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재명 대통령의 '탈권위' 힘 받으려면

[기자수첩] 이재명 대통령의 '탈권위' 힘 받으려면

이원광 기자
2025.07.16 05:00

[the300]

"저도 어제 반팔 입었어요."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주초. 일부 대통령실 직원들이 반팔 와이셔츠를 입고 등장했다. 이들은 미소지으며 '반팔은 자율'이라는 게 대통령실 방침이라고 했다. 정작 이재명 대통령은 반팔을 입지 않아 살짝 눈치가 보인다면서도 정권초 막대한 업무량에 복장이라도 한결 간편해진 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국무회의에 '노타이'로 등장해 직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공직자들의 반팔 차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겠으나 지금은 이 대통령의 탈권위 행보와 맞물려 시사하는 바가 적잖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부터 3일 연속 점심시간 구내식당과 매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유의 유머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지난달 25일 광주 '타운홀미팅'에선 한 참석자의 요청에 따라 "오빠라고 생각하고"라며 분위기를 풀었다. 지난달 26일 점심에는 대통령실 인근에서 대구탕을 먹겠다며 시민들과 만났고, 지난 11일 저녁 광화문 고깃집에선 직장인들의 회식 아이템인 앞치마를 걸치고 직접 '소맥'(소주와 맥주를 섞은 술)을 만들어 돌렸다.

이 같은 탈권위 행보는 단순한 인기를 추구한 것이 아니라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실현해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녹아든 것이다. 주권자의 의지가 일상적으로 정치에 반영되는 "미래형 민주주의"(13일 세계정치학회 연설) 사회를 이뤄보겠다는 게 이 대통령의 꿈이다. 이 대통령이 먼저 재치있는 말과 몸짓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가 탈권위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공직자와 국민 간 자유로운 소통 분위기가 국민들이 자신의 의지를 솔직히 드러낼 수 있는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의 '보좌진 갑질' 의혹과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의 '제자 논문 표절' 의혹은 무겁게 다가온다. 두 가지 모두 상하관계에 의한 갑질과 관련한 의혹이라는 점에서 이재명 정부의 탈권위 콘셉트와 크게 상충된다. 대통령실은 "인사청문회를 통해서 본인들의 소명을 지켜보고 판단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고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후보들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해명을 내놓거나 스스로 결단을 내리길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원광 기자

'빛과 빛 사이의 어둠을 보라'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