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통합이 봉합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적당히 미봉해놓고 해결된 것 같으면 다음에 또 재발합니다. 조금만 더 힘내주시고 조금만 더 도와주시고 조금만 더 견뎌주시기 바랍니다."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빛의 혁명 1주년, 대통령 대국민 특별성명' 발표 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가담자들을 가혹하게 끝까지 엄벌하자는 취지가 아니다"며 "깊이 반성하고 재발의 여지가 없다면 용서하고 화합하고 포용해야겠다. 그러나 숨겨놓고 적당히 넘어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개혁이라는 말에는 가죽을 벗긴다는 의미가 있다. 더 나은 상황을 만들기 위해 고통이 수반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현재 바람직하지 못한 상태를 미래에 좀 더 바람직한 상태로 바꾸려면 현재 상태에서 부당하게 이익을 보는 집단 사람은 반대하고 저항하게 돼 있다.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개혁의 과정에서 아픈 곳이나 곪아 터진 곳을 도려내야 하는데 수술 과정을 거치지 않을 수 없다"며 "감기 같은 사소한 질병을 1년씩 치료하면 무능한 것이다. 고통이 너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말 몸 속 깊숙이 박힌 치명적 암을 제거하는 것, 암 치료는 쉽게 끝나지 않는다"고 했다.
계엄이 청산되는 시기에 대한 질문엔 "끝날 때까지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내란에 대한 단죄와 과거 청산은 차원이 다르다. 과거 청산은 이미 끝난 일을 해집어서, 나쁘게 말하면 파묘같은 느낌을 줄 수도 있다"며 "내란 사태는 지난 일을 파헤치는 게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사안으로 진압 중"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날 특별성명을 통해 "정의로운 통합은 필수"라고 밝힌 데 대해 "특정 정파를 대표해 대통령이 됐지만 대통령이 되는 순간부터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대표한다"며 "국가구성원들 사이에 이해 충돌과 갈등이 있게 마련이다. 조정하고 하나로 나아가게 하는 게 대통령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의로운 통합이란 정의와 상식, 법률, 도덕에 기반해 모두가 동의하고 구성원이 함께 가는 것"이라며 "통합을 악용해서 '악행의 반은 용납해줘야 하지 않느냐' '일단 벌어진 일인데 덮고 가야 한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통합이 아닌 봉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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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가장 부정의한 자가 가장 정의라는 말 많이 썼다. 전두환"이라며 "정의가 오염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통합 역시 그 뜻(봉합)이 아니다. (정의로운 통합은) 제대로 된 통합을 하자는 의미"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12월3일을 '국민주권의 날'로 지정하는 것과 관련해선 "국민이 아름답고 평화롭고 정의롭게 법적 절차에 따라 승리한 경험은 흔치 않다"며 "(이 경험을) 영원히 기억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국민주권이 진정으로 실현된 날인 이날을 법정 공휴일로 정해서 최소 1년에 한번은 생활 속에서 이날을 회상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특별성명을 통해 "빛의 혁명으로 탄생한 국민주권정부는 우리 국민의 위대한 용기와 행동을 기리기 위해 12월 3일을 국민주권의 날로 지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다"면서도 " 행정부 일방으로 정할 수 없고 국회의 입법 과정이 있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논쟁 있을텐데 결국 국민의 의사에 따라 가부가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12·3 계엄 극복에 나선 국민들의 노벨평화상 수상 가능성에 대해선 "제가 이 말을 드린 것을 계기로 타당성 여부와 현실 가능성이 논의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별성명을 통해 "세계사에 유례없는 민주주의 위기를 평화적인 방식으로 극복해낸 우리 대한국민들이야말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할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만약에 계엄이 그들 입장에서 그야말로 성공했다면 엄청나게 폭력적이고 가장 비평화적인 결과를 낳았을 것"이라며 "국민이 맨손으로 아름답게 (계엄을) 막아서 평화를 지켜냈다. 이것은 대한민국의 일만이 아니라 전세계 시민들에게 큰 모범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에 참석하는 것과 관련해선 "역사적인 현장, 역사적인 순간에 참여하고 싶었다"며 "그날 밤 끔찍한 기억을 지워버리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고통스럽긴 하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스스로 다잡기 위해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조용히 참석해보려고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내년도 예산안이 법정 기한 내 여야 합의 처리된 데 대해 "어젯밤에 국민의힘에서 (예산안을) 합의 처리해준 점에 감사한다"며 "그것이 정치의 일면이 아닌가 싶다. 치열하게 싸우면서도 할 일 한다는 모범적 모습을 보여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국회는 2일 밤 본회의를 열고 728조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 수정안을 재석 262인, 찬성 248인, 반대 8인, 기권 6인으로 통과했다. 여야가 법정시한(12월2일) 내 예산안을 처리한 것은 국회선진화법 시행 후 2014년(2015년도 예산안)과 2020년(2021년도 예산안)에 이어 3번째다.
