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언론 접촉 금지령 내려진 것 아시죠?”
8월 통일부에 갓 출입해 얼마 뒤 어렵사리 약속을 잡아 티타임을 가진 한 통일부 고위 당국자가 첫인사를 서둘러 끝내며 한 말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올해 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발표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급진전할 기미를 보이자 통일부 간부들에게 기자들을 만나지 말라는 ‘단속’을 했다고 한다.
북한이 협상국면에서 우리 측 언론 보도를 문제 삼는 만약의 상황을 우려해 나온 주문인 걸로 알려졌다. 20여 년을 통일부에서 근무하며 북한과의 협상에 누구보다 빠삭한 그이기에 일견 수긍이 되는 조치다.
이후 남북관계는 근래 전례 없는 속도로 급진전했고 남북관계가 전 국민의 주요 관심사로 급부상했다. 남북관계 주무부처 통일부 역시 어느 때보다 바쁜 한해를 보냈다.
그러나 높아진 국민적 관심, 늘어난 업무와 비교해 통일부의 소통 의지는 잃히지 않는다. 오히려 ‘정부의 의지’를 피력할 수 있는 주어진 기회조차 놓치기도 한다.
일례로 9월 11일 통일부는 국회에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을 제출한 뒤 하루 뒤에야 관련 ‘백 브리핑(배경설명)’을 했다. 비용을 고의로 축소해 추계했다는 의혹을 담은 12일자 보도들이 이미 나간 뒤였다. 언론을 남북관계 진전 과정에서 ‘조심할 대상’으로만 여기는 인식이 이런 ‘한발 늦은 브리핑’으로 이어진 것 아닌지.
남북관계가 진전될수록 남북관계는 남북만의 문제가 아니다. ‘왜 이런 사업이 필요한지’에 대한 남측 내 공감을 얻는 게 중요해진다. 이 과정에서 소통하지 않는 건 ‘제로’가 아니라 ‘마이너스’다. 불통의 누적이 오해를 더 키우기 때문이다.
조심스런 행보와 기본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다. 언론과 적극적 접촉이 별도의 소통 행사나 토론회 등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왜 모르는지. 통일부의 불통 비용이 하루하루 늘어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