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법 개정 후폭풍]대학·강사 등 합의 바탕으로 개정안 통과…교육부 시행에 전폭 지원 약속

국회는 지난해 11월 일사천리로 '강사법'을 통과시켰다. 명분은 강사 처우 개선을 두고 대학‧강사 등의 합의였다. 대학 측의 '강사 구조조정' 움직임 등 파열음이 당초 예상된 가운데 강사 처우 개선을 미룰 수 없다는 문제의식이 얽히면서 정치권의 속내는 복잡하다.
강사 처우 개선 문제는 국회에서도 오랜 현안이다. 2010년 조선대 시간강사 서모씨가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국회는 2011년 대학 강사를 교원으로 인정하도록 한 유예 개정안(시간강사법)을 처리했다. 주 9시간 이상 강의하는 강사에게 교원 지위를 부여하고 임용기간을 1년 이상 보장한 법안이다.
그러나 시행은 계속 무산됐다. 당초 2013년 시행 예정이었던 강사법은 4차례나 유예됐다. 강사들은 신분보장과 처우개선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대학들은 재정 부담을 이유로 반대했다. 일자리 감소에 따른 대량해고 우려도 제기됐다.
지지부진하던 논의는 지난해 3월 교육부가 강사 측 대표 4인, 대학 측 대표 4인, 국회 추천 전문위원 각각 4인으로 구성된 강사제도개선협의회를 발족하면서 진척됐다. 이번 개정안은 이해관계자들 간 18차례에 거친 의견수렴 과정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낸 결과다.
이해당사자 간 합의안이 나오자 국회에서 법안 통과 추진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지난해 11월 15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만장일치로 의결된 고등교육법 개정안은 같은달 28일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다음날인 29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재석 221인 중 183인 찬성으로 개정안을 의결했다.
8년 가까이 시행을 미뤄온 만큼 더이상 지체해선 안 된다는 의지였다. 이찬열 교육위원장은 개정안이 교육위를 통과 직후 "지난 8년간 시간강사들의 인권이 방치돼 왔는데 어떠한 고난이 있더라도 해결해야 한다"며 "위원장 임기 내에 강사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가 없었던 건 아니다. 합의를 도출한 협의회에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수렴이 충분히 했느냐라는 의문이었다. 이완영 자유한국당 의원은 법사위에서 "협의회에서 대표 몇 분 안 되는 사람들이 도출한 결론에 대해서 전체 강사와 전체 대학에서 동의하지 못한다는 게 언론에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개정안 통과 후폭풍이 거세자 정치권도 속내가 복잡하다. 이해당사자 간 합의를 바탕으로 법안은 통과시켰지만 교육 현장에서의 불만이 사그라들지않았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이미 예상됐던 일이고 대학에서 어떤 편법을 쓰고 있는지 다 알고 있다"며 "대학 측에서 합의안을 도출해놓고 이제 와서 딴 얘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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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은 "개정안이 나쁜 법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대학이 배타적으로 움직인다면 재정지원 등에서 패널티를 줘야할 것"이라며 "대학평가에 불이익도 당연히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위 민주당 간사 조승래 의원은 "한 달에 한 번씩 당정협의를 통해 학교 현장에서 강사 처우 개선을 제한하는 움직임에 대해 알고 있다"며 "학생과 강사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대학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교육부에 적극적으로 대책을 만들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대학‧강사‧교육부가 서로 양보하고 부담을 나눠 만들어진 게 합의안의 본질"이라며 "이를 통해 교육부에서 예산지원을 약속한 것이고, 강사들도 당초 주장보다 후퇴한 걸 받아들였다. 그러면 대학도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부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