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뷰300]CVID+근본적으로 다른 체제보장이라는 '트럼프 룰' 결단할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6·12 북미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0일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중국의 에어차이나 전용기를 이용했다. 자신의 전용기인 '참매 1호'도 싱가포르로 왔지만 일종의 '연막'으로 소비됐다. 낙후된 'IL(일류신)-76' 기종으로, 싱가포르까지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11일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중국 전용기를 타고 싱가포르에 간 사실을 밝혔다. '최고 존엄'이 타국의 비행기를 타야만 했던 현실을 숨기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4·27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김 위원장은 그랬다. 그는 "문 대통령께서 (북한에) 오시면 솔직히 걱정스럽다. 우리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다"며 "참으로 민망스러울 수 있겠다"고 했었다.
김 위원장은 11일 밤 깜짝 싱가포르 투어에 나섰다. 마리나베이샌즈와 같은 세계적인 관광지를 찾았다. 싱가포르의 야경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명물이다. 바다위에 떠 있는 듯한 마천루들, 그리고 거기서 뿜어져 나오는 불빛들, 녹지와의 적절한 조화는 탄성을 자아내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 야경의 화룡점정이라고 할 수 있는 마리나베이샌즈는 대한민국의 기업인 쌍용건설이 시공한 건물이다.
자신의 전용기를 믿지 못하고 중국에 비행기 대여를 요청하는 김 위원장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그것을 자신의 위상과 상관없이 솔직하게 공개하는 것은 어떤 의도였을까. 낙후된 국가를 뒤로 하고 세계최고 수준의 야경을 보는 그의 느낌은 어땠을까. 그 중 최고의 건물이 다름아닌 한국 기업의 기술력으로 지어진 것은 알고 있었을까. 여러가지 확인할 길 없는 의문과 질문들이 떠올랐다.
이제 그 의문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12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10시) 싱가포르 센토사섬의 카펠라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마주한다. '포커플레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한 가지 룰을 요구하고 있다.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택하고 근본적으로(fundamentally) 다른 체제안전 보장 속에 경제지원을 받으라는 룰이다.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 투어를 나서는 길에는 수많은 인파들이 함께 했다. 한국인들도 상당히 많았다. 자신을 향한 함성에 김 위원장도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저 자신의 '인기'를 실감해서 보인 여유가 아니었으면 한다. '트럼프 룰'의 선택을 앞둔 자신에 대한 기대라고 생각했으면 한다. 함성이 야유로 바뀌는 것은 한 순간이다. 현장에서 만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협상은 절대로 실패하면 안 된다"면서도 "실패하면 앞으로 10년은 외교나 평화적 해결은 기회를 못찾을 것"이라고 했다. '평화'라는 역사적 선택의 무게감을 김 위원장이 느끼고 있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