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윤석열 대통령이 새 정부 초대 금융감독원장에 이복현 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저승사자'로 불릴만큼 특수통 검사로 꼽히는 이 전 부장검사는 '윤석열 사단'으로서 대통령의 신임도 두텁다.
첫 공정거래위원장에는 호남 기반의 여성 법조인 출신인 강수진 고려대 교수가 인선된다. 새 금융위원장은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이 내정됐다. 나라 안팎으로 금융불안 등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젊고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인사들과 오랜 경험을 쌓은 관료 출신을 시장에 영향이 큰 경제·금융 수장들로 각각 발탁했다.
(본지 6월2일 보도 [단독]尹대통령, 첫 공정위원장에 '호남'·'여성' 강수진 교수 내정, 5월4일 보도 [단독]공정위원장에 사상 첫 '판사 출신'…금융위원장은 김주현 참고)
7일 대통령실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같은 인선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먼저 금융권의 관심을 모았던 금감원장에는 이복현 전 부장검사가 낙점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출신 금감원장은 금감원 설립 이래 처음이다. 당초 이병래 한국공인회계사회 대외협력부회장 등 경제관료 출신이 유력하게 검토됐으나 이 전 부장검사로 결론났다. 이 전 부장검사(사법연수원 32기)는 1972년생으로 '윤석열 사단'의 막내로 꼽힌다. 윤 대통령이 2006년 대검 중수1과장으로 현대차 비자금,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수사를 담당했을 당시 차출돼 도왔고 2013년 윤 대통령이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을 이끌 때에도 함께 했다. 국정농단 특검 수사 때 역시 상당한 역할을 했다.
이 전 부장검사는 4월 소위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사태가 터지자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지휘부를 직격하고 검찰을 떠났다. 당시 이 전 부장검사가 쓴 "껍질에 목을 넣는 거북이마냥, 모래 구덩이에 머리를 박는 타조마냥 사라져버리시는 분들을 조직을 이끄는 선배로 모시고 있다는 것이 부끄럽다"고 비판한 바 있다.
정치권과 금융권 등에서는 대통령의 강한 신뢰를 받는 특수수사 전문 인사가 금감원장에 발탁된 배경에는 지난 정권에서 진행되지 못한 금융 범죄와 연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는다.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 여러 대규모 금융 관련 범죄 의혹 등이 문재인 정부에서 제대로 조사되지 못했다는 시각에서다.

공정거래위원장에는 1971년생인 강수진 교수가 내정됐다. 강 교수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법과대학원에서 석사를 밟았으며 제3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서울지검, 대전지검 등에서 검사로 일했다. 2008~2010년에는 공정위 송무담당관으로도 활동했고 2011년부터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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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과 인연도 있다. 강 교수는 1997~1999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근무하며 카풀 등을 통해 친분을 쌓은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통령이 사상 처음으로 법조인 출신 인사를 공정위원장으로 임명하기로 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경제학자 출신 공정위원장을 연이어 임명하면서 공정위가 경쟁 촉진 등 본연의 역할에 소홀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강 교수가 공정위원장에 최종 임명될 경우 공정위 출범 이래 두번째 여성 위원장의 사례도 된다. 강 교수는 호남에 기반을 둔 인사라는 점도 의미가 있다. 강 교수의 부친인 강현중 전 사법정책연구원 원장은 전북 익산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 시절 부정방지대책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일각에서 검찰총장 출신의 대통령이 검사 출신 인사들을 지나치게 기용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지만 대통령실은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고 "우리 인사 원칙은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물을 쓰는 원칙"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신임 금융위원장에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을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김 협회장은 행정고시 25회로 공직을 시작해 재무부를 거쳐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 등을 지냈다. 2012~2015년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역임한 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이사로 일했고 지난 2019년부터 여신금융협회장을 맡고 있다. 온화한 성품에 동료들로부터 신망이 두텁고 확고한 시장경제 원칙을 지녔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