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공교육 정상화=공평' 발목잡은 명제

[MT리포트]'공교육 정상화=공평' 발목잡은 명제

백지수 기자
2018.02.27 04:06

[the300][文정부 4대정책 철학]⑤자가당착 빠진 '평등 교육'

[편집자주] 지난 연말 이후 정부여당 핵심 관계자들은 ‘3+1’을 걱정하고 있다. ‘3’은 최저임금·부동산·가상통화 등 3개 현안을 뜻한다. ‘1’은 교육이다. ‘1+3’으로 부르며 교육을 앞에 두는 경우도 있다. 순서야 어떻든 이들은 문재인 정부 4대 현안으로 칭하며 그 철학을 고민하고 있다. ‘문사철’을 묻고 여당의 정책 콘트롤타워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의 답을 들었다.

"교육 문제는 '원죄' 같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한 여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교육 정책에 대해 이같이 표현했다. 어떤 정책을 내놓든 절대 다수를 만족시킬 수 없는 탓이다. 정부와 여당이 원죄를 짊어진 죄인 같다는 얘기다.

교육 정책은 문재인 정부에서 아직 발화되지 않은 뇌관이다. 여당 내에서도 깊이 공감한다. 진보적 철학을 담은 교육 정책이라지만 지지층조차 우려의 눈길을 감추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 교육 정책의 핵심은 '공공성 강화'와 '공교육 혁신'이다.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공 교육 시스템을 통해 평등하게 교육받고 교육비는 국가가 최대한 부담한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누리과정 전액 국고 지원과 고교 무상교육 도입이 대표적 사례다. 자율형 사립고(자사고)·특수목적고(특목고) 폐지도 중점 과제다. 보수 진영의 ‘자유 경쟁’ 대신 ‘누구나 공평하게’라는 진보적 가치를 담았다.

문제는 정책간 논리적 모순이다. '공평'이라는 명제에 집착하다 오히려 정책의 공평함을 잃는 아이러니다. 여당 의원들도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교육 정책이 지향하는 진보적 가치에 심적으로는 공감하지만 앞뒤가 안 맞는 부분들이 있어 고민"이라고 말한다.

지난 8월 교육부가 발표한 수능 개편안은 검토 기간 20일 만에 번복됐고 발표도 1년 유예됐다. 정부의 수능개편안이 오히려 공평한 평가 장치인 수능 변별력을 없애 '개천에서 용 나는' 일을 막는다는 비판에 직면한 탓이다. 당초 교육부는 학생들의 사교육 부담 등을 없애겠다며 수능개편안에 전과목 절대평가 또는 절대평가 과목 비중을 늘리는 내용을 담았다. 정부여당이 가장 걱정하는 이 ‘폭탄’의 도래 시기는 6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초등학교 1·2학년 대상 방과 후 학교 영어수업 폐지 결정도 대표적 모순 사례다. 오는 3월부터 초등 1·2학년생들은 학교에서 영어를 배울 수 없다. 사교육과 선행학습을 막기 위해 2014년 제정된 '공교육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에서 초등 1·2학년의 방과 후 학교 영어수업 폐지를 3년간 유예했고 정부는 일몰 연장을 하지 않기로 했다. 선행학습을 막기 위한 취지다.

하지만 방과 후 학교의 영어 수업을 중단하면 사교육 시장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정부가 오히려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가운데 교육부가 추진하던 사설 유치원 영어 특별활동 금지는 여론 반발에 부딪혀 1년 유예됐다. ‘공교육 정상화’ 기조의 일관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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