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6일 당권파 모임서 손학규 퇴진 이후 비대위 구성·안철수에 대한 입장 등 논의키로

바른미래당 당권파가 손학규 당 대표를 배제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구성 작업을 본격화한다. 대신 '창당주'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와 손을 잡는 그림이다. 손 대표 체제로는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위기감과 안 전 대표 복귀로 인한 정계개편에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셈법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그동안 손 대표와 같은 길을 걷던 바른미래당 당권파 의원 9명은 오는 7일 회의를 열어 안 전 대표 복귀 후 행보에 대해 논의한다.
이들은 △안 전 대표 복귀 이후 연대 여부 △손 대표 퇴진 요구 및 비대위 구성 △후임 원내대표 선출 등을 안건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안 전 대표는 정계 복귀 후 정계 개편의 중요한 축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이다. 이날 '새로운보수당(새보수당)' 창당을 위해 유승민계가 바른미래당을 탈당하면서 바른미래당에는 호남계 의원 등을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비당권파로 분류된 '안철수계'만 남았다.
이 때문에 당권파가 정계개편의 주도권을 잡고 총선에 대비하기 위해 안 전 대표와 손을 잡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손 대표로부터 당권을 탈환해 향후 안 전 대표가 돌아왔을 때 당권파 대 안 전 대표 간 협상을 시도하겠다는 구상이다.
바른미래당 당권파의 한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당권파에서도 손 대표 체제로는 21대 총선을 뛰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위기감이 있었다"며 "당권파 의원들이 약 8개월 동안 손 대표를 도왔던 만큼 당권파의 직접 퇴진 요구는 손 대표에게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새로운 지도체제를 구성해 정계 개편의 추동력을 얻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당권파 내에선 안 전 대표의 복귀에 대해 다소 의구심이 있지만 일단은 긍정적이다. 한 당권파 의원은 "당권파 의원들이 대체로 안 전 대표의 복귀를 환영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안 전 대표가 소위 '간보기'를 하지 않겠느냐는 의심이 있다"고도 말했다.
다른 당권파 의원은 "어차피 안 전 대표는 바른미래당으로 돌아오게 돼 있다. 일단 안 전 대표가 돌아오면 판이 새롭게 짜여지는 것 아니냐"며 "안 전 대표가 그동안 보수는 안 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직접 이같은 메시지를 돌아와서 내면 이후 당을 어떻게 운영할지 구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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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당권파는 이미 손 대표와 결별 수순에 들어갔다. 지난주 비대위 구성을 손 대표에게 제안했지만 손 대표가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손 대표와 다른 길을 가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권파 한 의원은 "구체적인 명칭은 비대위가 될지 원탁회의가 될지는 모른다"면서도 "새로운 지도체제를 구성하고 이에 대한 용어 정리를 7일 회의에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관영·주승용 의원 등 당권파 최고위원들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도 보이콧했다. 이날 최고위회의에는 최고위원들 없이 손 대표 혼자 참석했다. 장진영 바른미래당 당대표 비서실장과 이행자 사무부총장, 강신업 대변인 등 '친손(親손학규)' 인사들만 일부 자리를 지켰다.
바른미래당 당헌에 따르면 최고위원회의는 당 대표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당 대표 혼자 소집·주재할 수 있다. 의결정족수(과반 출석, 과반 찬성)을 채우지 못해 당무 안건 의결만 못할 뿐이다.
당권파는 오는 6일 최고위회의도 일단 보이콧한다는 계획이다. 대신 곧바로 그 다음날 모여 비대위 체제 등 손 대표 퇴진을 위한 당 운영 방침에 뜻을 모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안 전 대표와의 관계와 별개로 당권파와 당내 안철수계 사이의 관계 정립은 향후 바른미래당 운영의 숙제다. 당권파가 당내 헤게모니를 선점하게 되면 안철수계와 또 다른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철수계에서는 당권파의 '손 대표 퇴진 작전'이 성공할 수 있느냐는 회의도 나온다. 손 대표는 앞서 안 전 대표가 복귀할 경우 당의 전권을 안 전 대표에게 내놓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당 대표직은 보유한 채 옥새를 자기가 갖겠다는 의도다. 안철수계 한 인사는 "안 전 대표 복귀 후 당권파와의 대화를 포함해 모든 가능성이 열려는 있다"면서도 "다만 손 대표 사퇴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