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조명균 "北 핵실험 중단 보장 문서 제공 제안…美 내부 복기도 안된 듯"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노딜' 원인으로 "비핵화 범위에 대한 의견 접근이 이뤄지지 않은 점과 제재완화 관련 의견 차가 가장 크다"고 5일 진단했다.
조 장관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한반도경제통일교류특별위원 주최 강연에서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문이 나오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北도 영변만으로 끝내려 하지 않았을 것"=조 장관이 지목한 '노딜'의 우선적 원인은 비핵화 조치 범위에 대한 북미 의견차다.
조 장관은 "북한은 이번 단계에선 북미의 현재 신뢰 수준을 감안할 때 일단 영변 시설 폐기까지 하고 그 다음 더 범위를 넓힌 조치를 취하자 제안했으나, 미국은 영변 폐기 외 비핵화를 위한 다른 실질적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고 북측에 제시한 걸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에 따르면 북한은 2017년 12월부터 15개월 동안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한 데 이어 이번에 미국 측에 문서로 핵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겠다는 '보증'을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한 걸로 알려졌다.
또 북측이 영변을 포함한 핵시설 폐기를 제안했으며 신고, 검증하는 조치도 향후에 취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걸로 전해진다고 밝혔다.
다만 북미의 '현재' 신뢰 수준 및 예상되는 미국 측의 상응조치를 감안할 때 이번엔 풍계리, 동창리, 영변시설까지를 폐기하고 그 다음 미국의 상응조치에 따라 추가 조치 취하자는 게 북한의 입장이었을 거라는 게 조 장관의 설명이다.
다만 조 장관은 "북한이 영변만으로 끝낸다는 생각은 하지 않은 걸로 보인다"며 "비핵화의 범위와 관련한 어려움을 영변의 가치에서(만) 찾는 건 크게 의미가 없다고 본다. 이것(영변 폐기)은 과정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북미, 동일한 제재논의 다르게 해석·표현했을 수 있어 =다음으로 꼽은 '노딜'의 원인은 '제재'에 대한 북미간 시각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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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장관은 "북측은 2016년 3월 이후 가해진 유엔 제재 6개 중 5가지(하나는 제재 대상에 대한 것이라 제재 내용이 없음) 중 민생경제와 관련한 부분적 제재해제를 요구했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또 "미국은 제재에 대한 북한의 요구를 사실상 전체 제재 해제로 설명하고 있다"며 "같은 논의를 했는데 서로의 해석과 받아들이는 것이거나 표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사실상 북핵에 압박을 가한 제재가 2016년 이후의 제재이고, 민생경제에 대한 압박 때문에 북한이 비핵화 협상장으로 나온 것으로 평가해 사실상 전면 해제로 평가했다는 설명이다.
또 하나의 합의 불발 원인으론 "시퀀스(순서)의 문제"를 지목했다. 북한이 취할 비핵화 조치와 제재완화의 시간적 순서를 어떻게 하느냐에 대해 북미가 이견을 좁히지 못했으리란 얘기다.
조 장관에 설명에 따르면 북한 입장에서 영변 시설 폐기는 불가역적 비핵화 조치다. 반면 제재는 북한이 국제사회 요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할 때 복구하거나 새 제재를 가하는 게 가능한 가역적 조치다.
조 장관은 "그런 측면에서 북한으로선 아무래도 동시적으로 이뤄지는 걸 더 강하게 얘기했을 수 있다"며 "반면 미국은 북이 실질적 비핵화를 취해야 (그 이후) 제재 완화, 해제를 할 수 있다고 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조 장관은 "일단 지금 상황으로 보면 북미가 얘기하는 게 엇갈리고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한 얘기들이 약간씩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보면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단독회담을 꽤 길게 했는데 거기서 나눈 애기가 폼페이오, 볼턴에게 기본적으로 공유는 됐겠지만 아직 서로(미국 내에서) 복기하는 기회가 없었던 거 같다"고 추정했다.
이어 "미국도 여러 일정이 있어 그런 게 정리되고 그 다음에 내용을 파악하게 되면 주요 쟁점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이날 출국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스티븐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를 만나면 양측간 입장차이와 쟁점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