직자 인사 5대 원칙 작업은 고의성이 가미된 병역 면탈이나 부동산 투기, 세금탈루 등 세가지에 대해 엄격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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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기자

머니투데이 티타임즈 이재원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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