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이번주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까지 이어지는 '다자 정상외교 슈퍼위크'가 펼쳐진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강조해 온 실용외교, 가교외교의 진면목을 보여줄 무대가 될 것이란 평가다.
이 대통령은 26일 오전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김혜경 여사와 함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출국했다. 27일 늦은 밤 귀국 후에는 곧장 경주로 향해 올해 우리나라가 의장국을 맡은 APEC 정상회의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20개 회원국 정상들과 글로벌 기업인들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우리나라에서 20년 만에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는 각종 양자회담과 정상회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 자리를 통해 우리나라가 당면한 과제를 잘 풀어내야 함은 물론 각국 정상이 순조롭게 외교 활동을 펼칠 수 있게 물밑에서 조력해야 한다.
전세계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오는 30일 열릴 미중 정상회담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9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주요20개국) 이후 6년 만에 경주에서 정상회담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방한해 1박2일, 시 주석은 30일 입국해 2박3일간 머문다. 두 사람 모두 국빈방문 형태로 경주를 찾는다. 우리 정부가 서울 이외 지역에서 국빈방문을 준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율 관세, 희토류, 미국산 대두 등 대치 전선에서 무역 갈등을 고조시켜 온 G2(주요 2개국) 정상이 이번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미국은 중국에 대해 11월1일부터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해 긴장감을 높였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이번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관심이 가장 집중되는 건 미중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향후 두 나라 간 통상 전쟁이 어느 방향으로 갈지"라며 "여기에서 관세 전쟁이 좀 완화될 조짐이 보이거나 자유무역 질서 회복의 기회를 조금이라도 찾게 된다면 우리로서는 성공적인 외교의 장을 마련한 것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타임지와 인터뷰를 통해 '한국을 동서양을 잇는 가교로 자리매김시키고자 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당시 타임지도 "이 대통령이 세계 양대 경제 강국 간 긴장 수위를 낮추는 가교가 된다면 한국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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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한미 정상회담도 우리나라로서는 통상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지난 7월 말 한국은 미국에 3500억달러(약 500조원)를 투자하고 미국은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0%로 낮추는 데 큰 틀에서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투자 방식을 두고 3개월째 후속 협상 중이다. 투자액 중 현금 직접투자의 비중, 투자 기간, 투자 수익 배분 등을 두고 줄다리기 중이다.
한미 정상이 마주하는 이번 APEC 정상회의가 타결점을 찾을 좋은 기회로 여겨진다. 우리 정부는 시한에 쫓기기 보다 경제적 합리성 등 국익을 최우선으로 협상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새로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첫 만남에서 한일 협력 관계를 재확인하는 것도 이번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풀어야 할 숙제다. 다카이치 총리는 보수·우익 성향을 지녔다고 평가된다. 최근 일본에서 다카이치 총리 측 인사들을 면담하고 돌아온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26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나와 "(한일) 두 정상께서 APEC 계기에 만나 첫 관계를 잘 수립하면 한일 파트너십을 발전시켜 나가는 데 지장이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한일 정상회담은 오는 30일 있을 전망이다.
이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이뤄질 한중 정상회담에서 어떤 그림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시 주석은 2014년 이후 11년 만에 방한한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새 정부 외교 정책의 근간은 '국익중심 실용외교'라 강조해왔는데 이는 한미일 3국의 긴밀한 공조를 토대로 중국과 러시아와도 유의미한 협력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 대통령은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매우 중요한 미국과의 동맹으로 인해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것이 다소 미묘해졌다"면서도 " "우리는 서로 다른 이념과 정부 체제를 갖고 있지만 중국을 배제할 수는 없다. 국가 간의 관계는 무 자르듯이 '이 나라는 우리의 친구이고 저 나라는 우리의 친구가 아니다'라고 단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중국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 시장이었다. 지난해 대(對)중국 수출 규모는 1330억달러(약 191조원), 대미 수출액은 1278억달러였다.
![[성남=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6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 탑승해 인사하고 있다. 2025.10.26.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5/10/2025102615360078111_3.jpg)
양자 회담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가 APEC 정상회의 올해 의장국으로서 글로벌 주요 의제를 두고 국가 간 협력을 이끌어내는 '플랫폼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김재천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더300에 "관세 전쟁 외에도 현재 AI(인공지능) 거버넌스 체계 확립, 공급망 안정화, 기후변화 대응 등 국가간 공조가 시급한 과제들이 많다"며 "그런 부분에서 충실한 공동의 메시지가 나오도록 APEC 준비에 소홀함이 있어선 안되겠고 현재는 미중 갈등때문에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만약 이에 더해 자유무역 질서 수호를 위해 의기투합하는 모습까지 나와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경주 APEC 2025 주제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 가능한 내일'이다. 위 실장은 지난 24일 브리핑에서 이번 APEC 정상회의 기대 성과에 대해 (국가간) 협력 복원, AI와 저출생 등 미래 의제 선도, 정상외교 도약 발판 마련 등을 꼽았다.
한편 이 대통령은 APEC에 앞서 26~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에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주요 의제를 두고 국가 간 공조를 이끌어내는데 주력한다. 27일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통해 최근 논란이 됐던 온라인 스캠(사기) 범죄 대응 공조 방안을 모색하는 등 초국가적범죄를 두고 협력 의지를 강조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또 같은 날 있을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청사진도 제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