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2009년 공정위 '퇴직관리 방안' 문건 입수…퇴직자 선정·추천 원칙 체계적 관리

공정거래위원회가 2009년 조직적으로 퇴직 간부를 SK, CJ 등 주요 기업체에 재취업시키기 위해 마련한 '퇴직관리 방안' 내부 문건이 6일 공개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정위로부터 '바람직한 퇴직문화 조성을 위한 퇴직관리 방안 검토' 문건을 입수해 이날 공개했다.
해당 문건은 '공정위 운영지원과'(운영지원과)가 2009년 11월에 작성했다. △검토 배경 △퇴직관리 방안 검토 △향후 추진계획 △참고자료 등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됐다.
운영지원과는 문건 검토 배경을 "인사적체 문제 등을 해소하고, 퇴직대상자들이 영예롭게 조기퇴직해 민간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관행이 공정위의 조직문화로 자리잡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퇴직자를 관리해 재취업자를 선정하는 규정을 구체적으로 마련했다.
문건에 따르면 운영지원과는 퇴직인력 수요가 발생할 경우 퇴직 후 근무처 직위에 따라 퇴직대상자 직급을 결정하도록 하는 '퇴직관리 기본 원칙'을 정했다. 재취업 추천대상은 산하·유관기관, 기업체 등이고 법무법인은 제외됐다.
예를 들면 국장급 퇴직대상자는 △소비자원 부원장 △공정거래조정원 원장 △공정경쟁연합회 회장 △공제조합 이사장 △기업체 고문 등의 직위로 재취업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과장급 퇴직대상자는 소비자원 안전센타소장, 기업체 임원급으로 재취업할 수 있었다.
또 세부원칙에선 퇴직대상자를 "선정할 수 있다"고 했다. 문건에 따르면 운영지원과는 퇴직대상자 직급별로 연령과 경력, 업무능력과 근무태도·평가 등을 종합고려해 퇴직대상자를 선정 또는 추천키로 했다. 이와 함께 당시 공정위 퇴직대상자의 이름과 출생년도, 행정고시 기수가 명단으로 정리돼 있었다.
능력·평판이 좋은 퇴직대상자는 퇴직 전 부서도 관리하는 조항도 담겼다. 반면 추천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퇴직대상자는 본부대기 또는 지원근무를 통해 주요보직에서 배제한다는 조항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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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재취업 관행을 공고히 하는 관리방안도 준비됐다. 문건에는 퇴직자들이 공무원 정년까지 원칙적으로 자리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고, 직원 연찬회에 '선배와의 대화'를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참고자료에는 퇴직근무처와 추천후보자도 명시됐다. 운영지원과는 'CJ법무팀'과 'SK그룹'을 2009년 추천대상 퇴직처로 작성했다. 임원급 대우에 대상요건까지 적혀 있었다. 당시 추천후보자는 3명이었다.
2010년 퇴직근무처도 구체적으로 관리됐다. 운영지원과는 산하·유관기관 8곳, 기업체 7곳의 현 근무자와 남은 임기를 작성하고, 당시 기준 추천후보자 명단도 추렸다.
한편, 검찰이 지난 6월 압수수색해 찾아낸 해당 문건 전문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앞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2009년 문건은 현직 직원들조차 몰랐고 검찰 압수수색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당초 공정위는 해당 문건을 공개하지 않다가 추후 공개요청이 밀려들자 "검찰로부터 다시 받았다"며 공개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해당 문건은) 공정위가 공정한 시장 질서를 지키기보다 권한을 내세워 민간기업들을 재취업기관으로 관리하고 유착돼 있었다는 정황을 보여줬다"며 "퇴직 간부들을 받아주는 조건으로 제공된 부당한 뒷거래가 있었는지 철저히 조사해 일벌백계와 더불어 전면적인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