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말려왔다는 김경수, 투쟁 나선 이유..."그만큼 절박"[인터뷰]

단식 말려왔다는 김경수, 투쟁 나선 이유..."그만큼 절박"[인터뷰]

차현아 기자
2025.03.12 05:30

[the300 소통관]

김경수 전 경남지사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김경수 전 경남지사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우리가 탄핵 국면에서 원치 않는 결과를 얻어냈을 때 대한민국의 상황을 상상해 보라. 뭐라도 해서 우리 세대가 막아내야 하지 않겠나"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 고궁박물관 앞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탄핵안(탄핵소추안)이 인용될 때까지 모든 것을 걸고 시민들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전 지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석방된 것을 계기로 지난 9일부터 사흘째 서울 경복궁역 고궁박물관 앞 인도에서 천막을 치고 단식 농성중이다. 한 낮에는 봄기운을 느낄 수 있다지만 아침 저녁으로는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때다.

단식은 그동안 김 전 지사가 지양해 온 투쟁 방법이었다. 김 전 지사는 "그간 저는 주변에 단식 투쟁하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말려왔다. 힘차게 싸워야 할 때 왜 단식하냐는 것이었다"며 "지금은 과거에 했던 그 어떤 싸움과도 전혀 다른 상황"이라고 했다. 단식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지금 대한민국이 위기 상황에 처해있다는 게 김 전 지사의 판단이었다.

김 전 지사는 "단순히 제가 경상남도에서 했던 무상급식 투쟁, 이런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지 않나"라며 "그렇게 주변 사람들의 단식을 뜯어말리던 제가 단식하겠다고 나선 건 그만큼 (탄핵에 힘을 싣겠다는 마음이) 간절하고 절박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尹 석방할 것이라 꿈에도 생각 못해···심우정 검찰총장에 대해 철저한 수사 필요"
김경수 전 경남지사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김경수 전 경남지사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김 전 지사는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윤 대통령을 석방하게 할 것이라고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지 않았나. 내란 세력이 아닌가 싶은 정도"라며 "반드시 수사해서 심우정 검찰총장이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과정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일각에서 심 총장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탄핵 추진을 언급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게 탄핵으로 끝낼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상목 권한대행의 (탄핵 추진 여부의) 경우 당장 현안은 아니고, 지금은 대통령을 풀어준 심 총장에 대한 수사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윤 대통령 석방 전까지만 해도 김 전 지사는 탄핵 찬성 세력 간의 '반극우연대'와 '한국형 연정' 등 통합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다만 김 전 지사는 "지금은 그런 얘길 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며 "무엇보다 탄핵이 이뤄져야 그 이후에 국민 갈등도 극복하고 정치적으로 함께 해 나갈 미래를 그릴 수 있지 않겠나. (국민) 갈등 해결의 시작은 헌법재판소의 인용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하나로 뭉치는 野···12일 광화문서 이재명·김부겸 등과 국난극복위한 시국간담회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김두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3호선 경복궁역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에 나선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만나 격려를 전하고 있다. 2025.3.1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김두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3호선 경복궁역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에 나선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만나 격려를 전하고 있다. 2025.3.1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김 전 지사는 매일 동이 틀 때쯤 일어나 농성장 인근을 돌며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낮엔 방문객과 대화를 나누고 밤이면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되는 탄핵 촉구 집회에 참여한 후 천막에서 잠이 드는 일상을 반복하고 있다. 김 전 지사는 "광화문은 소음이 심해 새벽에 일찍 깬다"면서도 "아직은 괜찮다"고 했다.

김 전 지사가 단식 농성을 하는 천막은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야당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를 주도해온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한국노총 등 야권의 철야 농성 대응 상황 천막 사이에 있다.

약 16.5㎡(5평) 남짓 크기의 김 전 지사의 작은 천막은 일반 시민들과 정치권 인사 등 김 전 지사를 응원하기 위해 찾은 이들로 북적였다. 김 전 지사의 농성장에는 하루에 100명 이상이 찾는다고 한다. 김 전 지사는 이날로 3일 차에 접어든 단식 여파로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손님이 찾아올 때마다 일어나서 일일이 인사하고 고마움을 표했다. 지난 10일에는 김두관 전 경남지사도 김경수 전 지사를 격려방문했다.

농성장에는 김 전 지사를 응원하는 이들만 오지는 않았다. 인터뷰 도중 '윤석열 구속'이라는 피켓을 머리에 두른 한 중년 남성이 김 전 지사를 향해 고함을 지르고 가는 일도 있었다. 김 전 지사는 "매일 있는 일"이라며 괜찮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김 전 지사는 "(일부 당 지지자들이) 비상계엄 시기에 민주당이 그렇게 맞서 싸울 때 뭐했냐고 한다"며 "제 나름대로는 유학 생활로 보고 배운 걸 정치로 풀어내고자 잠시 자리를 비웠던 것이긴 하지만 사실 (일부 당 지지자들의 그러한 비난이) 틀린 말도 아니다. 또한 윤석열 정부의 전례 없는 야당 탄압을 견뎌온 분들의 말씀이므로 충분히 존중한다"고도 했다.

김 전 지사는 "(지금은 윤 대통령) 탄핵에 힘을 싣고 그분들이 겪어왔던 억울함, (사회 개혁에 대한) 열망 등을 함께 풀어나가고자 한다"며 "그 과정에 진통이 있고 시간이 걸릴지언정 진심은 언젠가 통한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12일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김부겸 전 국무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박용진 전 의원,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등이 광화문 민주당 천막농성장을 찾을 예정으로 마침 인근에서 단식 농성중인 김 전 지사와 함께 국난극복을 위한 시국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내용의 간담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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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아 기자

정보미디어과학부, 정치부를 거쳐 현재 산업2부에서 식품기업, 중소기업 등을 담당합니다. 빠르게 변하는 산업 현장에서, 경제와 정책,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순간을 기사로 포착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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