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때마다 등장하는 '구호정치'...가상대결 대신 정책 검증해야

대선 때마다 등장하는 '구호정치'...가상대결 대신 정책 검증해야

이정혁 기자
2021.07.01 07:09

[대한민국4.0 Ⅲ ]대통령<4>④임성학 서울시립대 교수 인터뷰

"인기영합적이고 비현실적인 대선 '공약'(公約)은 결국 '공약'(空約)이 되거나 무리하게 추진하다 실패로 끝나기도 한다."

한국정치학회 제51대 회장으로 선출된 임성학 서울시립대 정경대학 교수(전 한국정당학회 회장)는 최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반복될 수 있는 '구호 정치'의 폐단을 이렇게 지적했다.

대한민국은 대선 때마다 '747정책'(이명박정부), '창조경제'(박근혜정부), '소주성'(문재인정부) 등 캐치프레이즈성 구호가 반복돼 왔다. 누가 당선이 되더라도 정부는 이에 끼워 맞추기식 정책을 세울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공약 폐기로 귀결되는 사례가 많았다.

이 같은 행태가 5년마다 반복되는 것에 대해 임 교수는 "대선 후보의 공약은 주로 후보자 개인의 주요 인물 중심의 캠프를 통해 만들어지는 게 한국 정치의 현실"이라면서 "대선 후보자의 공약이 정당의 공약이 된다면 일관성 있는 공약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86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이 통과되고 있다. 2021.4.29/뉴스1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86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이 통과되고 있다. 2021.4.29/뉴스1

이를 위해 정당마다 정책기능을 크게 강화하고 대선 후보자간 정책적 경쟁을 통해 최종 후보가 결정되는 방식으로 경선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론조사 기관이 매주 발표하는 흥미 위주의 지지도나 가상대결 대신 유력 대선 후보의 이념이나 정책검증에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임 교수는 "어떤 후보의 공약은 소속된 정당의 이념과도 동떨어지거나 지지도 얻지 못하기도 한다"며 "제대로 된 공약이 만들어질 수 있는 시스템과 이를 검증하는 시스템이 동시에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역대 대통령은 청와대만 입성하면 '친정'인 국회와 거리를 두는 패턴을 반복해왔다. '세종로 정치'와 '여의도 정치'를 구분해 청와대 개혁의지 등의 목소리를 부각하기 위해서인데 이는 당청 갈등을 비롯해 야당과의 충돌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임 교수는 "대통령이 설득과 타협으로 입법부의 지지를 얻어내기보다는 '발목 잡는 국회'라고 비판하며 직접 국민을 상대로 여론전을 펴는 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게 된다"며 "단임제 대통령제를 중임제 대통령제 혹은 의원내각제로 개헌해 대통령이 보다 의회와 민심에 민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고민해 볼 대목"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 초기에는 대통령이 강한 드라이브를 통해 야당의 반발에 부딪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아무리 집권 초기라고 해도 정치적 교착이 장기화하면 결국 국정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임 교수는 대한민국 정치와 풍토가 다르지만 같은 대통령제인 미국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미국은 대통령이 직접 야당 의원들에 전화를 걸거나 백악관에 초대해 중요 어젠다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자율성이 높은 미국 의원들과 달리 정당 규율이 강한 한국은 의원들이 소속 정당과 다른 행보(지도부 외 야당 개별 의원의 청와대 방문 등)를 하기가 매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면서도 "'삼김시대'에 당 대표 간의 빅딜이라는 형식의 대타협을 통해 협치가 있었던 것을 새로운 대통령이 가슴에 새겼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임성학 서울시립대 교수
임성학 서울시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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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혁 기자

안녕하세요. 건설부동산부 이정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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